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의 감동, 나도 달리고 싶다

입력 2006.05.23 (22:18) 수정 2006.06.0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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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는 25일 남북 철도연결을 앞두고 그 누구보다 감동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비무장지대 장단역에 멈춰서 있는 기관차를 운전했던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입니다.

정윤섭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우렁찬 기적소리와 함께 남북을 관통하는 철로 위를 질주하다 멈춰서, 붉게 녹슬어간 경의선 마지막 기관차.

연합군의 총격으로 최후를 맞은 이 기관차를 뒤로 한 채 55년의 세월을 흘려 보낸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한준기 씨는 요즘 부쩍 그 때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인터뷰>한준기(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 "(총격을 받고) 수증기가 막 기관차에서 뿜어질 때, 야 저 내 자식같은 놈이 숨지고 넘어가는 구나..."

일본에서 18살의 나이에 기관사가 된 뒤, 광복과 전쟁을 거치면서도 한준기 씨는 한시도 철로 위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50년 넘게 끊겨버린 철로는 한 씨에게 한으로 사무쳤습니다.

<인터뷰>한준기(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 "(넘어가면 장단역이죠?) 네 장단역입니다. 약 5백, 7백 미터, 1킬로미터도 못돼요."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남북 철도연결, 아직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인터뷰>한준기(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 "내가 죽기 전에는 개통돼야 할텐데 했던 것이 마침 그래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이렇게 개통이 되니까 상당히 기쁘고..."

늘어난 주름살 만큼이나 세월은 흘렀지만, 마음은 이미 경의선 철로 위를 내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한준기(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 "마음 속에야 지금 개성, 평양으로 해서 신의주까지 내 손으로 운전을 해서 달리고 싶은 심정이지..."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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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년 만의 감동, 나도 달리고 싶다
    • 입력 2006-05-23 21:44:31
    • 수정2006-06-01 15:50:46
    뉴스 9
<앵커 멘트> 오는 25일 남북 철도연결을 앞두고 그 누구보다 감동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비무장지대 장단역에 멈춰서 있는 기관차를 운전했던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입니다. 정윤섭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우렁찬 기적소리와 함께 남북을 관통하는 철로 위를 질주하다 멈춰서, 붉게 녹슬어간 경의선 마지막 기관차. 연합군의 총격으로 최후를 맞은 이 기관차를 뒤로 한 채 55년의 세월을 흘려 보낸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한준기 씨는 요즘 부쩍 그 때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인터뷰>한준기(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 "(총격을 받고) 수증기가 막 기관차에서 뿜어질 때, 야 저 내 자식같은 놈이 숨지고 넘어가는 구나..." 일본에서 18살의 나이에 기관사가 된 뒤, 광복과 전쟁을 거치면서도 한준기 씨는 한시도 철로 위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50년 넘게 끊겨버린 철로는 한 씨에게 한으로 사무쳤습니다. <인터뷰>한준기(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 "(넘어가면 장단역이죠?) 네 장단역입니다. 약 5백, 7백 미터, 1킬로미터도 못돼요."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남북 철도연결, 아직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인터뷰>한준기(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 "내가 죽기 전에는 개통돼야 할텐데 했던 것이 마침 그래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이렇게 개통이 되니까 상당히 기쁘고..." 늘어난 주름살 만큼이나 세월은 흘렀지만, 마음은 이미 경의선 철로 위를 내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한준기(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 "마음 속에야 지금 개성, 평양으로 해서 신의주까지 내 손으로 운전을 해서 달리고 싶은 심정이지..."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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