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의 택시 감차 지원 사업과 관련해 뇌물 의혹과 부실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어제 이 시간 전해드렸는데요.
감차를 대가로 대구시로부터 큰 보상금을 받은 택시업체가 이 돈으로 기존의 적자를 메우고 더 큰 업체를 인수해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7년, 택시 감차 과정에서 대구시 공무원에게 뒷돈을 건넨 의혹을 받는 택시 업체는 당시 전 이사장의 출자금 횡령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던 상황이었습니다.
대구시는 이례적으로 이 업체의 모든 택시를 감차하도록 허가했고, 그 결과 한 대당 2천만 원씩, 모두 9억 원에 이르는 감차보상금을 지원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개업 1년도 안 돼 폐업했지만, 애초 택시를 대당 천5백만 원에 사들였던 터라 결국 남는 장사가 됐습니다.
당시 감차 보상금이 부실 업체의 손실 보전에 투입됐다는 지적이 시의회와 시민단체에서 잇따랐지만, 대구시는 부실 업체를 그대로 놔두면 결국 피해는 시민들의 몫이라며 사업 목적대로 감차가 되면 문제없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하지만 KBS 취재 결과 해당 업체는 대구시가 준 감차 보상금으로 다른 택시 업체를 차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표이사가 당시 택시 44대를 전부 감차해 받은 보상금 9억 원으로, 택시 60여 대를 보유한 새로운 택시 회사를 넘겨받아 지금까지 영업하고 있습니다.
[○○ 법인택시업체 대표/음성변조 : "시민의 혈세를 가지고 그렇게 감차했냐... 그런 느낌보다도 우선 내 눈앞에 보이는 게 급하니까. (전차량 감차가 안 됐다면?) 못했죠."]
이에 대해 대구시는 당시 절차상 위법 사항이 없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의 취지와는 다르게 택시 감차 효과는커녕, 부실한 택시 업체의 손실을 보전하는데 시민 세금이 쓰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동욱/대구시의원 : "결국은 이 감차가 부실한 택시업계의 손실을 보전하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에도 이제 사실은 실태 조사나 재발 방지책에 대한 게 보완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지 않았나."]
택시 감차를 둘러싼 뇌물과 특혜 의혹에 이어 세금 낭비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사업의 공정성과 정책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