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경 함정에서 쓰는 고출력 스피커를 지난 3년간 특정 업체가 사실상 혼자 공급한 사실이 저희 KBS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더 비싸고 성능은 떨어지는 스피커를 왜 비공개 수의 계약으로 샀는지, 해경 설명도 석연치가 않습니다.
권익위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경 경비함정은 우리 바다를 침범한 외국 어선에 경고 방송을 하는 역할 등을 합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장비는 고출력 스피커입니다.
그런데 이 스피커의 계약 기록을 입수해 살펴보니 한 업체가 사실상 독점 공급해 왔습니다.
A 업체는 지난 3년 동안 각 지역의 해경 계약 44건 중 43건을 따냈습니다.
금액은 약 7억 원에 이릅니다.
모두 경쟁 입찰이 없는 비공개 수의계약이었습니다.
해경청은 건당 1억 원 이하 계약의 경우 여성이 운영하는 기업과는 법규상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업체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허름한 가정집 같은 모습에, 간판조차 없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경로로 이제 계약을 시작하시게 된 건지?) 나중에 연락드리라고 할게요."]
다른 업체가 제조한 스피커를 받아 해경에 납품한 겁니다.
해경청은 제조업체와 직접 계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유지보수의 효율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경 내부에서도 석연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A 해양경찰서 관계자/제보자 통화/지난 2월/음성변조 : "조사를 많이 해서 잘 알아요. 근데 본청에서 이미 XX 거를 더 밀고 있는 것 같던데…."]
해경에 공개 수의계약으로 낙찰된 다른 스피커와 비교해 봤습니다.
유효 음성 전달거리는 3분의 1 수준인데 가격은 오히려 100만 원가량 더 비쌌습니다.
[김영수/국방권익연구소 소장 : "각 (해경)지방청에서 따로따로 사업을 했어요. (그런데) 전국에서 이 유통업체 하나만, 여기서만 이거를 가져온다. 이럴 수 있는 우연의 일치는 100만 분의 1도 안 됩니다."]
해경청은 특정 업체 밀어주기는 아니라며 납품 업체를 다변화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권익위는 납품 비리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 김경민/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김지훈 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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