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스나 난방 조절부터 화재 대응까지 하는 홈 네트워크 장치, 이른바 '월패드' 설치는 아파트마다 필수가 됐습니다.
그런데 LH가 전국 임대아파트 14만 6천여 가구에 부실한 월패드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뒤늦게 교체 작업에 나섰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LH가 경남 양산에 조성 중인 한 임대아파트.
8백 가구 규모로, 다음 달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에 설치된 '월패드'는 전력이 끊기면 먹통이 됩니다.
예비 전원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9년 설계된 이 아파트는 주택법에 따라 월패드 설치 시 입주민 안전과 보안을 위해 20가지 필수 설비를 갖춰야 하는데도 일부가 빠진 겁니다.
비상 상황 발생 시 대응이 부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송태선/전국아파트연합회 기술자문위원 : "예비 전원장치가 없다는 이야기는 비상시나 화재 알림이 원천적으로 차단이 될 수 있는…."]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설계된 전국 임대주택 280개 지구, 14만 6천여 가구에 같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예비 전원장치 설치 비용은 가구당 최소 수십만 원 상당.
같은 기간 LH가 일반 분양 아파트에는 기술 기준에 맞춘 월패드를 공급하면서 임대아파트에만 부실 월패드를 설치해 비용을 아끼려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태복/정보통신기술사 : "초기에 아예 등급을 좀 나눠놓은 것 같아요. 일반 분양하고 임대를…. 전체 시공비를 줄이기 위해서 꼼수를 부린 것 같아요."]
이에 대해 LH는 예비 전원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문제는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LH 관계자/음성변조 : "제어 기능이 있는 비디오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가스하고 난방 정도가 세대 단말기에서 제어가 되도록 그렇게 해서 비디오폰이라는 시방으로 운영했던 부분인데…."]
LH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임대아파트 5천7백여 가구에 대해선 설계를 변경해 예비 전원장치를 설치할 예정이지만, 공사가 끝난 곳은 장비 교체 주기 등이 되면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영상편집:곽나영/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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