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차베스, 당선 확정…중남미 좌파 열풍

입력 2006.12.04 (22:10) 수정 2006.12.0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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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좌파지도자인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이 대통령 3선고지에 올랐습니다.

대세로 굳혀진 중남미의 좌파바람 그 배경을 권순범 특파원이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차베스 승리가 확정된 뒤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궁 앞에는 빗속에서 불구하고 지지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차베스는 3선 승리에 만족한 듯 목소리를 더욱 높였습니다.

<인터뷰> 차베스(대통령 당선자): "오늘은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베네수엘라 발전의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승리의 1등 공신은 자주를 드높이고 사회 불균형을 해소한 정책입니다.

<인터뷰> 에르난데스(차베스 지지자): "차베스가 승리한 것이 너무 기쁘고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하지만 차베스가 선거 과정에서 영구집권의 꿈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어 향후 베네수엘라 정국은 순탄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차베스의 대선 승리는 올 한해 잇따른 중남미 국가들 좌파 승리의 결정판입니다.

칠레,페루,니카라과,브라질,에콰도르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모두 승리했습니다. 현재 좌파 정부인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볼리비아까지 더하면 중남미 좌파바람은 그야말로 열풍입니다.

중남미 국가들이 채택한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빈부격차를 벌리는 등 실패했다고 믿고 있고 대안으로 나온 것이 분배를 강조하는 좌파입니다.

재선에 성공한 브라질 룰라 대통령도 올 한해 빈민구제정책에 백 억 달러를 썼고 차베스 역시 뒤지지 않습니다. 빈민촌에서는 쌀과 국수 등 생필품을 일반 가게 절반에 팝니다.

<인터뷰> 바체스(카라카스 빈민촌 주민): "가격이 싸고 다양한 품목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품목을 이곳에서 구입합니다"

포퓰리즘이라고 비난도 받지만 가난에 찌든 대다수 저소득층에게는 좌파가 희망 그 자체입니다. 더욱이 브라질과 칠레 등은 이념적으로는 좌파이지만 경제 정책은 시장 친화적이고 대미관계도 탄력적이어서 계층별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윌리암(브라질 연방 하원의원/야당): "룰라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약속을 지켰고 해외자본의 브라질 투자를 늘렸으며 금융시장을 존중했습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에콰도르, 니카라과는 철저한 반미입니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막대한 석유자본을 바탕으로 좌파 정부에 큰 돈을 대주면서 반미 벨트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빌레가스(베네수엘라 외교부 차관): "베네수엘라는 그나마 석유가 많지만 다른 국가들은 가난합니다. 이유는 미국이 강요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때문입니다"

카라카스 시내 주유소에서는 무연휘발유 1리터가 97 볼리바르, 우리 돈 40원가량에 팔리고 있을 정도로 남아도는 것이 석유입니다. 미국과 그렇게 맞설 수 있는 힘의 근원입니다.

<인터뷰> 호세로라(카라카스 시민): "5천 4백 80 볼리바르에 56.5리터 휘발유를 넣었습니다. 거의 공짜나 다름 없습니다."

과거 대부분 부패한 집권층 때문에 막대한 자원보유국에도 불구하고 빈국으로 자리매김한 중남미. 그 틈새로 나타나 지금은 중심에 서있는 것이 좌파입니다.

부패한 민주주의와 실패한 시장경제가 중남미가 좌파를 선택한 역설적 이유입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KBS 뉴스 권순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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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차베스, 당선 확정…중남미 좌파 열풍
    • 입력 2006-12-04 21:31:39
    • 수정2006-12-04 22:12:50
    뉴스 9
<앵커 멘트>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좌파지도자인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이 대통령 3선고지에 올랐습니다. 대세로 굳혀진 중남미의 좌파바람 그 배경을 권순범 특파원이 심층보도합니다. <리포트> 차베스 승리가 확정된 뒤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궁 앞에는 빗속에서 불구하고 지지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차베스는 3선 승리에 만족한 듯 목소리를 더욱 높였습니다. <인터뷰> 차베스(대통령 당선자): "오늘은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베네수엘라 발전의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승리의 1등 공신은 자주를 드높이고 사회 불균형을 해소한 정책입니다. <인터뷰> 에르난데스(차베스 지지자): "차베스가 승리한 것이 너무 기쁘고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하지만 차베스가 선거 과정에서 영구집권의 꿈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어 향후 베네수엘라 정국은 순탄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차베스의 대선 승리는 올 한해 잇따른 중남미 국가들 좌파 승리의 결정판입니다. 칠레,페루,니카라과,브라질,에콰도르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모두 승리했습니다. 현재 좌파 정부인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볼리비아까지 더하면 중남미 좌파바람은 그야말로 열풍입니다. 중남미 국가들이 채택한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빈부격차를 벌리는 등 실패했다고 믿고 있고 대안으로 나온 것이 분배를 강조하는 좌파입니다. 재선에 성공한 브라질 룰라 대통령도 올 한해 빈민구제정책에 백 억 달러를 썼고 차베스 역시 뒤지지 않습니다. 빈민촌에서는 쌀과 국수 등 생필품을 일반 가게 절반에 팝니다. <인터뷰> 바체스(카라카스 빈민촌 주민): "가격이 싸고 다양한 품목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품목을 이곳에서 구입합니다" 포퓰리즘이라고 비난도 받지만 가난에 찌든 대다수 저소득층에게는 좌파가 희망 그 자체입니다. 더욱이 브라질과 칠레 등은 이념적으로는 좌파이지만 경제 정책은 시장 친화적이고 대미관계도 탄력적이어서 계층별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윌리암(브라질 연방 하원의원/야당): "룰라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약속을 지켰고 해외자본의 브라질 투자를 늘렸으며 금융시장을 존중했습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에콰도르, 니카라과는 철저한 반미입니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막대한 석유자본을 바탕으로 좌파 정부에 큰 돈을 대주면서 반미 벨트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빌레가스(베네수엘라 외교부 차관): "베네수엘라는 그나마 석유가 많지만 다른 국가들은 가난합니다. 이유는 미국이 강요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때문입니다" 카라카스 시내 주유소에서는 무연휘발유 1리터가 97 볼리바르, 우리 돈 40원가량에 팔리고 있을 정도로 남아도는 것이 석유입니다. 미국과 그렇게 맞설 수 있는 힘의 근원입니다. <인터뷰> 호세로라(카라카스 시민): "5천 4백 80 볼리바르에 56.5리터 휘발유를 넣었습니다. 거의 공짜나 다름 없습니다." 과거 대부분 부패한 집권층 때문에 막대한 자원보유국에도 불구하고 빈국으로 자리매김한 중남미. 그 틈새로 나타나 지금은 중심에 서있는 것이 좌파입니다. 부패한 민주주의와 실패한 시장경제가 중남미가 좌파를 선택한 역설적 이유입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KBS 뉴스 권순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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