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젊어진 한국 미술 시장

입력 2008.05.31 (21:50) 수정 2008.05.3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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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술 시장이 젊어졌습니다.
실력있는 젊은 작가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작품을 구입하는 2-30대 젊은 수요자 층이 국내 미술시장의 또 다른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평범한 동네 골목길 모퉁이에 자리잡은 작은 그림 가게.

30만원 안팎의 비교적 저렴한 작품과 함께 작가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골목길 즉석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

그림 가게를 통해 만난 '그림 계' 회원들입니다.

한 달에 3만 원씩 모은 곗돈은 꼭, 그림을 사는데만 쓰기로 한 젊은 직장인들입니다.

<인터뷰> 신용숙('그림 계' 회원) : " 처음에 와서 보고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자꾸 눈앞에 아른거리더라구요. 그래서 그림계로 모은 돈에 조금 더 보태서 그림 두 점을 샀어요."



자영업을 하는 32살 손혜진씨의 요즘 취미는 미술품 수집입니다.

비교적 저평가돼 있는 젊은 작가들 위주로 산 작품 중엔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뛴 것도 있습니다.

<인터뷰> 손혜진(서울시 이촌동) : "예술작품을 소유하고 있다는 만족도와 다른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듯이 결실로 돌아왔을 때 재테크적인 부분에도 충족이 되니까..."
젊은 수집가들이 늘어난 것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2,30대 전문직을 중심으로 문화 예술을 '제대로' 즐기고, 투자하려는 계층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유명 원로작가들을 선호했던 예전의 애호가들과는 다릅니다.

추상보다는 사실적이어서 이해하기 쉬운 구상계열의 작품에 애정을 쏟고, 소재나 주제에서 같은 정서를 느끼는 젊은 작가에게 친숙한 게 특징입니다.

<인터뷰> 김승권(카이스갤러리 전시팀장) : "기존 원로 작가들이나 중견 작가들보다 아무래도 컬렉션하기 쉽고, 가격 면에도 장점이 있었고..."

젊은 작가 바람은 해외에서 더 거셉니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억대 낙찰가를 기록한 한국 작가 5명가운데 3명은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젊은 작갑니다.

외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뒤 국내에서도 다시 바람을 일으키는 식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서울 외곽에 자리잡은 가나아트센터의 아틀리에.

젊은 작가들에게 작업 공간과 함께 전시 기회도 제공합니다.

<인터뷰> 정규리(화가) : "다들 열심히 하시니까 저도 헤이해지거나 나태해질 여유를 좀 덜 갖는 것 같아요."

미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업 화랑들도 실력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일에 정성을 쏟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는 젊은 작가의 작품을 투자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인터뷰> 최병식(교수/미술 평론가) : "당장의 작품 수준보다는 앞으로 이 작가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시아 미술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 미술 시장.

폭넓어진 수요자층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힘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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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와 사람] 젊어진 한국 미술 시장
    • 입력 2008-05-31 21:20:34
    • 수정2008-05-31 22: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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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술 시장이 젊어졌습니다. 실력있는 젊은 작가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작품을 구입하는 2-30대 젊은 수요자 층이 국내 미술시장의 또 다른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평범한 동네 골목길 모퉁이에 자리잡은 작은 그림 가게. 30만원 안팎의 비교적 저렴한 작품과 함께 작가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골목길 즉석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 그림 가게를 통해 만난 '그림 계' 회원들입니다. 한 달에 3만 원씩 모은 곗돈은 꼭, 그림을 사는데만 쓰기로 한 젊은 직장인들입니다. <인터뷰> 신용숙('그림 계' 회원) : " 처음에 와서 보고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자꾸 눈앞에 아른거리더라구요. 그래서 그림계로 모은 돈에 조금 더 보태서 그림 두 점을 샀어요." 자영업을 하는 32살 손혜진씨의 요즘 취미는 미술품 수집입니다. 비교적 저평가돼 있는 젊은 작가들 위주로 산 작품 중엔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뛴 것도 있습니다. <인터뷰> 손혜진(서울시 이촌동) : "예술작품을 소유하고 있다는 만족도와 다른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듯이 결실로 돌아왔을 때 재테크적인 부분에도 충족이 되니까..." 젊은 수집가들이 늘어난 것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2,30대 전문직을 중심으로 문화 예술을 '제대로' 즐기고, 투자하려는 계층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유명 원로작가들을 선호했던 예전의 애호가들과는 다릅니다. 추상보다는 사실적이어서 이해하기 쉬운 구상계열의 작품에 애정을 쏟고, 소재나 주제에서 같은 정서를 느끼는 젊은 작가에게 친숙한 게 특징입니다. <인터뷰> 김승권(카이스갤러리 전시팀장) : "기존 원로 작가들이나 중견 작가들보다 아무래도 컬렉션하기 쉽고, 가격 면에도 장점이 있었고..." 젊은 작가 바람은 해외에서 더 거셉니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억대 낙찰가를 기록한 한국 작가 5명가운데 3명은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젊은 작갑니다. 외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뒤 국내에서도 다시 바람을 일으키는 식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서울 외곽에 자리잡은 가나아트센터의 아틀리에. 젊은 작가들에게 작업 공간과 함께 전시 기회도 제공합니다. <인터뷰> 정규리(화가) : "다들 열심히 하시니까 저도 헤이해지거나 나태해질 여유를 좀 덜 갖는 것 같아요." 미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업 화랑들도 실력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일에 정성을 쏟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는 젊은 작가의 작품을 투자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인터뷰> 최병식(교수/미술 평론가) : "당장의 작품 수준보다는 앞으로 이 작가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시아 미술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 미술 시장. 폭넓어진 수요자층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힘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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