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름도, 생김새도 낯설기만 합니다.
국내에 한 번도 보고된 적 없는 외래종들이 근래들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이상 기후의 여파라는데 자세한 실태 이세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백만 점에 이르는 곤충 표본을 보유하고 있는 국립생물자원관 수장고입니다.
국내에서 발견된 곤충을 건조하거나 보존액에 담아 보관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돼 이곳에 들어온 곤충은 모두 370종.
이 가운데 섬어린밤나방과 한라줄흰나비, 제주박각시살이고치벌 등 모두 38종이 대만과 일본 남부 등에 서식하는 '아열대성 곤충'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 5년간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곤충 중 아열대성 곤충의 비율은 4%에서 10.3%로, 2.5배나 늘어났습니다.
곤충이 온도 변화에 민감한 생물인 걸 감안하면, 기후변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됩니다.
[안능호/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 "곤충은 일정한 체온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그런 항온 동물이 아니라 변온 동물이기 때문에 외부 환경의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지난해 처음 발견된 아열대성 곤충 38종 가운데 21종은 제주도에서 포착됐습니다.
지난 5년간 제주도의 연 평균기온은 상승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17.8도를 기록해 기상 관측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곤충 가운데 해충은 없는 걸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국내에 정착했을 때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세흠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영상편집:김철/그래픽:최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