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문화재 복원, 오히려 훼손
입력 2009.01.29 (06:57)
수정 2009.01.2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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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랜 세월을 견뎌온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들이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훼손'되거나 '왜곡'되고 있습니다.
문화재들이 엉터리로 복원되고 있는 실태를 김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
이 세계 유산이 인쇄된 흥덕사 터에, 고려 시대 대표 양식이라며, '금당'이 복원됐습니다.
그러나 장식용 기와인 '치미'는 통일신라시대 기법이고, '지대석'은 백제 양식, 긴 '처마'와 좁고 복잡한 내부는 시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녹취> 복원 참여 학자 : "(고려 시대) 건물 비례 관계나 가옥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고, 장인들도 당시 고려시대 (전문) 목수가 없었다"
KBS가 단독으로 '흥덕사 복원 관련 자문회의' 녹취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전문가들은 '금당'복원이 '졸속 추진'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복원 참여 학자 2 : "무언가 지상에 건물의 형태가 만들어지기를 원하는 지자체의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
최근 복원된 조선시대 관아인, '청주 동헌'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대청마루엔 버젓이, 일본의 대표 건축양식인 높은 단,'누마루'가 만들어지고, 열린 공간에서나 볼 수 있는 대보 '조각'은 꽉 막힌 '벽'장식으로 변형됐습니다.(cg)
<녹취>동헌 복원 관계자 : "구멍이 있으니까 구멍을 맞춰야한다 해서 처음에는 방을 만들었는데, 만들고 보니가 전혀 안 맞았다."
심지어 원래부터 파여 있던 동헌 기둥의 수십여 개 입방 홈은 이렇게 새 나무로 모두 메워 놓았습니다.
문화재 복원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은채 시행기관의 예산이나, 추진일정 등에 맞춰 형식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손윤목(충청북도 문화재 담당) : "예산도 정부에서 지원이 끊겨 힘들다."
당국의 획일적인 행정과 전문 인력 부족으로 소중한 문화재가 복원이라는 미명 아래 오히려 훼손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들이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훼손'되거나 '왜곡'되고 있습니다.
문화재들이 엉터리로 복원되고 있는 실태를 김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
이 세계 유산이 인쇄된 흥덕사 터에, 고려 시대 대표 양식이라며, '금당'이 복원됐습니다.
그러나 장식용 기와인 '치미'는 통일신라시대 기법이고, '지대석'은 백제 양식, 긴 '처마'와 좁고 복잡한 내부는 시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녹취> 복원 참여 학자 : "(고려 시대) 건물 비례 관계나 가옥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고, 장인들도 당시 고려시대 (전문) 목수가 없었다"
KBS가 단독으로 '흥덕사 복원 관련 자문회의' 녹취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전문가들은 '금당'복원이 '졸속 추진'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복원 참여 학자 2 : "무언가 지상에 건물의 형태가 만들어지기를 원하는 지자체의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
최근 복원된 조선시대 관아인, '청주 동헌'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대청마루엔 버젓이, 일본의 대표 건축양식인 높은 단,'누마루'가 만들어지고, 열린 공간에서나 볼 수 있는 대보 '조각'은 꽉 막힌 '벽'장식으로 변형됐습니다.(cg)
<녹취>동헌 복원 관계자 : "구멍이 있으니까 구멍을 맞춰야한다 해서 처음에는 방을 만들었는데, 만들고 보니가 전혀 안 맞았다."
심지어 원래부터 파여 있던 동헌 기둥의 수십여 개 입방 홈은 이렇게 새 나무로 모두 메워 놓았습니다.
문화재 복원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은채 시행기관의 예산이나, 추진일정 등에 맞춰 형식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손윤목(충청북도 문화재 담당) : "예산도 정부에서 지원이 끊겨 힘들다."
당국의 획일적인 행정과 전문 인력 부족으로 소중한 문화재가 복원이라는 미명 아래 오히려 훼손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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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터리’ 문화재 복원, 오히려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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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9-01-29 06:25:03
- 수정2009-01-29 11:50:29
<앵커 멘트>
오랜 세월을 견뎌온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들이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훼손'되거나 '왜곡'되고 있습니다.
문화재들이 엉터리로 복원되고 있는 실태를 김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
이 세계 유산이 인쇄된 흥덕사 터에, 고려 시대 대표 양식이라며, '금당'이 복원됐습니다.
그러나 장식용 기와인 '치미'는 통일신라시대 기법이고, '지대석'은 백제 양식, 긴 '처마'와 좁고 복잡한 내부는 시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녹취> 복원 참여 학자 : "(고려 시대) 건물 비례 관계나 가옥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고, 장인들도 당시 고려시대 (전문) 목수가 없었다"
KBS가 단독으로 '흥덕사 복원 관련 자문회의' 녹취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전문가들은 '금당'복원이 '졸속 추진'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복원 참여 학자 2 : "무언가 지상에 건물의 형태가 만들어지기를 원하는 지자체의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
최근 복원된 조선시대 관아인, '청주 동헌'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대청마루엔 버젓이, 일본의 대표 건축양식인 높은 단,'누마루'가 만들어지고, 열린 공간에서나 볼 수 있는 대보 '조각'은 꽉 막힌 '벽'장식으로 변형됐습니다.(cg)
<녹취>동헌 복원 관계자 : "구멍이 있으니까 구멍을 맞춰야한다 해서 처음에는 방을 만들었는데, 만들고 보니가 전혀 안 맞았다."
심지어 원래부터 파여 있던 동헌 기둥의 수십여 개 입방 홈은 이렇게 새 나무로 모두 메워 놓았습니다.
문화재 복원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은채 시행기관의 예산이나, 추진일정 등에 맞춰 형식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손윤목(충청북도 문화재 담당) : "예산도 정부에서 지원이 끊겨 힘들다."
당국의 획일적인 행정과 전문 인력 부족으로 소중한 문화재가 복원이라는 미명 아래 오히려 훼손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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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wak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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