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쓰레기가 섬을 만든다는데”…국제적 역할 주문한 이 대통령

입력 2025.08.15 (14:23)

수정 2025.08.15 (17:00)


환경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지난달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28회 국무회의에선 해양수산부 등을 대상으로 '해양쓰레기' 문제를 집중 질의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공개된 국무회의록(지난달 국무회의를 공개한 것으로 일부 부처 전직 장관 참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먼저 "중국에서 내려오는 쓰레기의 관리 책임은 어디에서 지고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이에 당시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상에서는 해수부가 책임지고 있고, 해안가는 지자체들이 하거나 협업한다"고 답했습니다.

아마도 하늘에서 봐도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쌓여 있는 해안가 오염 문제가 대통령에게 신경이 쓰였던 모양입니다. 이 대통령은 "서해안 해안가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하얗게 해안가가 오염되어 있는데 치우는 사업을 하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강 장관은 "'어구순환제'라고 자기가 썼던 어구를 가지고 와서 반납하면 보증금을 받아 가는 것을 세계 최초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해양 쓰레기 문제 심각, 그래서 우리는?"

그런데 강 장관은 "전 세계 해양에 쓰레기섬이 4개나 있다"며 "북서태평양에 굉장히 큰 쓰레기 섬이 있는데 여기에 기여하는 국가가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가 협업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렵고 지자체하고 같이 협업할 수단을 만들어가야 이 쓰레기에 대한 걱정거리를 없앨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물에 뜨는 해양쓰레기가 바다 어딘가에 모여서 지금 섬을 만들고 있다는 건데 제거하는 사업을 국제적으로 하고 있냐"고 물었고, 강 장관은 "지금 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습니다.

강 장관은 "규모가 최소 우리나라 동해와 일본까지 포함한 면적의 쓰레기섬들이 생기고 있다"며 "국제적인 공조가 굉장히 필요한 상황이고 우리나라 해양의 침적·부유 폐기물을 어떻게 잘 제어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한·중·일, '쓰레기섬' 기여도 높아"…"ODA 예산 부담 검토"

이 대통령이 "부유 폐기물들이 모여 쓰레기섬이 된 게 일본하고 한국의 기여도가 높다는 거냐"고 묻자, 강 장관은 "그렇고, 중국의 기여도도 높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나라보다도 한·중·일 기여도가 높은 이유가 뭔지 묻는 이 대통령 질문에는 "상선이나 어선 등 선박들 집중도가 동아시아 쪽이 굉장히 높다"며 "지나가면서 굉장히 많은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 장관은 "통발 관련된 부유 쓰레기들이 굉장히 많다"며 "그래서 국제사회에 기여를 좀 더 하기 위해 쓰레기에 관련된 세계 최초 모델을 지금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의 ODA (공적개발원조)사업 예산을 보니까 6조 8,000억 정도 같은데 우리가 해양쓰레기에 그렇게 기여를 많이 하면 이 중에서 일부만 떼서 해양쓰레기 제거 사업에 일부 참여하고 부담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현실적 방안과 규모를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영해 내에 있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나머지 해안에 떠내려오는 것들은 지자체들이 처리할 문제인데 공해상에 떠 있는 쓰레기의 기여도가 우리나라가 높다고 하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강도형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은 "향후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고기보다 플라스틱 더 건진다' …국경 초월한 해양 쓰레기 문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더 많이 건진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해양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소각되거나 매립되지 못한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해양으로 유입되고 있는 건데, 이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노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OECD는 지난 11일 발표한 '지역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를 통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함께 한국, 중국, 일본은 플라스틱 오염의 중심지로 규정하고 '세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강과 해류를 통해 전 세계를 떠도는 '해양 쓰레기' 문제는 국경을 초월해 공조가 필요한 대표적인 이슈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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