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뉴스] 美 관세협상 ‘방위·조선’ 전략 카드 제시해야

입력 2025.07.28 (11:17)

수정 2025.07.28 (11:17)


■ 프로그램명: KBS대전 생생뉴스
■ 방송시간 : 오전 8시 30분(1Radio 94.7 MHz)
■ 진행 : 박지은 기자
■ 출연 : 강신철 행복경제연구소장
■ 기술 : 송환 감독



■ 유튜브 영상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v8_QtAnuDDw?si=d5AVGdPFn3px00cA


◇ 박지은 기자 (이하 박지은): 대미 통상 협상 최종 시한이 임박했습니다. 이번 주가 우리 경제의 향방을 가를 운명의 한 주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 강신철 행복경제연구소 소장과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강신철 행복경제연구소장 (이하 강신철): 안녕하세요.

◇ 박지은: 오늘 미국과 유럽연합이 무역 합의를 체결했습니다. 이 상호 관세 유예 조치 나흘을 앞두고 나온 협의인데요. EU산 제품에 일본과 같이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걸로 보십니까?

◆ 강신철: 이번 미국-EU 간 무역 합의는 양측 간 무역 전쟁을 피하고 예측할 수 있는 교역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EU 제품에 15% 관세를 적용하면서 일본과 유사한 조건이 되었잖아요. 일부 품목은 무관세 예외로 지정돼서 상호 윈윈의 틀을 마련했습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EU와 미국 간 공급망 변화가 기회이자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U산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한국 기업이 대체 공급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글로벌 경쟁이 더 치열해져서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박지은: 지금 대통령실은 지난 25일과 26일 긴박하게 통상 대책 회의를 열고 그 준비에 나섰는데요. 이 회의들이 구체적인 그런 결과 낼 수 있을까요?

◆ 강신철: 이게 참 어려운 상황인데요. 대통령실 주재로 통상 회의했다고 하는 게, 강훈식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각 분야 최고 고위급 인사들이 총출동했는데요. 이건 정부가 지금의 통상 문제가 단순한 경제 수준을 넘어서 안보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안심시키려는 효과도 있다고 봅니다. 특히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중국과의 공급망 재편, EU의 탄소 국경 조정 제도 도입 등 복합적인 통상 압박 상황 속에서, 이번 회의를 통해 통상 전략을 재점검하고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유연하고 긴밀한 대응력을 마련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그래서 뚜렷한 결과가 나오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지은: 그리고 미국과 EU가 체결한 무역 합의를 보면, 일본처럼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대신 거액의 투자와 에너지 구매를 약속받은 거잖아요. 지금 투자 규모를 보니까 6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83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가로 시행하겠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전략을 내는 게 좋을지, 이 부분도 궁금합니다.

◆ 강신철: 일본이 먼저 5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우리는 1천억 달러 정도를 준비하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 금액이 갑자기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지게 되면서, 저번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일정을 취소하고 전략적으로 한국이 불리하게 되도록 제스처를 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되었어요. 우리가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지 참 난감하지만, 그래도 정부가 가진 카드 중에 조선 분야에 대해 미국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활용해야 할 겁니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가 조선이나 반도체인데, 이 분야에서 산업 협력 기반을 바탕으로 미국과 상호 이익을 줄 수 있는 기획을 내놓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우리가 투자를 많이 하겠다”는 전략보다는, 방위 산업이나 안보 분야와 연계해서 일본과는 다른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더 유리한 전략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박지은: 방위산업과 그리고 또 계속 언급되고 있는 조선 분야를 키워드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죠?

◆ 강신철: 예.

◇ 박지은: 조선 같은 경우에는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을 이전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논의가 되는 것 같은데, 방위산업 분야는 어떤 식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보시는 겁니까?

◆ 강신철: 미국이 지금까지는 무기나 기술 측면에서 항상 우리보다 앞서 있었잖아요. 그런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유럽 쪽에서 한국 무기들이 성능이 상당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활용하면 , 미국 방위산업과 공동 투자 형식으로 협력을 추진하는 협상을 할 수 있을 수준까지 저희 기술이 올라왔기 때문에, 이 분야는 미국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우리 측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지은: 말씀하신 대로 지금 오늘 EU와의 무역 합의를 체결한 것이 톱뉴스로 보도됐기 때문에, 저희가 EU 상황을 살펴봤고요. 또 우리는 일본과의 협상도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 같아요.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원래 25%로 예정됐던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잖아요. 여기에 보잉 항공기와 농산물 같은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도 포함됐고요. 그렇다면 우리는 농산물이나 축산물에 대한 전략을 어느 정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 강신철: 농산물이 상당히 민감한 사안입니다. 농민들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지금까지는 ‘농산물은 수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거든요. 그런데 일본이 저렇게 농산물까지 협상 대상으로 집어넣는 바람에, 우리도 그걸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 겁니다. 다만 쌀이나 소고기 같은 품목을 도입하더라도, 호주와도 이미 무역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품목을 농산물 쪽에서 개방한다고 해도 우리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협상 카드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것보다는 일부를 넣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봅니다.

◇ 박지은: 그렇다면 농산물과 축산물 품목을 개방하는 데도 어느 정도 여지를 열어두고 협상해야 한다고 보시는 거네요?

◆ 강신철: 예, 저는 그렇게 봅니다.

◇ 박지은: 네, 그렇군요. 그리고 또 우리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인다는 분석도 있지만, 사실 이렇게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경제가 살아나기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전반적인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경기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 강신철: 현재 우리 경제는 수출 회복이 되고 있고, 정책적 지원 덕분에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의 통상 마찰, 특히 8월 관세 적용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 걱정됩니다. 민간 투자와 소비 위축도 우려되는 상황이고요. 다만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소비 쿠폰을 지급하면서 내수 부양책도 쓰고 있기 때문에, 또 한국은행에서는 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 정책도 고려하고 있어서 하반기에는 회복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25년, 그러니까 올해 성장률은 연 1%는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박지은: 교수님께서는 굉장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셨네요. 왜냐하면 0%대에 머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이 많았기 때문에 저희는 우려가 있었거든요. 그래도 1% 정도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강신철: 예, 그렇습니다.

◇ 박지은: 그렇다면 우리 지역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셨습니까?

◆ 강신철: 대전 세종 충남 지역 소비자심리지수 4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거든요. 전반적으로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충남은 3%대 성장 목표를 설정했다고 발표했거든요. 다만 글로벌 리스크 때문에 걱정이 되지만 잘 위기를 넘긴다면 지역경제는 회복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봅니다.

◇ 박지은: 민생 소비와 내수 걱정도 있지만, 짚어봐야 할 문제는 17개 시도 가운데 충남 경우 울산 다음으로 제조업과 수출 비중이 높은데요. 이런 이유로 충남 지역에 미국 관세 협상이 충남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강신철: 충남 제조업이 지역 내 총생산의 48% 거의 50%를 차지하거든요. 수출 규모도 73% 달해서 전국에서 울산 다음으로 높게 차지하고 있는데 이게 미국 관세정책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한국은행 대전 세종 충남본부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25% 관세를 부과했을 때 충남 제조업 성장률이 0.2에서 0.3%P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고요. 8월 1일 (관세협상)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고 모든 품목에 다 관세가 동일하게 적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충남에서 생산하는 일부 품목에는 가격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다른 나라에서 관세를 15%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전체로 본다면 부정적이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볼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 박지은: 대응을 하는 게 중요할 텐데요. 그렇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 강신철: 공급망 체계가 재편되는 상황이거든요. 이런 경우 기업 혼자 버티기 힘들고 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지원이 함께 가야 하거든요. 우선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 시장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고요. 동남아 시장이나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하는 노력이 기업 입장에서 필요하고, 지방정부, 중소기업청, 무역협회, 산업부가 함께하는 지역통상전략본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관세 이슈 생길 때마다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공동 대응하는 지역단위 협력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박지은: 자동차 경우엔 올해 1월에서 5월까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수출용 생산 물량이 감소하고 미국 현지 생산은 늘렸다고 해요. 관세 장벽을 피해서 현지 생산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가시화될 경우 충남의 기업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나오는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강신철: 그게 사실 아쉬운 부분이 있거든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미국 가서 먼저 카드를 써버렸기 때문에
이번에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는 측면인데, 현지 미국 공장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부분을 약속한 게 있단 말이에요. 미국이 일자리 늘리겠다 제조업 살리겠다 큰 방향을 트럼프가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요. 현대자동차 LG, 삼성 등 기업들이 미국 현지 공장을 세우는 것은 이번 기회에 전향적으로 생각해서 정부 협상력 키우는데 공동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지은: 교수님께서 수출 시장을 이번 기회에 다변화하는 게 좋지 않겠냐?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지금까지는 미국 중심으로 충남 경제가 수출을 해온 게 사실인데,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다변화하는 게 좋을까요?

◆ 강신철: 지금 미국이 저렇게 일방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위축됐던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되살릴 기회가 오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또 인도나 동남아, 베트남 같은 국가들도 상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서 무역 거래를 키워나가는 방향이 구체적인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미 시장도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지은: 이렇게 국내외 경제·금융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 특히 우리 지역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강신철: 지금처럼 국내외 경제·금융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불확실성을 이겨낼 수 있는 구조적 경쟁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기 대응도 필요하지만, 결국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민간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아직도 미국에 비해 절반 수준밖에 안 되거든요. 그래서 첫째, 첨단 제조업과 디지털 전환에 대한 민간 투자가 절실합니다. 둘째, 내수 기반이 너무 약해서 민생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서 외부 충격에 강한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금융·통화정책의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가계부채, 자산시장 리스크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점,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박지은: 네,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강신철 행복경제연구소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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