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어제,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밭 앞 파인 그라스 건물에서 어제(30일) 첫 공개 행사가 열렸습니다.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코망되르를 받은 조수미 성악가부터 토니상 6관왕을 석권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폭싹 속았수다' 김원석 감독과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로 로잔발레 콩쿠르에서 우승한 발레리노 박윤재, 칸 국제영화제 학생 부문 1등상을 받은 허가영 영화감독이 자리했는데요.
우리 문화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린 대표 문화예술인들을 초청한 건데, 이재명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함께 자리했습니다.
■ "문화는 우리 사회 전체 수준 높이는 투자"이 대통령은 "문화예술은 개인의 취미 활동이나 영업 활동, 그걸 넘어서는 공공자산이기도 하다"며 "그 사회의 문화의 수준은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건데 우리가 즐길 때는 공공의 자산으로 즐기지만 생산의 영역은 각자 알아서 하는 거로 맡겨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생각을 좀 바꿔야 된다"며 "문화예술인들의 문화 활동이 우리 전체 삶의 수준을 올리는 공적 기능을 하니 '문화예술인들 불쌍하니까 도와주자' 이런 차원이 아니고 우리 사회 전체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하고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같은 것을 도입하자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시행될까?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문화예술인들에게 연간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당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문화예술인들이 처한 상황이 더 어려웠던 만큼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는데, 당장은 아니더라도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을 임기 내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일각에서 예산 문제 등에 우려를 표하자 "대상이 협소하기 때문에 예산 부담은 크지 않다"고 적극적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다시 이 이야기를 꺼낸 건 복지의 개념이 아니라 일자리를 활성화하고 문화를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측면에서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에 대한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거로 해석됩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서도 '문화가 꽃피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백범 김구 선생의 이야기를 꺼낸 적 있죠. 김구 선생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말했던 것을 거론하며 "문화가 곧 경제이고, 문화가 국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문화의 국제적 열풍을 문화산업 발전과 좋은 일자리로 연결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문화 예술 지원으로 콘텐츠의 세계 표준을 다시 쓸 문화강국,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기본 자질 발굴, 국가가 도와야 하지 않겠나"
이 대통령은 조수미 성악가에게 '예술적 재능은 타고나는지, 노력해서 갈고 닦는 것인지' 묻기도 했는데요.
조수미 성악가는 "감히 말씀드리자면 예술 부분에서 타고난 게 중요하긴 하다"면서도 재능 이상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기본적인 재능이 뒷받침돼야 할 테고 그런 사람들을 갈고 닦아 세계적인 명기로 만드는 거라 생각된다"며 남미의 '엘 시스테마'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엘 시스테마'는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에 무상으로 음악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대통령은 "자기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평생을 살다가 갈 수 있다"며 "한 번의 기회를 주는 게 우리 대한민국 예술 교육에 꼭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성남시에서 조금 해 왔는데, 돈이 좀 들긴 하더라"며 "그런 것들을 국가 차원에서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책실에서도 한번 검토해 보라고 과제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문화예술 자질은 정말로 뛰어나다"며 "거기에 국가도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 "문화예술 지원, 문화강국 실현 첫걸음"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에서 '5대 문화 강국' 도약을 공약하고 K-컬처 시장 300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습니다.문화예술을 산업화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성장 동력도 얻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대통령은 행사를 마친 뒤 SNS를 통해 이 같은 구상을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는 더 이상 군사력이나 경제력에만 달려 있지 않다"며 "문화의 힘, '문화력'은 대한민국이 세계 가운데 당당히 설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고 지금 우리는 김구 선생께서 그토록 염원하셨던 '문화강국'의 초입에 서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생계와 창작 사이 힘겹게 균형을 잡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국가가 창작에 날개를 달아드릴 차례다, 먹고사는 걱정 없이 오롯이 창작에 몰두할 수 있도록 안정된 환경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선 기간 이 대통령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다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가 널리 알려지기도 했었죠.
이 대통령 간담회에서도 이 이야기를 했는데 "어떻게 하면 먹고 살길을 만들까 고민하다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놀랐다"며 "드라마를 산업으로 키우면 대한민국을 세계에 드러내는 계기가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K-컬처', 즉 우리 문화예술을 산업으로 키우고 이 동력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이 대통령에게 있어 보이는데, 그러려면 예술가들이 창작에 전념하고 이를 일자리처럼 여길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확고해 보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또 다시 나온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구상, 이 대통령은 어떻게 풀어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