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녹차에 농약 “없다” vs “있다”…소비자 혼란

입력 2007.08.3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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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부 녹차 제품의 고독성 농약 검출 소식으로 녹차 소비가 현저하게 줄어 드는등 녹차 생산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농림부가 오늘 조사결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신뢰회복은 불투명해 보입니다.

이수연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즘 매장에서는 녹차를 사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달 초순쯤 일부 녹차 제품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부터입니다.

<인터뷰> 변태희(대형 마트 건강 차 담당) : "월 초에 비해 녹차 매출은 30% 정도 줄었고요, 그 대신에 유기농 녹차가 다른 차 매출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녹차 재배 농가들은 그야말로 비상입니다.

녹차 잎 가격이 2년 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내다 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문사성(친환경 녹차 재배 농가) : "친환경 무농약으로 인증을 받았음에도 이번 여파로 인해서 수요가 적으니까, 가공공장에서 수매를 해가지 않습니다."

녹차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농림부는 전남 보성과 경남 하동 등지에서 대대적인 잔류 농약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보름 동안 녹차 농가 백여 곳을 검사한 결과는 '안전하다'.

농약 기준치를 넘은 곳이 한 곳도 없다는 것입니다.

녹차 제품 2가지에서 기준치 이상의 농약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와는 다른 결과입니다.

산지에서는 안 나오는 농약이 제품에서는 나오는 상황.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따름입니다.

<인터뷰> 노예림(서울시 석촌동) :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끔, 누가 책임지고 정확하게 검사를 해줘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다른지 굉장히 혼란스럽고 의문이 가는데요."

이에 대해 식약청 측은 표본을 어떻게 고르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녹차 제조 과정에서 국산 원료에 농약에 오염된 수입 원료가 섞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수입 녹차 원료에 대한 농약 안전성 관리가 더욱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5년 새 2배 이상 늘어난 중국산 녹차 원료에 대한 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규승(충남대학교 농생명대학 교수) : "아주 최신의 농약이라든지 혹은 우리나라에서 검사 항목에서 빠져 있는 농약은 우리나라의 검사를 통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자 농림부는 녹차에 대한 안전성 관리를 크게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전국의 녹차 재배농가 4천 4백여 곳 가운데 지난해 농약 잔류 검사를 받은 곳은 45곳. 단 1%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는 전체 농가에 대해 검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어 안전성이 검증된 녹차만 수확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수입 원료를 국산으로 속이는 것을 막기 위해 원산지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정승(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 "수입품이 국산으로 둔갑해서 판매되거나 국산하고 혼합해서 판매되는 걸 방지해서 국산 녹차에 대한 믿음을 소비자에게 주기 위해 더욱 강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농산물 안전수칙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농민들의 의식 변화입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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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녹차에 농약 “없다” vs “있다”…소비자 혼란
    • 입력 2007-08-30 21:25:22
    뉴스 9
<앵커 멘트> 일부 녹차 제품의 고독성 농약 검출 소식으로 녹차 소비가 현저하게 줄어 드는등 녹차 생산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농림부가 오늘 조사결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신뢰회복은 불투명해 보입니다. 이수연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즘 매장에서는 녹차를 사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달 초순쯤 일부 녹차 제품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부터입니다. <인터뷰> 변태희(대형 마트 건강 차 담당) : "월 초에 비해 녹차 매출은 30% 정도 줄었고요, 그 대신에 유기농 녹차가 다른 차 매출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녹차 재배 농가들은 그야말로 비상입니다. 녹차 잎 가격이 2년 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내다 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문사성(친환경 녹차 재배 농가) : "친환경 무농약으로 인증을 받았음에도 이번 여파로 인해서 수요가 적으니까, 가공공장에서 수매를 해가지 않습니다." 녹차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농림부는 전남 보성과 경남 하동 등지에서 대대적인 잔류 농약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보름 동안 녹차 농가 백여 곳을 검사한 결과는 '안전하다'. 농약 기준치를 넘은 곳이 한 곳도 없다는 것입니다. 녹차 제품 2가지에서 기준치 이상의 농약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와는 다른 결과입니다. 산지에서는 안 나오는 농약이 제품에서는 나오는 상황.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따름입니다. <인터뷰> 노예림(서울시 석촌동) :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끔, 누가 책임지고 정확하게 검사를 해줘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다른지 굉장히 혼란스럽고 의문이 가는데요." 이에 대해 식약청 측은 표본을 어떻게 고르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녹차 제조 과정에서 국산 원료에 농약에 오염된 수입 원료가 섞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수입 녹차 원료에 대한 농약 안전성 관리가 더욱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5년 새 2배 이상 늘어난 중국산 녹차 원료에 대한 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규승(충남대학교 농생명대학 교수) : "아주 최신의 농약이라든지 혹은 우리나라에서 검사 항목에서 빠져 있는 농약은 우리나라의 검사를 통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자 농림부는 녹차에 대한 안전성 관리를 크게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전국의 녹차 재배농가 4천 4백여 곳 가운데 지난해 농약 잔류 검사를 받은 곳은 45곳. 단 1%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는 전체 농가에 대해 검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어 안전성이 검증된 녹차만 수확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수입 원료를 국산으로 속이는 것을 막기 위해 원산지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정승(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 "수입품이 국산으로 둔갑해서 판매되거나 국산하고 혼합해서 판매되는 걸 방지해서 국산 녹차에 대한 믿음을 소비자에게 주기 위해 더욱 강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농산물 안전수칙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농민들의 의식 변화입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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