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엿새째에 접어들면서 양측의 유한 미사일 재고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17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들은 이란이 보유한 사거리 1천900㎞ 이상 미사일이 2천 발 내외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미 CNN 방송도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의 수가 1천∼2천발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이란은 지난해 4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에 미사일 세례를 퍼부으면서 중거리 탄도미사일 총 320발을 사용했습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이 재발한 이후 5일 동안 쏜 중거리 미사일은 380발 안팎입니다.
불과 1년여 사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700발 쓴 것이고, 따라서 이란에 남은 재고량은 많게는 1천300발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한 이스라엘 싱크탱크는 “최근 나흘간 이란이 400∼500발을 쐈고, 이스라엘이 일부 무기고를 파괴한 만큼 현재 남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700∼800발일 것”이라고 이보다 다소 낮은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보유한 미사일 발사대의 약 3분의 1을 파괴했고 16일에는 수도 테헤란 일대의 제공권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발사하는 미사일의 수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지만, 이란의 반격 역량이 사라졌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아직도 이란 내 무기고 절반 이상이 건재한 데다 지하 시설 등에 숨겨진 미사일의 수가 몇 개나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분쟁에서 이란이 쏜 미사일 90% 이상을 요격하는 데 성공한 이스라엘도 지금처럼 방공망을 장기간 총력 가동하기는 어렵고, 요격 미사일 재고가 급격히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각 18일 미국의 한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애로 요격미사일이 바닥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이란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미 국방부도 최근 수개월 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이 육·해·공에서 이스라엘의 방어 능력 확충을 지원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분석 결과, “미국의 재보급이나 미군의 개입 확대 없이 이란이 꾸준히 공격 속도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이스라엘은 미사일 방어를 10∼12일 정도 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언론들에 따르면 방공망 가동 비용은 하루에 10억 셰켈, 약 3천900억 원에 달합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