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학생들은 볼모 아니다
입력 2010.07.13 (06:57)
수정 2010.07.1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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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관 해설위원]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의 고사. 우리나라 학부모들에게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교육여건이 좋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만큼 이사는 기본. 자녀의 사교육비를 대기 위해 심지어 파출부 일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우리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가히 세계적입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계는 이런 학부모의 열의를 외면하고 있는 듯합니다.
오늘과 내일 전국 초 중 고교 학업성취도 평가를 둘러싸고 학교현장은 또 한바탕 몸살을 치를 기셉니다. 적잖은 예산을 들이는 전국규모의 이 평가가 또다시 반쪽짜리가 될 공산이 큽니다. 평가에 반대하는 측은 체험학습을 떠나는 등 시험에 응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이들은 학업성취도 평가가 학생들 사이에 비교육적인 경쟁을 조장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교육당국은 학업성취도 평가의 목적이 취약 학교를 가려내 인원과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교육의 성과를 지역별 학교별로 파악하기 위함이지 학교와 학생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이른바 ‘일제고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학교현장 곳곳에서 평가 본래의 의도를 훼손하는 부작용도 나타납니다. 평가 결과가 학교와 학교장 평가와 직결된다는 생각에 보충학습까지 독려하는 학교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계에는 이런 결함을 고쳐서 평가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려는 타협보다는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분위기가 주종을 이룹니다. 여기에 언론과 시민단체까지 나서 저마다의 주장을 되뇝니다. 사회전체가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양상입니다. 게다가 학업성취도 평가를 둘러싼 대립은 시작에 불과해 보입니다. 교원평가,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제정 등 부딪힐 주제가 한 둘이 아닙니다.
물론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학생들입니다. 정책당국과 교육현장은 대립의 전선을 거두고 학부모들의 한숨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학생 없는 학교가, 정책이, 장관이, 교육감이 존재할 수 있습니까? 해법을 찾을 때까지 만나 대화하십시오. 국가백년대계에 진보, 보수가 따로 있겠습니까? 이념의 잣대로 학교 현장을 재단해서는 안 됩니다. 학생들이 더 이상 정책이나 이념의 볼모가 돼선 안 됩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의 고사. 우리나라 학부모들에게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교육여건이 좋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만큼 이사는 기본. 자녀의 사교육비를 대기 위해 심지어 파출부 일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우리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가히 세계적입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계는 이런 학부모의 열의를 외면하고 있는 듯합니다.
오늘과 내일 전국 초 중 고교 학업성취도 평가를 둘러싸고 학교현장은 또 한바탕 몸살을 치를 기셉니다. 적잖은 예산을 들이는 전국규모의 이 평가가 또다시 반쪽짜리가 될 공산이 큽니다. 평가에 반대하는 측은 체험학습을 떠나는 등 시험에 응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이들은 학업성취도 평가가 학생들 사이에 비교육적인 경쟁을 조장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교육당국은 학업성취도 평가의 목적이 취약 학교를 가려내 인원과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교육의 성과를 지역별 학교별로 파악하기 위함이지 학교와 학생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이른바 ‘일제고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학교현장 곳곳에서 평가 본래의 의도를 훼손하는 부작용도 나타납니다. 평가 결과가 학교와 학교장 평가와 직결된다는 생각에 보충학습까지 독려하는 학교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계에는 이런 결함을 고쳐서 평가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려는 타협보다는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분위기가 주종을 이룹니다. 여기에 언론과 시민단체까지 나서 저마다의 주장을 되뇝니다. 사회전체가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양상입니다. 게다가 학업성취도 평가를 둘러싼 대립은 시작에 불과해 보입니다. 교원평가,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제정 등 부딪힐 주제가 한 둘이 아닙니다.
물론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학생들입니다. 정책당국과 교육현장은 대립의 전선을 거두고 학부모들의 한숨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학생 없는 학교가, 정책이, 장관이, 교육감이 존재할 수 있습니까? 해법을 찾을 때까지 만나 대화하십시오. 국가백년대계에 진보, 보수가 따로 있겠습니까? 이념의 잣대로 학교 현장을 재단해서는 안 됩니다. 학생들이 더 이상 정책이나 이념의 볼모가 돼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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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0-07-13 07:27:21
[김용관 해설위원]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의 고사. 우리나라 학부모들에게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교육여건이 좋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만큼 이사는 기본. 자녀의 사교육비를 대기 위해 심지어 파출부 일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우리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가히 세계적입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계는 이런 학부모의 열의를 외면하고 있는 듯합니다.
오늘과 내일 전국 초 중 고교 학업성취도 평가를 둘러싸고 학교현장은 또 한바탕 몸살을 치를 기셉니다. 적잖은 예산을 들이는 전국규모의 이 평가가 또다시 반쪽짜리가 될 공산이 큽니다. 평가에 반대하는 측은 체험학습을 떠나는 등 시험에 응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이들은 학업성취도 평가가 학생들 사이에 비교육적인 경쟁을 조장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교육당국은 학업성취도 평가의 목적이 취약 학교를 가려내 인원과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교육의 성과를 지역별 학교별로 파악하기 위함이지 학교와 학생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이른바 ‘일제고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학교현장 곳곳에서 평가 본래의 의도를 훼손하는 부작용도 나타납니다. 평가 결과가 학교와 학교장 평가와 직결된다는 생각에 보충학습까지 독려하는 학교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계에는 이런 결함을 고쳐서 평가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려는 타협보다는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분위기가 주종을 이룹니다. 여기에 언론과 시민단체까지 나서 저마다의 주장을 되뇝니다. 사회전체가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양상입니다. 게다가 학업성취도 평가를 둘러싼 대립은 시작에 불과해 보입니다. 교원평가,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제정 등 부딪힐 주제가 한 둘이 아닙니다.
물론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학생들입니다. 정책당국과 교육현장은 대립의 전선을 거두고 학부모들의 한숨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학생 없는 학교가, 정책이, 장관이, 교육감이 존재할 수 있습니까? 해법을 찾을 때까지 만나 대화하십시오. 국가백년대계에 진보, 보수가 따로 있겠습니까? 이념의 잣대로 학교 현장을 재단해서는 안 됩니다. 학생들이 더 이상 정책이나 이념의 볼모가 돼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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