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비자는 유흥업소 취업증?

<앵커 멘트>

국제결혼을 한다며 입국한 외국인 여성들이 최근 유흥업소로 많이 빠지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제 결혼이 유흥업소 종업원의 공급 통로로 어떻게 악용되고 있는지 모은희 기자가 실태를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반째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중국 동포 이 모 씨.

중국 현지 중매업자에게 천만 원을 주고 9살 연상의 한국 남성과 결혼한 이 씨는 돈을 벌러 한국에 왔다고 말합니다.

<녹취>이 00 (29세/중국 동포): "3년 동안 1년은 천만 원 드는 걸로 하고 나머지 번 돈으로만 (중국에서) 아파트 한 채는 마련할 수 있거든요."

2년 전 한국 남성과 결혼한 러시아 출신 이 여성도 입국하자마자 술집에서 일하기 위해 달아났습니다.

<녹취>나타샤 (가명/ 23세/러시아인): "한국 남성들이 거짓말 많이 하고 여기서 잘 산다고, 뭐 있다고 하고 근데 와 보면 아무 것도 없어요."

이처럼 유흥업소 취직을 위해 국제결혼을 악용하는 외국인 여성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3년 전부터 예술흥행 비자 발급을 중단하자, 일부 유흥업주들이 현지 결혼 브로커를 통해 종업원을 공급받는 것입니다.

결혼해 한동안 살다가도 남편의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와 유흥업소를 전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주 00 (중국 동포): "이미 중국에서는 빚지고 나왔지, 어쨌든 빚을 갚으려면 돈을 벌어야 하니까. 중국 가면 죽을 길밖에 없잖아요."

지난해 국제결혼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만 8천여 명, 우리 사회에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유흥업소를 떠도는 외국인 여성들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