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아파트값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주 상승률을 보니, 주간 상승률로는 6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당분간 서울에 주택 공급이 줄어들 거란 우려도 한몫한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상황이 어떤지 이세중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1400세대 규모의 청년안심주택 공사 현장.
기계는 멈춰 있고, 오가는 사람도 전혀 없습니다.
시공사가 자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해 공사는 1년째 멈춘 상태입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놀고 있잖아. 지금 다 여기. (공사장) 문이 6개인데 한 번도 안 열지. 계속 닫혀있지."]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었는데 언제 입주할지 기약할 수도 없습니다.
현재 예정된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40% 가까이 감소한 2만 8천여 가구, 내후년에는 8천여 가구로 더 줄어듭니다.
내년 공급 물량도 뜯어보면 10가구 중 3가구는 신혼부부나 1인 가구를 위한 청년안심주택, 사실상 내년부터 공급 절벽이 우려됩니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공급 대부분을 의존하는 정비사업마저 지지부진하다는 겁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가 있는 한 정비구역입니다.
지난해 조합이 설립돼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합은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달 1차 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약 200가구로 사업 규모가 작아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결국 입찰보증금을 절반으로 낮춰 재공고를 냈습니다.
공사비가 급등한 데다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건설사들이 이른바 '알짜 사업'에만 뛰어들기 때문입니다.
[이은형/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건설사들은) 공사비가 오를 것을 감안해서 넉넉한 금액으로 계약하고 싶어 하고 이런 경우에는 아무래도 분양했을 때 완판될 가능성이 높은 우량 사업지들 중심으로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과 달리 지방 아파트값은 대부분 여전히 하락세.
수요가 몰리는 서울의 공급이 줄면서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불안 심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이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