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외벽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충격적인 이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지난 2022년 1월 11일, 광주광역시 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당시 작업자 6명이 숨졌고, 아파트는 전면 재시공에 들어갔습니다.
[정몽규/HDC그룹 회장/22년 1월 17일 :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모든 노력과 지원…."]
정몽규 회장은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여전히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도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불과 16일 전에 발생한 사고여서 중처법도 피해갔습니다.
결국 붕괴사고 책임을 묻는 재판은 원청인 HDC현대산업개발과 하청업체가 책임 공방을 벌이다 3년 만인 오늘에서야 1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신축 공사 중이던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최상층인 39층 타설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사고 3년이 지나서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임·직원 17명과 법인 3곳 등 책임자들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열렸습니다.
법원은 당시 시공사 현대산업개발의 현장소장 이 모 씨와 타설 작업을 한 하청업체 가현 현장소장 김 모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외 사고 책임자 3명에게는 각각 징역 2년에서 3년의 실형이, 감리 등 6명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법인에게도 책임을 물어 현산 측에 벌금 5억 원, 가현 측에 3억 원, 감리업체 광장 측에는 1억 원이 선고됐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에 대한 판단은 달랐습니다.
권순호 전 현산 대표와 하원기 전 현산 건설본부장, 하청업체 대표 서모 씨에게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권순호/전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 "(무죄 선고받았는데 입장 있으세요?) …."]
재판부는 이들이 최고 경영자로서 판례상 사고 현장 관리에 대한 주의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검찰이 제시한 3가지 사고 원인 가운데, 당초 설계에 없던 콘크리트 지지대 설치 등 무단 공법 변경에 따른 하중 증가와 최상층 콘크리트 타설 시 아래층 지지대를 조기 해체한 부분을 인정했습니다.
콘크리트 양생 등 강도 부분은 사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고, 관련자도 무죄로 봤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