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풍그룹 박 총재의 비밀
입력 2010.06.07 (08:35)
수정 2010.06.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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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그 유치활동의 핵심인물은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인 대풍그룹의 총재 박철수씨 입니다.
그런데 중국동포사업가였던 박 씨는 남북 경협 과정에서 돈을 가로채 국내에서 구속된 적이 있는 것으로 취재파일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박 씨의 이런 행적을 잘 알고 있는 국내 경협사업가들은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취재파일이 대풍그룹 박철수 총재의 행적을 취재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신흥 상업 지역 왕징에 최신 건물이 서 있습니다.
여기에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입주해 있습니다.
북한이 외자유치를 위해 설립한 기업입니다.
이 기업의 총재는 중국동포 박철수 씨입니다.
<녹취> 대풍 그룹 관계자 : "(총재님이 출근은 그쪽으로 하시는 거죠?) 이쪽으로요? 네. (베이징에 계시긴 계시네요? 평양에 안 계시고? 요즘에는 없습니다. (베이징엔) 요즘에 안 계십니다.)
박 총재는 지난 2000년 남북 경협에 참가한 중국동포 사업가였습니다.
52살인 박 씨는 연변대를 졸업하고 중국 석유기업에 입사해 간부에 오른 인사입니다.
이때 석유를 매개로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박씨와의 남북 협력 사업은 그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남북 경제협력이 한창이던 지난 2000년, 박철수 씨는 삼성물산과 수산물 수출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박 씨는 삼성물산 측과 계약한 중국 측 기업의 부사장으로 행세했습니다.
<녹취> 당시 삼성물산 관계자 : "북한에서 잡은 수산물이 내려오면 그걸 이제 삼성에서 팔아서 현금을 만들어서 일부 (직접) 주고 일부는 박철수가 지정한 중국은행 계좌로 송금하고 그리고 박철수 그거 찾아서 북한에 전달해줬습니다."
삼성물산 측은 북한에 어선과 어구 등을 보내줬고 북한은 잡은 수산물을 삼성물산 측에 제공했습니다.
<녹취> 당시 삼성물산 관계자 : "원가는 바다에 있는 거니까 건져 올려야 되는거니까 되니까 어구 있어야 되니까 제일 큰 게 배 값이죠. 배를 8백톤 짜리 한 척 준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상당히 큰 배입니다. 사서 (북한에) 투입시켜 준거지."
북한 수산물은 품질이 좋아 처음엔 경협이 순조로웠습니다.
그런데 북으로 송금한 금액보다 수산물이 점차 적게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계약 1년 만인 지난 2001년 4월부터는 물건이 아예 끊겨버렸다고 합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처음에 잘 내려오다가 점점 양도 줄어들고 급기야 운반선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운반선 빈 배로 들어왔으니까..."
뒤늦게 남측 중개인이 확인한 결과 박 씨는 삼성 측과 계약을 맺은 중국 측 회사의 실제 부사장도 아니었습니다.
중국 측에서 북한에 사람을 보내 확인해 보니 북한은 북한대로 수산물 값의 일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거래대금이 중간에서 일부 사라진 것입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중국) 훈춘 사람들을 북한에 보내서 어떻게 된 상황이냐 물어보니까 박철수가 돈을 전달해 주지 않아서 뭐 선원들 월급도 못주고 있다 이렇게 얘기 하니까 박철수가 중간에서 돈을 해 먹은 거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박 씨의 혐의를 알게 된 부산 지검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검찰은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던 박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검찰의 구속 수사가 진행되면서 박 씨의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박 씨는 북한에 넘겨야 할 수출 대금을 일부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 씨가 가로챈 돈은 모두 10억 원이 넘은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박철수는 한국에서 체포돼서 바로 그냥 구치소에 구속됐고 그 사업은 그걸로 끝난 것입니다. 배도 찾을 길 없고..."
박 씨는 이 과정에서 외환거래법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외화를 반출할 경우 외환 당국에 미리 신고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박씨는 12차례에 걸쳐 50만 달러를 중국으로 몰래 반출한 것입니다.
또 박 씨는 위조된 사문서를 사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박 씨를 위조 사문서 행사와 외환거래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녹취> 서복현(당시 부산지원 주심 판사) : "위조 사문서 행사는 중국 측 회사의 직인을 (임의로) 찍고 한 것이고 외국환 관리법은 그 때 송금 과정에서 정식으로 달러 환전하고 수출입 은행을 통해 송금해야하는데 그거 아니고 이렇게 편법으로 갔다는 것입니다."
당시 주심 재판관은 북한과의 무역 특성상 충분한 소명 자료가 없어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박 씨의 행위는 사기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서복현(당시 부산지원 주심 판사) : "따로 써놓지 않았는데 굳이 한다면 물건 사준다고 돈 미리 받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수출해준다고 받아 가고 이행 안 한다면 굳이 본다면 사기가 될 수 있겠죠."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2002년 7월 박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박 씨는 항소를 포기하고 바로 중국으로 출국했습니다.
두 달 넘게 부산 구치소에 구속된 뒤였습니다.
그 뒤 박 씨는 더 이상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8년만인 지난 1월 박철수 씨는 다시 언론에 등장했습니다.
박 씨는 북한이 해외투자유치를 위해 설립한 대풍그룹의 실질적인 실무 책임자입니다.
박씨가 상임부이사장이자 총재로 있는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은 평양에 본부를 두고 홍콩 그리고 이 곳 베이징에 별도의 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올해 초 대풍그룹을 북한의 외자유치를 전담하는 대외경제협력기관으로 선정하고 박씨를 총재로 선출했습니다.
중국 국적을 가진 박 총재는 중국과 남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서 외자 유치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로 북에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총재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임태희 노동부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만남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대풍그룹 관계자 : "총재님 행동에 대해서는 비밀입니다. 내부적으로 많은 내용들을 밖으로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게 그냥 단순하게 무역하고 그런 게 아니고 국가적인 전망과 계획을 발전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에..."
박 총재는 취재진에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지금 개성 공단 문제나 지금 금강산 문제 이런 것들에 대해 박 총재님이 관여하는 부분이 있는가요?) 우리 국가 개발에 당연히 관여하게 됩니다."
박 총재는 천안함 사태로 한참 시끄러운 최근에 중국계 투자자 20여 명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했습니다.
중국투자자를 동행한 박총재의 개성공단 방문을 두고 단순한 시찰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 중국 등 외국기업의 개성공단 유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 총재는 개성공단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밝혔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남쪽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건데 그거 남쪽 정부가 지금 전쟁하자고 접어드는데 그거 해서 뭐합니까? 그거 군사기지 하고 말죠. 원래 군사기지 아닙니까?"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는 북한에 투자를 고려하는 외국인들이 모두 다 관심을 가지는 사업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홍콩 이런 데에서는 금강산 다 개발된다니까 관심 있나요? 모든 사람 다 관심 있죠. 앞으로 우리가 국가적으로 개발하면 되는 거고 이미 다 된 거 있는데 그거 신경 쓸 거 있습니까? 우리 관광 개발 유치해서 관광 문 열면 되는 거고 ..."
또 금강산 관광 중단에 대한 책임이 모두 남한 정부에 있기 때문에 현대 아산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이만한 경제 손실 입혔으면 현대 아산 배상하고 할 건 하고 못하면 법으로 우리가 처리해야 됩니다. 다른 방법 없습니다."
과거 경협과정에서 있었던 행적에 대해 박 총재는 북한 당국이 자신의 결백함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북에서도 이 내용들을 다 속속들이 알고 있나요?) 다 알고 있습니다. (조선인민공화국 공동 문건 있고 중국 대사관 공동 문건 있고 그러면 법적으로 다 된 거 아닙니까? 그때 수사 당시 (증거들) 제출하셨으면?) 그 때 남쪽에서 (제출) 못했지. 구속돼 있어서 못했고 돌아와서 다 했죠. (증거 문건) 다 만들었죠."
박총재는 부산지검에 구속돼 유죄 확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억울한 누명을 쓴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모든 거 정치적으로 악용되기 아주 쉬워요. (정치적으로 모함당하신 건가요?) 정치적으로 아니고 그건 경제적 문제에서 그렇게 모함 당할 때가 있더라고요."
당시 항소를 포기한 것은 중국으로 빨리 돌아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총재는 취재진에게도 강한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다른 사람 말 듣고 보도하면 내가 선생 가만 안 놔둘 것입니다."
어떤 방법 쓰든 간에 국제적 제재와 경제난 속에 외자유치에 나선 북한. 박철수 총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 당국은 외자유치뿐만 아니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서도 박 총재에게 일정한 역할을 맡긴 셈입니다.
투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서 관련 업계 사람들은 외국기업들이 박씨의 투자유치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5년 동안 천2백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북한 평양, 남포 등 8개 도시에 첨단 인프라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박 총재의 앞으로 말과 행동이 주목됩니다.
그 유치활동의 핵심인물은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인 대풍그룹의 총재 박철수씨 입니다.
그런데 중국동포사업가였던 박 씨는 남북 경협 과정에서 돈을 가로채 국내에서 구속된 적이 있는 것으로 취재파일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박 씨의 이런 행적을 잘 알고 있는 국내 경협사업가들은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취재파일이 대풍그룹 박철수 총재의 행적을 취재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신흥 상업 지역 왕징에 최신 건물이 서 있습니다.
여기에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입주해 있습니다.
북한이 외자유치를 위해 설립한 기업입니다.
이 기업의 총재는 중국동포 박철수 씨입니다.
<녹취> 대풍 그룹 관계자 : "(총재님이 출근은 그쪽으로 하시는 거죠?) 이쪽으로요? 네. (베이징에 계시긴 계시네요? 평양에 안 계시고? 요즘에는 없습니다. (베이징엔) 요즘에 안 계십니다.)
박 총재는 지난 2000년 남북 경협에 참가한 중국동포 사업가였습니다.
52살인 박 씨는 연변대를 졸업하고 중국 석유기업에 입사해 간부에 오른 인사입니다.
이때 석유를 매개로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박씨와의 남북 협력 사업은 그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남북 경제협력이 한창이던 지난 2000년, 박철수 씨는 삼성물산과 수산물 수출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박 씨는 삼성물산 측과 계약한 중국 측 기업의 부사장으로 행세했습니다.
<녹취> 당시 삼성물산 관계자 : "북한에서 잡은 수산물이 내려오면 그걸 이제 삼성에서 팔아서 현금을 만들어서 일부 (직접) 주고 일부는 박철수가 지정한 중국은행 계좌로 송금하고 그리고 박철수 그거 찾아서 북한에 전달해줬습니다."
삼성물산 측은 북한에 어선과 어구 등을 보내줬고 북한은 잡은 수산물을 삼성물산 측에 제공했습니다.
<녹취> 당시 삼성물산 관계자 : "원가는 바다에 있는 거니까 건져 올려야 되는거니까 되니까 어구 있어야 되니까 제일 큰 게 배 값이죠. 배를 8백톤 짜리 한 척 준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상당히 큰 배입니다. 사서 (북한에) 투입시켜 준거지."
북한 수산물은 품질이 좋아 처음엔 경협이 순조로웠습니다.
그런데 북으로 송금한 금액보다 수산물이 점차 적게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계약 1년 만인 지난 2001년 4월부터는 물건이 아예 끊겨버렸다고 합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처음에 잘 내려오다가 점점 양도 줄어들고 급기야 운반선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운반선 빈 배로 들어왔으니까..."
뒤늦게 남측 중개인이 확인한 결과 박 씨는 삼성 측과 계약을 맺은 중국 측 회사의 실제 부사장도 아니었습니다.
중국 측에서 북한에 사람을 보내 확인해 보니 북한은 북한대로 수산물 값의 일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거래대금이 중간에서 일부 사라진 것입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중국) 훈춘 사람들을 북한에 보내서 어떻게 된 상황이냐 물어보니까 박철수가 돈을 전달해 주지 않아서 뭐 선원들 월급도 못주고 있다 이렇게 얘기 하니까 박철수가 중간에서 돈을 해 먹은 거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박 씨의 혐의를 알게 된 부산 지검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검찰은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던 박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검찰의 구속 수사가 진행되면서 박 씨의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박 씨는 북한에 넘겨야 할 수출 대금을 일부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 씨가 가로챈 돈은 모두 10억 원이 넘은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박철수는 한국에서 체포돼서 바로 그냥 구치소에 구속됐고 그 사업은 그걸로 끝난 것입니다. 배도 찾을 길 없고..."
박 씨는 이 과정에서 외환거래법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외화를 반출할 경우 외환 당국에 미리 신고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박씨는 12차례에 걸쳐 50만 달러를 중국으로 몰래 반출한 것입니다.
또 박 씨는 위조된 사문서를 사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박 씨를 위조 사문서 행사와 외환거래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녹취> 서복현(당시 부산지원 주심 판사) : "위조 사문서 행사는 중국 측 회사의 직인을 (임의로) 찍고 한 것이고 외국환 관리법은 그 때 송금 과정에서 정식으로 달러 환전하고 수출입 은행을 통해 송금해야하는데 그거 아니고 이렇게 편법으로 갔다는 것입니다."
당시 주심 재판관은 북한과의 무역 특성상 충분한 소명 자료가 없어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박 씨의 행위는 사기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서복현(당시 부산지원 주심 판사) : "따로 써놓지 않았는데 굳이 한다면 물건 사준다고 돈 미리 받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수출해준다고 받아 가고 이행 안 한다면 굳이 본다면 사기가 될 수 있겠죠."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2002년 7월 박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박 씨는 항소를 포기하고 바로 중국으로 출국했습니다.
두 달 넘게 부산 구치소에 구속된 뒤였습니다.
그 뒤 박 씨는 더 이상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8년만인 지난 1월 박철수 씨는 다시 언론에 등장했습니다.
박 씨는 북한이 해외투자유치를 위해 설립한 대풍그룹의 실질적인 실무 책임자입니다.
박씨가 상임부이사장이자 총재로 있는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은 평양에 본부를 두고 홍콩 그리고 이 곳 베이징에 별도의 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올해 초 대풍그룹을 북한의 외자유치를 전담하는 대외경제협력기관으로 선정하고 박씨를 총재로 선출했습니다.
중국 국적을 가진 박 총재는 중국과 남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서 외자 유치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로 북에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총재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임태희 노동부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만남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대풍그룹 관계자 : "총재님 행동에 대해서는 비밀입니다. 내부적으로 많은 내용들을 밖으로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게 그냥 단순하게 무역하고 그런 게 아니고 국가적인 전망과 계획을 발전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에..."
박 총재는 취재진에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지금 개성 공단 문제나 지금 금강산 문제 이런 것들에 대해 박 총재님이 관여하는 부분이 있는가요?) 우리 국가 개발에 당연히 관여하게 됩니다."
박 총재는 천안함 사태로 한참 시끄러운 최근에 중국계 투자자 20여 명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했습니다.
중국투자자를 동행한 박총재의 개성공단 방문을 두고 단순한 시찰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 중국 등 외국기업의 개성공단 유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 총재는 개성공단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밝혔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남쪽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건데 그거 남쪽 정부가 지금 전쟁하자고 접어드는데 그거 해서 뭐합니까? 그거 군사기지 하고 말죠. 원래 군사기지 아닙니까?"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는 북한에 투자를 고려하는 외국인들이 모두 다 관심을 가지는 사업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홍콩 이런 데에서는 금강산 다 개발된다니까 관심 있나요? 모든 사람 다 관심 있죠. 앞으로 우리가 국가적으로 개발하면 되는 거고 이미 다 된 거 있는데 그거 신경 쓸 거 있습니까? 우리 관광 개발 유치해서 관광 문 열면 되는 거고 ..."
또 금강산 관광 중단에 대한 책임이 모두 남한 정부에 있기 때문에 현대 아산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이만한 경제 손실 입혔으면 현대 아산 배상하고 할 건 하고 못하면 법으로 우리가 처리해야 됩니다. 다른 방법 없습니다."
과거 경협과정에서 있었던 행적에 대해 박 총재는 북한 당국이 자신의 결백함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북에서도 이 내용들을 다 속속들이 알고 있나요?) 다 알고 있습니다. (조선인민공화국 공동 문건 있고 중국 대사관 공동 문건 있고 그러면 법적으로 다 된 거 아닙니까? 그때 수사 당시 (증거들) 제출하셨으면?) 그 때 남쪽에서 (제출) 못했지. 구속돼 있어서 못했고 돌아와서 다 했죠. (증거 문건) 다 만들었죠."
박총재는 부산지검에 구속돼 유죄 확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억울한 누명을 쓴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모든 거 정치적으로 악용되기 아주 쉬워요. (정치적으로 모함당하신 건가요?) 정치적으로 아니고 그건 경제적 문제에서 그렇게 모함 당할 때가 있더라고요."
당시 항소를 포기한 것은 중국으로 빨리 돌아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총재는 취재진에게도 강한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다른 사람 말 듣고 보도하면 내가 선생 가만 안 놔둘 것입니다."
어떤 방법 쓰든 간에 국제적 제재와 경제난 속에 외자유치에 나선 북한. 박철수 총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 당국은 외자유치뿐만 아니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서도 박 총재에게 일정한 역할을 맡긴 셈입니다.
투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서 관련 업계 사람들은 외국기업들이 박씨의 투자유치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5년 동안 천2백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북한 평양, 남포 등 8개 도시에 첨단 인프라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박 총재의 앞으로 말과 행동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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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대풍그룹 박 총재의 비밀
-
- 입력 2010-06-07 08:35:21
- 수정2010-06-07 14:00:28
북한이 최근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그 유치활동의 핵심인물은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인 대풍그룹의 총재 박철수씨 입니다.
그런데 중국동포사업가였던 박 씨는 남북 경협 과정에서 돈을 가로채 국내에서 구속된 적이 있는 것으로 취재파일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박 씨의 이런 행적을 잘 알고 있는 국내 경협사업가들은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취재파일이 대풍그룹 박철수 총재의 행적을 취재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신흥 상업 지역 왕징에 최신 건물이 서 있습니다.
여기에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입주해 있습니다.
북한이 외자유치를 위해 설립한 기업입니다.
이 기업의 총재는 중국동포 박철수 씨입니다.
<녹취> 대풍 그룹 관계자 : "(총재님이 출근은 그쪽으로 하시는 거죠?) 이쪽으로요? 네. (베이징에 계시긴 계시네요? 평양에 안 계시고? 요즘에는 없습니다. (베이징엔) 요즘에 안 계십니다.)
박 총재는 지난 2000년 남북 경협에 참가한 중국동포 사업가였습니다.
52살인 박 씨는 연변대를 졸업하고 중국 석유기업에 입사해 간부에 오른 인사입니다.
이때 석유를 매개로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박씨와의 남북 협력 사업은 그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남북 경제협력이 한창이던 지난 2000년, 박철수 씨는 삼성물산과 수산물 수출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박 씨는 삼성물산 측과 계약한 중국 측 기업의 부사장으로 행세했습니다.
<녹취> 당시 삼성물산 관계자 : "북한에서 잡은 수산물이 내려오면 그걸 이제 삼성에서 팔아서 현금을 만들어서 일부 (직접) 주고 일부는 박철수가 지정한 중국은행 계좌로 송금하고 그리고 박철수 그거 찾아서 북한에 전달해줬습니다."
삼성물산 측은 북한에 어선과 어구 등을 보내줬고 북한은 잡은 수산물을 삼성물산 측에 제공했습니다.
<녹취> 당시 삼성물산 관계자 : "원가는 바다에 있는 거니까 건져 올려야 되는거니까 되니까 어구 있어야 되니까 제일 큰 게 배 값이죠. 배를 8백톤 짜리 한 척 준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상당히 큰 배입니다. 사서 (북한에) 투입시켜 준거지."
북한 수산물은 품질이 좋아 처음엔 경협이 순조로웠습니다.
그런데 북으로 송금한 금액보다 수산물이 점차 적게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계약 1년 만인 지난 2001년 4월부터는 물건이 아예 끊겨버렸다고 합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처음에 잘 내려오다가 점점 양도 줄어들고 급기야 운반선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운반선 빈 배로 들어왔으니까..."
뒤늦게 남측 중개인이 확인한 결과 박 씨는 삼성 측과 계약을 맺은 중국 측 회사의 실제 부사장도 아니었습니다.
중국 측에서 북한에 사람을 보내 확인해 보니 북한은 북한대로 수산물 값의 일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거래대금이 중간에서 일부 사라진 것입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중국) 훈춘 사람들을 북한에 보내서 어떻게 된 상황이냐 물어보니까 박철수가 돈을 전달해 주지 않아서 뭐 선원들 월급도 못주고 있다 이렇게 얘기 하니까 박철수가 중간에서 돈을 해 먹은 거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박 씨의 혐의를 알게 된 부산 지검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검찰은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던 박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검찰의 구속 수사가 진행되면서 박 씨의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박 씨는 북한에 넘겨야 할 수출 대금을 일부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 씨가 가로챈 돈은 모두 10억 원이 넘은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박철수는 한국에서 체포돼서 바로 그냥 구치소에 구속됐고 그 사업은 그걸로 끝난 것입니다. 배도 찾을 길 없고..."
박 씨는 이 과정에서 외환거래법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외화를 반출할 경우 외환 당국에 미리 신고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박씨는 12차례에 걸쳐 50만 달러를 중국으로 몰래 반출한 것입니다.
또 박 씨는 위조된 사문서를 사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박 씨를 위조 사문서 행사와 외환거래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녹취> 서복현(당시 부산지원 주심 판사) : "위조 사문서 행사는 중국 측 회사의 직인을 (임의로) 찍고 한 것이고 외국환 관리법은 그 때 송금 과정에서 정식으로 달러 환전하고 수출입 은행을 통해 송금해야하는데 그거 아니고 이렇게 편법으로 갔다는 것입니다."
당시 주심 재판관은 북한과의 무역 특성상 충분한 소명 자료가 없어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박 씨의 행위는 사기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서복현(당시 부산지원 주심 판사) : "따로 써놓지 않았는데 굳이 한다면 물건 사준다고 돈 미리 받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수출해준다고 받아 가고 이행 안 한다면 굳이 본다면 사기가 될 수 있겠죠."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2002년 7월 박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박 씨는 항소를 포기하고 바로 중국으로 출국했습니다.
두 달 넘게 부산 구치소에 구속된 뒤였습니다.
그 뒤 박 씨는 더 이상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8년만인 지난 1월 박철수 씨는 다시 언론에 등장했습니다.
박 씨는 북한이 해외투자유치를 위해 설립한 대풍그룹의 실질적인 실무 책임자입니다.
박씨가 상임부이사장이자 총재로 있는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은 평양에 본부를 두고 홍콩 그리고 이 곳 베이징에 별도의 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올해 초 대풍그룹을 북한의 외자유치를 전담하는 대외경제협력기관으로 선정하고 박씨를 총재로 선출했습니다.
중국 국적을 가진 박 총재는 중국과 남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서 외자 유치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로 북에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총재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임태희 노동부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만남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대풍그룹 관계자 : "총재님 행동에 대해서는 비밀입니다. 내부적으로 많은 내용들을 밖으로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게 그냥 단순하게 무역하고 그런 게 아니고 국가적인 전망과 계획을 발전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에..."
박 총재는 취재진에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지금 개성 공단 문제나 지금 금강산 문제 이런 것들에 대해 박 총재님이 관여하는 부분이 있는가요?) 우리 국가 개발에 당연히 관여하게 됩니다."
박 총재는 천안함 사태로 한참 시끄러운 최근에 중국계 투자자 20여 명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했습니다.
중국투자자를 동행한 박총재의 개성공단 방문을 두고 단순한 시찰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 중국 등 외국기업의 개성공단 유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 총재는 개성공단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밝혔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남쪽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건데 그거 남쪽 정부가 지금 전쟁하자고 접어드는데 그거 해서 뭐합니까? 그거 군사기지 하고 말죠. 원래 군사기지 아닙니까?"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는 북한에 투자를 고려하는 외국인들이 모두 다 관심을 가지는 사업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홍콩 이런 데에서는 금강산 다 개발된다니까 관심 있나요? 모든 사람 다 관심 있죠. 앞으로 우리가 국가적으로 개발하면 되는 거고 이미 다 된 거 있는데 그거 신경 쓸 거 있습니까? 우리 관광 개발 유치해서 관광 문 열면 되는 거고 ..."
또 금강산 관광 중단에 대한 책임이 모두 남한 정부에 있기 때문에 현대 아산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이만한 경제 손실 입혔으면 현대 아산 배상하고 할 건 하고 못하면 법으로 우리가 처리해야 됩니다. 다른 방법 없습니다."
과거 경협과정에서 있었던 행적에 대해 박 총재는 북한 당국이 자신의 결백함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북에서도 이 내용들을 다 속속들이 알고 있나요?) 다 알고 있습니다. (조선인민공화국 공동 문건 있고 중국 대사관 공동 문건 있고 그러면 법적으로 다 된 거 아닙니까? 그때 수사 당시 (증거들) 제출하셨으면?) 그 때 남쪽에서 (제출) 못했지. 구속돼 있어서 못했고 돌아와서 다 했죠. (증거 문건) 다 만들었죠."
박총재는 부산지검에 구속돼 유죄 확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억울한 누명을 쓴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모든 거 정치적으로 악용되기 아주 쉬워요. (정치적으로 모함당하신 건가요?) 정치적으로 아니고 그건 경제적 문제에서 그렇게 모함 당할 때가 있더라고요."
당시 항소를 포기한 것은 중국으로 빨리 돌아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총재는 취재진에게도 강한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다른 사람 말 듣고 보도하면 내가 선생 가만 안 놔둘 것입니다."
어떤 방법 쓰든 간에 국제적 제재와 경제난 속에 외자유치에 나선 북한. 박철수 총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 당국은 외자유치뿐만 아니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서도 박 총재에게 일정한 역할을 맡긴 셈입니다.
투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서 관련 업계 사람들은 외국기업들이 박씨의 투자유치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5년 동안 천2백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북한 평양, 남포 등 8개 도시에 첨단 인프라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박 총재의 앞으로 말과 행동이 주목됩니다.
그 유치활동의 핵심인물은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인 대풍그룹의 총재 박철수씨 입니다.
그런데 중국동포사업가였던 박 씨는 남북 경협 과정에서 돈을 가로채 국내에서 구속된 적이 있는 것으로 취재파일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박 씨의 이런 행적을 잘 알고 있는 국내 경협사업가들은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취재파일이 대풍그룹 박철수 총재의 행적을 취재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신흥 상업 지역 왕징에 최신 건물이 서 있습니다.
여기에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이 입주해 있습니다.
북한이 외자유치를 위해 설립한 기업입니다.
이 기업의 총재는 중국동포 박철수 씨입니다.
<녹취> 대풍 그룹 관계자 : "(총재님이 출근은 그쪽으로 하시는 거죠?) 이쪽으로요? 네. (베이징에 계시긴 계시네요? 평양에 안 계시고? 요즘에는 없습니다. (베이징엔) 요즘에 안 계십니다.)
박 총재는 지난 2000년 남북 경협에 참가한 중국동포 사업가였습니다.
52살인 박 씨는 연변대를 졸업하고 중국 석유기업에 입사해 간부에 오른 인사입니다.
이때 석유를 매개로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박씨와의 남북 협력 사업은 그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남북 경제협력이 한창이던 지난 2000년, 박철수 씨는 삼성물산과 수산물 수출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박 씨는 삼성물산 측과 계약한 중국 측 기업의 부사장으로 행세했습니다.
<녹취> 당시 삼성물산 관계자 : "북한에서 잡은 수산물이 내려오면 그걸 이제 삼성에서 팔아서 현금을 만들어서 일부 (직접) 주고 일부는 박철수가 지정한 중국은행 계좌로 송금하고 그리고 박철수 그거 찾아서 북한에 전달해줬습니다."
삼성물산 측은 북한에 어선과 어구 등을 보내줬고 북한은 잡은 수산물을 삼성물산 측에 제공했습니다.
<녹취> 당시 삼성물산 관계자 : "원가는 바다에 있는 거니까 건져 올려야 되는거니까 되니까 어구 있어야 되니까 제일 큰 게 배 값이죠. 배를 8백톤 짜리 한 척 준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상당히 큰 배입니다. 사서 (북한에) 투입시켜 준거지."
북한 수산물은 품질이 좋아 처음엔 경협이 순조로웠습니다.
그런데 북으로 송금한 금액보다 수산물이 점차 적게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계약 1년 만인 지난 2001년 4월부터는 물건이 아예 끊겨버렸다고 합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처음에 잘 내려오다가 점점 양도 줄어들고 급기야 운반선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운반선 빈 배로 들어왔으니까..."
뒤늦게 남측 중개인이 확인한 결과 박 씨는 삼성 측과 계약을 맺은 중국 측 회사의 실제 부사장도 아니었습니다.
중국 측에서 북한에 사람을 보내 확인해 보니 북한은 북한대로 수산물 값의 일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거래대금이 중간에서 일부 사라진 것입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중국) 훈춘 사람들을 북한에 보내서 어떻게 된 상황이냐 물어보니까 박철수가 돈을 전달해 주지 않아서 뭐 선원들 월급도 못주고 있다 이렇게 얘기 하니까 박철수가 중간에서 돈을 해 먹은 거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박 씨의 혐의를 알게 된 부산 지검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검찰은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던 박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검찰의 구속 수사가 진행되면서 박 씨의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박 씨는 북한에 넘겨야 할 수출 대금을 일부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 씨가 가로챈 돈은 모두 10억 원이 넘은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녹취> 당시 중개업자 : "박철수는 한국에서 체포돼서 바로 그냥 구치소에 구속됐고 그 사업은 그걸로 끝난 것입니다. 배도 찾을 길 없고..."
박 씨는 이 과정에서 외환거래법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외화를 반출할 경우 외환 당국에 미리 신고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박씨는 12차례에 걸쳐 50만 달러를 중국으로 몰래 반출한 것입니다.
또 박 씨는 위조된 사문서를 사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박 씨를 위조 사문서 행사와 외환거래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녹취> 서복현(당시 부산지원 주심 판사) : "위조 사문서 행사는 중국 측 회사의 직인을 (임의로) 찍고 한 것이고 외국환 관리법은 그 때 송금 과정에서 정식으로 달러 환전하고 수출입 은행을 통해 송금해야하는데 그거 아니고 이렇게 편법으로 갔다는 것입니다."
당시 주심 재판관은 북한과의 무역 특성상 충분한 소명 자료가 없어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박 씨의 행위는 사기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서복현(당시 부산지원 주심 판사) : "따로 써놓지 않았는데 굳이 한다면 물건 사준다고 돈 미리 받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수출해준다고 받아 가고 이행 안 한다면 굳이 본다면 사기가 될 수 있겠죠."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2002년 7월 박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박 씨는 항소를 포기하고 바로 중국으로 출국했습니다.
두 달 넘게 부산 구치소에 구속된 뒤였습니다.
그 뒤 박 씨는 더 이상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8년만인 지난 1월 박철수 씨는 다시 언론에 등장했습니다.
박 씨는 북한이 해외투자유치를 위해 설립한 대풍그룹의 실질적인 실무 책임자입니다.
박씨가 상임부이사장이자 총재로 있는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은 평양에 본부를 두고 홍콩 그리고 이 곳 베이징에 별도의 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올해 초 대풍그룹을 북한의 외자유치를 전담하는 대외경제협력기관으로 선정하고 박씨를 총재로 선출했습니다.
중국 국적을 가진 박 총재는 중국과 남북한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서 외자 유치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로 북에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총재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임태희 노동부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만남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대풍그룹 관계자 : "총재님 행동에 대해서는 비밀입니다. 내부적으로 많은 내용들을 밖으로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게 그냥 단순하게 무역하고 그런 게 아니고 국가적인 전망과 계획을 발전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에..."
박 총재는 취재진에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지금 개성 공단 문제나 지금 금강산 문제 이런 것들에 대해 박 총재님이 관여하는 부분이 있는가요?) 우리 국가 개발에 당연히 관여하게 됩니다."
박 총재는 천안함 사태로 한참 시끄러운 최근에 중국계 투자자 20여 명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했습니다.
중국투자자를 동행한 박총재의 개성공단 방문을 두고 단순한 시찰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개성공단이 폐쇄될 경우 중국 등 외국기업의 개성공단 유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 총재는 개성공단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밝혔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남쪽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건데 그거 남쪽 정부가 지금 전쟁하자고 접어드는데 그거 해서 뭐합니까? 그거 군사기지 하고 말죠. 원래 군사기지 아닙니까?"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는 북한에 투자를 고려하는 외국인들이 모두 다 관심을 가지는 사업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홍콩 이런 데에서는 금강산 다 개발된다니까 관심 있나요? 모든 사람 다 관심 있죠. 앞으로 우리가 국가적으로 개발하면 되는 거고 이미 다 된 거 있는데 그거 신경 쓸 거 있습니까? 우리 관광 개발 유치해서 관광 문 열면 되는 거고 ..."
또 금강산 관광 중단에 대한 책임이 모두 남한 정부에 있기 때문에 현대 아산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이만한 경제 손실 입혔으면 현대 아산 배상하고 할 건 하고 못하면 법으로 우리가 처리해야 됩니다. 다른 방법 없습니다."
과거 경협과정에서 있었던 행적에 대해 박 총재는 북한 당국이 자신의 결백함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북에서도 이 내용들을 다 속속들이 알고 있나요?) 다 알고 있습니다. (조선인민공화국 공동 문건 있고 중국 대사관 공동 문건 있고 그러면 법적으로 다 된 거 아닙니까? 그때 수사 당시 (증거들) 제출하셨으면?) 그 때 남쪽에서 (제출) 못했지. 구속돼 있어서 못했고 돌아와서 다 했죠. (증거 문건) 다 만들었죠."
박총재는 부산지검에 구속돼 유죄 확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억울한 누명을 쓴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모든 거 정치적으로 악용되기 아주 쉬워요. (정치적으로 모함당하신 건가요?) 정치적으로 아니고 그건 경제적 문제에서 그렇게 모함 당할 때가 있더라고요."
당시 항소를 포기한 것은 중국으로 빨리 돌아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총재는 취재진에게도 강한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녹취> 박철수(대풍 그룹 총재) : "다른 사람 말 듣고 보도하면 내가 선생 가만 안 놔둘 것입니다."
어떤 방법 쓰든 간에 국제적 제재와 경제난 속에 외자유치에 나선 북한. 박철수 총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 당국은 외자유치뿐만 아니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서도 박 총재에게 일정한 역할을 맡긴 셈입니다.
투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어서 관련 업계 사람들은 외국기업들이 박씨의 투자유치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5년 동안 천2백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북한 평양, 남포 등 8개 도시에 첨단 인프라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박 총재의 앞으로 말과 행동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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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의 기자 cy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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