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역으로 변한 도심 철로변

입력 2001.04.24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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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시내 한 도심 철로 주변이 청소년 탈선지역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술, 담배와 폭행이 난무하는데다 안전사고까지 우려됩니다.
그 현장을 이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로변에 학생들이 하나, 둘씩 모여듭니다.
저마다 숨겨 놓은 담배를 꺼내 피우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이 늘고 이제는 한 반 규모의 학생들이 도심 철로를 점령해 버립니다.
한쪽에서는 여러 명에 둘러싸인 한 학생이 별다른 저항도 못하고 폭행을 당합니다.
철로와 주택가 사이에서는 두세 대의 오토바이에 올라 탄 학생들이 폭주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청소년 탈선지역으로 변한 도심 철로는 주택가와는 불과 4, 5m, 학교에서도 100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교사의 지도는커녕 지나가는 어른들은 무심히 바라보기만 할 뿐입니다.
심지어 학생들이 무서워 못 본 척 하고 피해가는 어른도 있습니다.
⊙고교 2년생: 담배 피우고 그래도 하지 말라는 사람 없어요.
⊙기자: 이런 장면이 동네 어린이들에게도 그대로 노출되지만 주민들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이애란(주민): 소리 나고 싸우고 그러니까 여기 길을 막았어요.
그런데 길을 막았는데 젊은 애들이어 가지고 뛰어 넘어요.
⊙기자: 마을 주민들은 오랫동안 이곳이 청소년들의 탈선지역이었다고 말합니다.
⊙박승철(주민): 수업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낮이고 밤이고 와 가지고 술에 취하고 담배도 피고 패싸움도 하고 그런 경우가...
⊙기자: 게다가 수시로 기차가 지나가면서 언제 사고를 당할지 모를 위험마저 큽니다.
이렇게 도심 철로변이 청소년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지만 이곳에 있는 안전장치라곤 통행금지 표지판 하나밖에 없습니다.
제 구실을 못하는 경고문처럼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청소년들의 탈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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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범지역으로 변한 도심 철로변
    • 입력 2001-04-24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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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시내 한 도심 철로 주변이 청소년 탈선지역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술, 담배와 폭행이 난무하는데다 안전사고까지 우려됩니다. 그 현장을 이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로변에 학생들이 하나, 둘씩 모여듭니다. 저마다 숨겨 놓은 담배를 꺼내 피우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이 늘고 이제는 한 반 규모의 학생들이 도심 철로를 점령해 버립니다. 한쪽에서는 여러 명에 둘러싸인 한 학생이 별다른 저항도 못하고 폭행을 당합니다. 철로와 주택가 사이에서는 두세 대의 오토바이에 올라 탄 학생들이 폭주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청소년 탈선지역으로 변한 도심 철로는 주택가와는 불과 4, 5m, 학교에서도 100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교사의 지도는커녕 지나가는 어른들은 무심히 바라보기만 할 뿐입니다. 심지어 학생들이 무서워 못 본 척 하고 피해가는 어른도 있습니다. ⊙고교 2년생: 담배 피우고 그래도 하지 말라는 사람 없어요. ⊙기자: 이런 장면이 동네 어린이들에게도 그대로 노출되지만 주민들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이애란(주민): 소리 나고 싸우고 그러니까 여기 길을 막았어요. 그런데 길을 막았는데 젊은 애들이어 가지고 뛰어 넘어요. ⊙기자: 마을 주민들은 오랫동안 이곳이 청소년들의 탈선지역이었다고 말합니다. ⊙박승철(주민): 수업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낮이고 밤이고 와 가지고 술에 취하고 담배도 피고 패싸움도 하고 그런 경우가... ⊙기자: 게다가 수시로 기차가 지나가면서 언제 사고를 당할지 모를 위험마저 큽니다. 이렇게 도심 철로변이 청소년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지만 이곳에 있는 안전장치라곤 통행금지 표지판 하나밖에 없습니다. 제 구실을 못하는 경고문처럼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청소년들의 탈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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