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환구단 정문 발견

입력 2007.08.2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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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환구단'을 아십니까? 고종황제가 제사를 지낸 제단인데, 일제가 이를 허물고 호텔을 세움으로써 우리 근대사의 비운을 대변하는 곳입니다.
그 환구단의 정문이 60년대말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지금 어디가 있을까요?
박석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우이동의 한 호텔의 문으로 사용되고있는 목조건축물, 덕수궁 대한문보다 조금 적은 규모지만 고풍스러운 격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붕 위 용머리 장식과 잡상은 물론 기와에 새겨진 봉황과 용의 무늬, 지붕 아래 있는 홍살문과 손잡이 철편에 박힌 용 문양도 궁궐 문에서만 볼수있는 양식입니다.

<인터뷰> 신응수(무형문화재/경복궁 복원 책임자): "여느 이런 데서 한 게 아니고, 기둥 맞춤이라든지 우리 전통적인 궁궐 양식이 그대로 보존이 잘 돼 있는 건물인데..."



이 건물의 사연은 1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97년 고종은 황제 즉위를 선포하면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환구단을 만들지만, 일제는 1914 년 이를 허물어낸 뒤 그 자리에 호텔을 지었습니다.

이후 환구단 정문은 호텔 대문 노릇을 해야만 했고, 이마저 60년대 후반에는 철거된 뒤 다른 호텔에 매입돼 우이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호텔 관계자: "현판이 원래는 황제가 친필로 쓰신 것인데, 그것은 지금(당시) 찾다가 못 찾아가지고, 이건 그냥 자기네가 써가지고 붙인 거라고 그러더라구요."

지붕 회칠이 이전 과정에서 제거되고, 단청이 일부 덧칠되기는 했지만 위엄은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송인호(서울시립대 교수): "대한제국 시절에 지어졌던 국가 기념 시설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가능하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드나드는 차량 등에 건축물 일부가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옮길 자리가 마땅하지 않더라고 주변 공터나 터를 확보해서 원구단 원래 자리로 옮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때 대한제국의 꿈을 지키던 수문장이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을 이겨내고 40년 만에 존재를 알리게 됐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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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제국 환구단 정문 발견
    • 입력 2007-08-24 21:25:48
    뉴스 9
<앵커 멘트> '환구단'을 아십니까? 고종황제가 제사를 지낸 제단인데, 일제가 이를 허물고 호텔을 세움으로써 우리 근대사의 비운을 대변하는 곳입니다. 그 환구단의 정문이 60년대말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지금 어디가 있을까요? 박석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우이동의 한 호텔의 문으로 사용되고있는 목조건축물, 덕수궁 대한문보다 조금 적은 규모지만 고풍스러운 격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붕 위 용머리 장식과 잡상은 물론 기와에 새겨진 봉황과 용의 무늬, 지붕 아래 있는 홍살문과 손잡이 철편에 박힌 용 문양도 궁궐 문에서만 볼수있는 양식입니다. <인터뷰> 신응수(무형문화재/경복궁 복원 책임자): "여느 이런 데서 한 게 아니고, 기둥 맞춤이라든지 우리 전통적인 궁궐 양식이 그대로 보존이 잘 돼 있는 건물인데..." 이 건물의 사연은 1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97년 고종은 황제 즉위를 선포하면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환구단을 만들지만, 일제는 1914 년 이를 허물어낸 뒤 그 자리에 호텔을 지었습니다. 이후 환구단 정문은 호텔 대문 노릇을 해야만 했고, 이마저 60년대 후반에는 철거된 뒤 다른 호텔에 매입돼 우이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호텔 관계자: "현판이 원래는 황제가 친필로 쓰신 것인데, 그것은 지금(당시) 찾다가 못 찾아가지고, 이건 그냥 자기네가 써가지고 붙인 거라고 그러더라구요." 지붕 회칠이 이전 과정에서 제거되고, 단청이 일부 덧칠되기는 했지만 위엄은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송인호(서울시립대 교수): "대한제국 시절에 지어졌던 국가 기념 시설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가능하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드나드는 차량 등에 건축물 일부가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옮길 자리가 마땅하지 않더라고 주변 공터나 터를 확보해서 원구단 원래 자리로 옮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때 대한제국의 꿈을 지키던 수문장이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을 이겨내고 40년 만에 존재를 알리게 됐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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