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루 앞으로 다가왔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전격 중단됐습니다.
선거 과정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허정무 후보자가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된 건데요.
이준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허정무 후보자는 지난 3일 축구협회장 선거 과정이 불공정하고 불투명하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허정무/축구협회장 후보자 : "선거운영위원회 위원장 포함 8인 위원회의 이름조차 밝히지 못하는 불투명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허 후보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거를 중단해야 한다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를 인용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축구협회가 선거를 관리 운영하는 위원회의 구성원이 누구인지를 공개하지 않아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됐는지 확인할 수 없고, 선거인단 추첨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졌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총 194명이어야 할 선거인단이 개인정보 미동의를 이유로 173명으로만 구성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선거 전날인 오늘 50억 원 사재를 기부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친 정몽규 후보의 약속이 무색하게도 이번 법원 결정으로 선거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다만 선거일은 변수입니다.
선거가 1월 13일 이후에 열릴 경우, 만 70세가 넘게 되는 허정무 후보자는 나이 제한에 걸려 출마 자격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허 후보자는 대의를 위해서 한 일이라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허정무 : "제가 자리에 연연해서 이렇게 싸운 게 아니에요. 제가 잘못되더라도 그다음에 하는 사람이 공정한 선거 위에서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고..."]
한국 축구의 새로운 4년을 이끌 수장을 찾는 작업이 '불공정'이라는 오명 속에 당분간 표류하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촬영기자:선상원/영상편집:이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