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환구단'을 아십니까? 고종황제가 제사를 지낸 제단인데, 일제가 이를 허물고 호텔을 세움으로써 우리 근대사의 비운을 대변하는 곳입니다.
그 환구단의 정문이 60년대말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지금 어디가 있을까요?
박석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우이동의 한 호텔의 문으로 사용되고있는 목조건축물, 덕수궁 대한문보다 조금 적은 규모지만 고풍스러운 격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붕 위 용머리 장식과 잡상은 물론 기와에 새겨진 봉황과 용의 무늬, 지붕 아래 있는 홍살문과 손잡이 철편에 박힌 용 문양도 궁궐 문에서만 볼수있는 양식입니다.
<인터뷰> 신응수(무형문화재/경복궁 복원 책임자): "여느 이런 데서 한 게 아니고, 기둥 맞춤이라든지 우리 전통적인 궁궐 양식이 그대로 보존이 잘 돼 있는 건물인데..."
이 건물의 사연은 1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97년 고종은 황제 즉위를 선포하면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환구단을 만들지만, 일제는 1914 년 이를 허물어낸 뒤 그 자리에 호텔을 지었습니다.
이후 환구단 정문은 호텔 대문 노릇을 해야만 했고, 이마저 60년대 후반에는 철거된 뒤 다른 호텔에 매입돼 우이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호텔 관계자: "현판이 원래는 황제가 친필로 쓰신 것인데, 그것은 지금(당시) 찾다가 못 찾아가지고, 이건 그냥 자기네가 써가지고 붙인 거라고 그러더라구요."
지붕 회칠이 이전 과정에서 제거되고, 단청이 일부 덧칠되기는 했지만 위엄은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송인호(서울시립대 교수): "대한제국 시절에 지어졌던 국가 기념 시설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가능하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드나드는 차량 등에 건축물 일부가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옮길 자리가 마땅하지 않더라고 주변 공터나 터를 확보해서 원구단 원래 자리로 옮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때 대한제국의 꿈을 지키던 수문장이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을 이겨내고 40년 만에 존재를 알리게 됐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환구단'을 아십니까? 고종황제가 제사를 지낸 제단인데, 일제가 이를 허물고 호텔을 세움으로써 우리 근대사의 비운을 대변하는 곳입니다.
그 환구단의 정문이 60년대말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지금 어디가 있을까요?
박석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우이동의 한 호텔의 문으로 사용되고있는 목조건축물, 덕수궁 대한문보다 조금 적은 규모지만 고풍스러운 격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붕 위 용머리 장식과 잡상은 물론 기와에 새겨진 봉황과 용의 무늬, 지붕 아래 있는 홍살문과 손잡이 철편에 박힌 용 문양도 궁궐 문에서만 볼수있는 양식입니다.
<인터뷰> 신응수(무형문화재/경복궁 복원 책임자): "여느 이런 데서 한 게 아니고, 기둥 맞춤이라든지 우리 전통적인 궁궐 양식이 그대로 보존이 잘 돼 있는 건물인데..."
이 건물의 사연은 1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97년 고종은 황제 즉위를 선포하면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환구단을 만들지만, 일제는 1914 년 이를 허물어낸 뒤 그 자리에 호텔을 지었습니다.
이후 환구단 정문은 호텔 대문 노릇을 해야만 했고, 이마저 60년대 후반에는 철거된 뒤 다른 호텔에 매입돼 우이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호텔 관계자: "현판이 원래는 황제가 친필로 쓰신 것인데, 그것은 지금(당시) 찾다가 못 찾아가지고, 이건 그냥 자기네가 써가지고 붙인 거라고 그러더라구요."
지붕 회칠이 이전 과정에서 제거되고, 단청이 일부 덧칠되기는 했지만 위엄은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송인호(서울시립대 교수): "대한제국 시절에 지어졌던 국가 기념 시설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가능하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드나드는 차량 등에 건축물 일부가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옮길 자리가 마땅하지 않더라고 주변 공터나 터를 확보해서 원구단 원래 자리로 옮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때 대한제국의 꿈을 지키던 수문장이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을 이겨내고 40년 만에 존재를 알리게 됐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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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국 환구단 정문 발견
-
- 입력 2007-08-24 21:25:48
<앵커 멘트>
'환구단'을 아십니까? 고종황제가 제사를 지낸 제단인데, 일제가 이를 허물고 호텔을 세움으로써 우리 근대사의 비운을 대변하는 곳입니다.
그 환구단의 정문이 60년대말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지금 어디가 있을까요?
박석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우이동의 한 호텔의 문으로 사용되고있는 목조건축물, 덕수궁 대한문보다 조금 적은 규모지만 고풍스러운 격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붕 위 용머리 장식과 잡상은 물론 기와에 새겨진 봉황과 용의 무늬, 지붕 아래 있는 홍살문과 손잡이 철편에 박힌 용 문양도 궁궐 문에서만 볼수있는 양식입니다.
<인터뷰> 신응수(무형문화재/경복궁 복원 책임자): "여느 이런 데서 한 게 아니고, 기둥 맞춤이라든지 우리 전통적인 궁궐 양식이 그대로 보존이 잘 돼 있는 건물인데..."
이 건물의 사연은 1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97년 고종은 황제 즉위를 선포하면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환구단을 만들지만, 일제는 1914 년 이를 허물어낸 뒤 그 자리에 호텔을 지었습니다.
이후 환구단 정문은 호텔 대문 노릇을 해야만 했고, 이마저 60년대 후반에는 철거된 뒤 다른 호텔에 매입돼 우이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호텔 관계자: "현판이 원래는 황제가 친필로 쓰신 것인데, 그것은 지금(당시) 찾다가 못 찾아가지고, 이건 그냥 자기네가 써가지고 붙인 거라고 그러더라구요."
지붕 회칠이 이전 과정에서 제거되고, 단청이 일부 덧칠되기는 했지만 위엄은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송인호(서울시립대 교수): "대한제국 시절에 지어졌던 국가 기념 시설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가능하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드나드는 차량 등에 건축물 일부가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옮길 자리가 마땅하지 않더라고 주변 공터나 터를 확보해서 원구단 원래 자리로 옮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때 대한제국의 꿈을 지키던 수문장이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을 이겨내고 40년 만에 존재를 알리게 됐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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