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분양시장 ‘꿈틀’…대박 꿈 ‘떴다방’ 기승

입력 2009.05.20 (09:01) 수정 2009.05.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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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동산 시장,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요?

미분양 아파트를 땡처리 한다는 기사를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다시 떴다방이 기승을 부린다니, 정말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유동성이 급증했는데, 이 자금이 결국 부동산 투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큽니다.

박석호 기자? 요즘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리포트>

실물자산 가치가 회복된다는 것은 경기회복을 향한 청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떴다방까지 등장해서 불법 전매를 조장하는 상황이라면 과열이나 투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부동산 시장을 다녀왔습니다.

지난주에 문을 연 인천의 한 견본주택입니다.

평일 오후인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공급 분량은 총 3천여 세대인데, 문을 연 첫 날에만 5천 여 명, 지난 주말 동안 2만 여 명의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인터뷰> 이성희(서울 논현동) : "청라지구가 뜬다고 하니까 집을 사놓으면 집값이 좀 오르지 않을까 (해서) 청약 받으려고 집 좀 알아보려고 왔어요."

<인터뷰> 김경옥(서울 창동) : "(아파트) 단지도 넓고 투자 가치도 있는 것 같고 좋을 것 같아서요."

지난달부터 청약 접수를 시작한 인천 송도와 청라지구 아파트는 네 곳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고, 최고 285대 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까지 기록했습니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미분양을 우려했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상황입니다.

<인터뷰> 손병희(건설업체 관계자) : "각종 개발 호재가 있고 정부의 부동산 완화 정책과 함께 청약률이 최소 10 대 1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견본주택 방문객 : "남한테 전세나 놓고 있다가 (집값) 좀 오르면 투자 목적이 되겠죠."

<녹취> 견본주택 방문객 : "여기는 전매제한이 없으니까 투자 목적으로 거의 그런 목적으로 하고 있죠."

이러한 분양 열기를 타고 일부 현장에는 불법 전매를 알선하는 속칭 ‘떴다방’들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녹취> 이동식 중개업자 : "오늘 계약하시면 내일 파셔도 돼요. 저희가 (프리미엄) 붙여서 팔아 드려요. 지금 천3백만 원에 사셔서 2천만 원에 팔 수도 있고요."

하루에 7백만 원을 벌게 해준다는 얘긴데요, 인근의 다른 견본주택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떴다방들이 아예 천막까지 쳐놓고 불법 전매를 부추기고 있었습니다.

<녹취> 이동식 중개업자 : "팔리죠. 무조건 팔린다는 건 거짓말이고 아주 좋은 건 그런 경우가 많아요. 오늘 샀다가 오늘 파는... 오늘 오전에는 6,7백만 원에서 시작했다가 현재는 천2,3백만 원까지 지금 얘기를 하고 있어요."

사람들 역시 이런 떴다방의 재등장이 낯설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녹취> 견본주택 방문객 : "(분양권) 당첨이 되면 전화가 오던데요."

<인터뷰> 신명철(인천광역시 송현동) : "전화번호를 알려줬더니 계속 전화가 오더래요. 프리미엄 얼마를 줄 테니 (분양권을) 팔라고요."

하지만 인근 부동산에서 들은 얘기는 떴다방들의 말과는 달랐습니다.

실제 거래에서 수천만 원의 웃돈이 붙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녹취> 공인중개소 : "요즘 같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실제 거래가) 많지 않을 거예요. 아직 (경기가) 불안하잖아요."

그런데 왜 사람들이 몰릴까?

전문가들은 금융권 단기 자금, 그러니까 언제든지 통장에서 뽑아 쓸 수 있는 돈이 800조 원을 넘어서면서, 이런 과잉유동성 가운데 일부가 부동산 투기에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전매기한 축소와 양도세 한시 감면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도 영향 요인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서울 강남과 경기도 하남 등 핵심요지의 그린벨트가 풀리면 부동산 시장의 투기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런 투기 수요는 특정지역에만 몰릴 뿐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학원(부동산정보업체 대표) : "지금 현재 실물경제가 악화되어 있고 부동산 경기에 대한 회복이 아직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도 송도 청라 일부 지역만 청약 광풍이 일고 있고요. 기타 분양가가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미분양이 남아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습니다."

결국 일부 투기 세력만 이익을 본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현재 이를 부추기는 떴다방에 대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있습니다.

경기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투기부터 찾아온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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