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무더위와 숲

입력 2006.08.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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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보름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더위 때문에 잠을 설치게 되고 야외 활동하기에 힘이 듭니다. 서민들의 여름나기가 그만큼 힘겹습니다.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물놀이 안전사고로 숨진 사람이 백 명이 넘습니다. 지난달의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의 두배 가량 됩니다.

실제로 낮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으면 사망자수가 20% 정도 늘어난다는 의학 통계도 있습니다. 이같은 무더위가 올 한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서울 등 전국 대도시 평균 기온은 0.5도 이상 올라갔습니다.

앞으로 경제 성장이나 인구 증가가 계속된다면 2천100년에는 한반도 면적의 2%가 사막으로 변하고 한해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올라 이로 인한 경제 손실이 최고 7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 이변을 이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숲과 물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꼽히던 대구의 경우 지난 11년 동안 시가지 곳곳에 무려 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도심 남북을 가로 지르는 하천에 일정량의 물을 흘려보내 도심 열기를 낮추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구의 한여름 낮최고 기온은 96년 이후 조금씩 내려가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녹지율이 10%씩 늘어날 때 마다 0.9도씩 기온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국립 산림 과학원은 플라타너스 즉 버즘나무 한 그루가 하룻 동안 0.6리터의 수분을 방출하고 열을 제거해 하루에 15평형 에어컨 8대를 5시간동안 켜는 효과를 낸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폭염 피해를 막는데 무엇보다도 나무와 물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서울 청계천이 좋은 예 입니다.

많은 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공간을 만드는 것, 단순히 휴식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닌 생존을 위한 환경 개척의 의미도 있습니다.

차제에 더위도 재난이라는 인식이 확고해지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집중호우나 폭설이 내릴때 행동지침 이나 지원 대책이 있듯이 말입니다.

인명과 재산을 잃기전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폭염대책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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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무더위와 숲
    • 입력 2006-08-14 07: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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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보름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더위 때문에 잠을 설치게 되고 야외 활동하기에 힘이 듭니다. 서민들의 여름나기가 그만큼 힘겹습니다.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물놀이 안전사고로 숨진 사람이 백 명이 넘습니다. 지난달의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의 두배 가량 됩니다. 실제로 낮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으면 사망자수가 20% 정도 늘어난다는 의학 통계도 있습니다. 이같은 무더위가 올 한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서울 등 전국 대도시 평균 기온은 0.5도 이상 올라갔습니다. 앞으로 경제 성장이나 인구 증가가 계속된다면 2천100년에는 한반도 면적의 2%가 사막으로 변하고 한해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올라 이로 인한 경제 손실이 최고 7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 이변을 이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숲과 물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꼽히던 대구의 경우 지난 11년 동안 시가지 곳곳에 무려 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도심 남북을 가로 지르는 하천에 일정량의 물을 흘려보내 도심 열기를 낮추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구의 한여름 낮최고 기온은 96년 이후 조금씩 내려가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녹지율이 10%씩 늘어날 때 마다 0.9도씩 기온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국립 산림 과학원은 플라타너스 즉 버즘나무 한 그루가 하룻 동안 0.6리터의 수분을 방출하고 열을 제거해 하루에 15평형 에어컨 8대를 5시간동안 켜는 효과를 낸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폭염 피해를 막는데 무엇보다도 나무와 물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서울 청계천이 좋은 예 입니다. 많은 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공간을 만드는 것, 단순히 휴식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닌 생존을 위한 환경 개척의 의미도 있습니다. 차제에 더위도 재난이라는 인식이 확고해지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집중호우나 폭설이 내릴때 행동지침 이나 지원 대책이 있듯이 말입니다. 인명과 재산을 잃기전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폭염대책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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