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추행 교수 징계 수위 등을 두고 촉발된 서울여대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학생들이 해당 교수 징계가 가볍다며 공개 비판했는데, 해당 교수가 이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자, 학생들이 집단 시위에 나섰습니다.
이수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빨간 래커로 쓴 글씨가 건물 계단과 기둥에 가득합니다.
모두 독어독문과의 A 교수를 규탄하는 내용입니다.
이곳은 서울여대 정문입니다.
이렇게 해당 교수를 규탄하는 문구가 학교 곳곳에 붉은 래커로 칠해져 있습니다.
앞서 A 교수는 지난해 11월 성추행으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대학 측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징계가 가볍다며 학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비판 대자보를 붙였는데, A 교수가 이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자, 학생들의 집단 반발이 터져 나온 겁니다.
["대학 안전 지키려는 학생들은 죄가 없다!"]
지난 12일부터 대학 건물에 빨간 래커로 항의 글을 쓰는 집단행동에 이어, 오늘(19일)은 서울여대 학생 5백 명이 참여하는 집회까지 열렸습니다.
학생들은 A 교수가 고소장을 낸 경찰서 앞에 모여 악의적 고소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서울여대 학생/피고소인 : "교수님 당신의 명예는 오래전부터 이미 죽어있었습니다. 죄가 있는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내 후배들에게서 손 떼십시오. 내 후배들에게 사과하십시오."]
A 교수가 속한 단과대학의 일부 동료 교수들도 "어른으로서 너무 부끄럽다"며 학생들과 뜻을 같이했습니다.
[신현숙/서울여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 "우리 어른들의 잘못으로, 교수들의 잘못으로 여러분들께서 이렇게 힘겹게 싸우시는 것을 보면서 너무 미안하고 너무 부끄럽고 너무 죄송합니다."]
A 교수는 지금도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여대 측은 학교 측 대응 방안을 현재 정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