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메모] 달러화 강세 영향은?

<앵커 멘트>

지난해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이후 추락을 거듭하던 달러화 가치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도 어느새 1달러에 1030원 선을 넘어서면서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질문 1>

최 기자!

달러 가치가 그동안 세계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는데 이게 방향이 바꿨다고요?

<답변 1>

아직 추세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섰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최근 달러화가 유로화나 엔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오늘 새벽 끝난 유럽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유로의 가치는 1유로에 1.49달러를 기록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유로화 대비 달러의 가치가 3.8% 이상 올랐습니다.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어제까지 1달러에 109엔 선을 기록하면서 2%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6개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가 지난주 3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질문 2>

달러 가치가 왜 이렇게 가파르게 오르는 것입니까?

<답변 2>

달러 가치 상승은 사실 미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났다기보다는 유럽이나 일본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를 올려놓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지난 7일 유럽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밝힌 것이 유로 하락, 달러 상승 추세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습니다.

일본 관료들도 최근 잇따라 일본 경기가 침체 기미가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엔화도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국제유가가 최근 1배럴에 110달러 선으로 급격하게 내려앉은 것도 달러 강세의 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상품가격의 고공행진에 베팅했던 투자 자금이 유럽과 일본 등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하게 되면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달러를 사두자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아직 추세적인 현상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시장의 심리가 달러 강세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질문 3>

그럼 우리나라 외환시장을 좀 살펴볼까요?

그동안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까지 풀어서까지 환율 안정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최근 점점 상황이 달라지고 있죠?

<답변 3>

네, 지난달 7일 정부와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환율 안정을 위해 개입을 하겠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는데요.

그 이후 안정을 찾는듯한 환율이 이제 다시 1030원대로 올랐습니다.

어제까지 3거래일 동안 1달러에 거의 20원 가까이 오르면서 곧바로 1031원대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어제는 장중 한때 1037원 선까지 올랐지만, 정부의 구두 개입과 10억 달러 정도 매도 개입도 들어오면서 상승폭이 좀 줄었습니다.

외환 전문가들은 이처럼 환율이 최근 급등하는 것은 세계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달러 강세가 1차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 4>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가 가장 궁금한데요?

<답변 4>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이렇게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우리 경제에 양날의 칼이 되고 있는데요.

우선 수출업체들에겐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자재 가격이 좀 낮아지는데다 수출 단가가 높아지는 등 수출 업체에겐 채산성이 좋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고요.

하지만,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기 때문에 하반기 경제운용에서 물가 상승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우리 정부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일단 급격한 환율 상승은 위험할 수 있다며 시장 개입을 계속하고 있지만, 지난달 100억 달러 이상 외환보유액을 까먹으면서까지 개입한 정부로선 시장의 대세를 거스르기엔 좀 역부족인 모습입니다.

또 물가를 잡기 위해 금통위가 기준 금리를 올린 것도 환율로 물가를 잡기 위한 개입을 좀 줄일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여지면서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