‘16명 사상’ 서울시청역 역주행 사고…급발진 주장 쟁점은? [뉴스in뉴스]

입력 2024.07.05 (12:35)

수정 2024.07.05 (13:08)

[앵커]

지난 1일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차량 역주행 사고가 발생해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차량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 취재한 신현욱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먼저 이번 사고 개요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사고는 지난 1일 밤 9시 반쯤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했습니다.

역주행 차량이 인도를 덮치면서 모두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는데요.

사고 당시 CCTV 화면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차량이 갑자기 튀어나와 순식간에 인도로 돌진했는데요.

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와 역주행을 시작한 차량이 안전펜스를 넘어 보행자들을 친 뒤, 차량 두 대를 연이어 들이받았습니다.

숨진 9명은 모두 남성으로,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입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직장인들이 몰리는 시간대였던 탓에 피해가 컸는데요.

경찰은 사고 차량 운전자 60대 남성 차 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고 어제 첫 정식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앵커]

조사에서 사고 차량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한다고요?

[기자]

차 씨가 갈비뼈에 골절상을 입어서 경찰 조사는 어제서야 병원에서 이뤄졌습니다.

여기서 차 씨는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딱딱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동승자였던 차 씨의 아내도 사고 직후부터 급발진 사고를 주장해왔는데요.

차 씨의 동료들도 "차 씨가 사고 직후 통화에서 '뚝 소리가 나며 브레이크가 먹통이 됐다'고 했다"고 KBS 취재진에 전하기도 했습니다.

차 씨가 버스 기사로 수십 년 동안 일한 '베테랑 운전기사'였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박병일/자동차 명장 : "운전 경력이 있는 사람이 그렇게 급하게 핸들을 틀어가면서 했다는 얘기는 자동차가 뭔가 말을 안 들었지 않느냐 생각해요."]

[앵커]

차 씨 주장과 다르게 급발진으로 보기 어렵단 의견, 정황 증거도 나오는 것으로 알아요.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들로 봤을 때, 전형적인 급발진 의심 사고와는 다르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사고 직후 차량에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면서 속도를 줄이며 서서히 멈춰서는 모습, 또 주행 중엔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은 장면도 다양한 영상에서 발견이 돼 급발진 가능성이 낮다는 겁니다.

[염건웅/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 : "(급발진에는) 구조물들에 충격해서 속도를 줄이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자연스럽게 정지하는 모습이 보여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대목이고요."]

경찰도 사고기록장치, 즉 EDR을 1차 분석을 했을 때 운전자가 사고 직전 액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급발진 여부를 밝히는 건 이제 경찰 몫이 됐는데,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아있나요?

[기자]

경찰은 우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고 지점 CCTV 6개와 블랙박스, EDR에 대한 정밀 분석을 의뢰해둔 상탭니다.

EDR에는 사고 직전 5초간의 액셀과 브레이크의 작동 상황이 기록되는데, 이 분석 결과도 중요할 것으로 보이고요.

사고 차량 블랙박스도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자료입니다.

[허주연/변호사/그제/KBS 1TV '사사건건' : "내부 상황을 입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증거 자료라고 보면 내부 음성이 녹음되는 블랙박스일 겁니다. (급발진 의심 사고는) 운전자가 굉장히 당황하는 소리들이 녹음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블랙박스에 부부 간 갈등 상황이 담겼단 풍문에 대해선 경찰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고로 인한 희생자들의 발인도 어제 마무리됐죠?

[기자]

어제 새벽 서울 소재 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번 사고로 숨진 9명에 대한 발인이 엄수됐습니다.

희생자 2명은 서울시청 소속 공무원, 4명은 은행 직원, 3명은 병원 용역업체 직원이었는데요.

시청 공무원 희생자들의 운구행렬은 장지로 가기 전 희생자들이 생전 일했던 시청을 들러 동료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사고 현장에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 발길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희생자 대부분이 퇴근길 직장인들이었던 만큼, 사고 현장엔 국화꽃과 함께 시민들이 두고 간 박카스와 커피, 소주병도 놓여있는 모습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양다운/화면출처: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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