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태국 총리가 국경 분쟁 중인 캄보디아의 실권자와 통화하며, 자국군 지휘관을 험담하는 내용이 유출돼 태국 정가에 파문이 일었는데요.
태국 헌법재판소가 오늘 총리의 직무 정지를 명령했습니다.
방콕 정윤섭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태국 방콕 도심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
패통탄 친나왓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댑니다.
[웃사니 시담/시위 참가자 : "저는 우리나라가 더 나아지길 바랍니다. 총리가 총리의 일을 하지 못한다면 그만두는 게 낫습니다."]
발단은 지난달 유출된 패통탄 총리와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의 통화입니다.
최근 두 나라 간 국경 분쟁 상황을 논의하던 중, 패통탄이 강경 대응을 요구하던 자국군 지휘관을 '반대편'이라고 말한 겁니다.
[패통탄 태국 총리-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 통화 : "'삼촌'이 (태국군) 2군 사령관처럼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파문이 커지자 패통탄 총리가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상원의원 36명이 헌법재판소에 해임 청원을 냈습니다.
태국 헌재는 오늘 재판 개시를 결정하며 재판관 9명 중 7명의 찬성으로 패통탄 총리의 직무 정지를 명령했습니다.
패통탄 총리는 헌재 결정을 받아들인다며 이후 재판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패통탄 친나왓/태국 총리 : "(당시 통화는) 오직 혼란을 예방하고, 전쟁을 막고, 우리 군인들이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패통탄 총리는 탁신 전 총리의 딸로, 전임 세타 타위신 총리가 헌재 결정으로 해임된 이후 지난해 8월 취임했습니다.
패통탄 총리는 그러나 문화부 장관 자격으로 내각에는 남았습니다.
헌재 결정 직전, 자신이 제출한 새 내각 구성안이 태국 국왕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자료조사:백주희/촬영:KEMIN/통역:NICH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