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출입을 통제하며 경찰 지휘부가 직접 현장을 지휘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오늘(16일)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이 받은 A4용지 95쪽 분량의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공소장을 보면, 조 청장은 임정주 경찰청 경비국장에게 이같이 지시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조 청장은 지난달 4일 자정쯤 임 경비국장에게 “이런 상황에서 경찰서장이 국회 상황을 지휘하면 되겠냐”며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이나 지휘부가 나가서 국회 현장 지휘를 하도록 해라”라고 지시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조 청장의 지시를 받은 임 국장은 오부명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에게 “차장이 직접 여의도로 나가 지휘하라는 경찰청장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거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오 차장은 이후 4일 0시 37분쯤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앞에 도착해 새벽 3시 50분까지 국회 현장에서 경찰 기동대 등을 직접 지휘했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계엄 당일 오 차장은 임 경비국장에게 “국회의원들까지 출입을 다시 전면 차단하는 것은 헌법 77조에도 맞지 않는 것 같고, 국회의원들은 국회로 들여보내 줘야 하는 것 같은데, 본청에서 다시 검토해서 지침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 거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보고받은 조 청장은 “포고령을 따르지 않으면 우리들이 다 체포된다. 지시대로 해라”라며 국회의원을 포함한 국회 출입 차단 지시를 유지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지호 청장과 김봉식 전 청장은 계엄 당일인 지난달 3일 오후 7시 20분쯤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나와 이동하면서 국회 전면 통제를 결심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조 청장의 관용차에 함께 타서 국회의 출입을 통제하고 계엄군의 요청에 즉각 협조할 수 있도록 미리 경찰 기동대 현황을 점검하는 등 계엄 선포를 준비하기로 협의했습니다.
김 전 청장은 지난달 3일 오후 9시 16분쯤 서울청 경비부장에게 광화문 타격대를 밤 10시까지 국회로 조용히 이동시킨 후 주변에서 대기하게 하라고 지시한 거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경비부장은 경비안전계장에게 김 전 청장의 지시를 전달하면서, 특히 서울청 경비지휘 무전망을 사용하지 말고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해 광화문 타격대를 국회 쪽으로 이동시키라고 지시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전 경비지휘 무전망을 사용해 인력을 배치할 경우 계획이 드러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일반 휴대전화를 사용해 미리 대비한 거로 풀이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