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25 전쟁 당시, 19살의 나이로 전장을 누빈 간호 장교가 있습니다.
피난길에 자원 입대해 병사들 치료에 헌신했는데요.
이제 구순을 넘긴 우리나라 여군 1세대 참전 용사를 진희정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6·25 참전 유공자들이 현역 장병들의 호위 속에 기념식장으로 들어섭니다.
제복을 차려입은 백발의 노병들 사이에 눈에 띄는 유일한 여성.
6·25 당시 19살에 간호학교 학생으로 자원입대해 10여 년 동안 복무한 95살의 이종선 예비역 소령입니다.
1·4 후퇴 피난길에 간호장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쟁터로 향했습니다.
포화가 빗발치던 부산과 경주 전선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병사들 치료에 헌신했습니다.
[이종선/6·25 참전 간호장교 : "민간인들 하고 환자들이, 경환자들이 우리를 도와줬다고. 한 사람 간호장교가 100여 명 더 되는 일을 했어요. (전쟁터니까) 정말이지 엉망이었잖아, 순서도 없이."]
6·25 전쟁 당시 부상병을 치료하고 보살핀 여성 간호장교는 천 3백여 명.
자발적으로 참전한 의용군으로, 전쟁 통에 창설된 우리나라 여군 1세대입니다.
이 예비역 소령은 포성이 멈추고 1965년 전역할 때까지 참전 부상병 치료에 힘썼습니다.
전역 뒤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2년 전 충북 단양으로 돌아온 뒤론, 틈틈이 후배들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이종선/6·25 참전 간호장교 : "(전 이제 나이가 들어서) 나라를 구할 방법이 없지만, 젊은 청년들은 이 나라를 위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파이팅해줘요. 부탁해요."]
70여 년 만에 다시 제복을 입은 할머니 간호장교, 무엇보다 평화의 소중함을 강조합니다.
["경례!"]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 김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