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성폭력, 교육당국 안일한 대응

입력 2010.07.1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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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성희롱과 성추행 사건이 학교 내에서도 잇따르고 있는가운데 가해자가 교직원인 경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교육당국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거나 사건을 쉬쉬하면서 오히려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유승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학교 교장이 학생을 성희롱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제주시의 한 중학교입니다.

지난 4월 말 국가인권위원회로 진정서가 제출됐는데, 여학생들에게 여러 차례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사 결과 성희롱을 인정하고 해당 교장에 대해 경고하고 인권 교육 수강 권고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제주시교육청은 두 달 넘게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언론에 불거지고 나서야 뒤늦게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상호(제주시 교육장) : "인권위에서도 그런 얘기가 있었고 교장 선생님 등의 정황을 볼 때 일정 부분 성희롱이 인정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의 여중생 성추행 가해자는 상담을 맡았던 배움터 지킴이었고, 지난달에 청소를 하던 여고생을 성추행한 사람은 학교 기능직 직원이었습니다.

이 성추행 사건을 숨기는 데 급급했던 학교장에 대해선 징계라고도 할 수 없는 단순 '경고'에 그쳤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온정주의와 일단 숨기면 된다는 교육당국의 안일한 인식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입니다.

<인터뷰> 김효선(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 "실제 성폭력은 60~70%가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거든요. 신뢰 관계에 의한 성폭력을 당했을 때는 피해자에 미치는 파괴력이나 인생에 대해 고민되는 지점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 관리자와 교육당국의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유승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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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내 성폭력, 교육당국 안일한 대응
    • 입력 2010-07-15 07: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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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성희롱과 성추행 사건이 학교 내에서도 잇따르고 있는가운데 가해자가 교직원인 경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교육당국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거나 사건을 쉬쉬하면서 오히려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유승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학교 교장이 학생을 성희롱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제주시의 한 중학교입니다. 지난 4월 말 국가인권위원회로 진정서가 제출됐는데, 여학생들에게 여러 차례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사 결과 성희롱을 인정하고 해당 교장에 대해 경고하고 인권 교육 수강 권고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제주시교육청은 두 달 넘게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언론에 불거지고 나서야 뒤늦게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상호(제주시 교육장) : "인권위에서도 그런 얘기가 있었고 교장 선생님 등의 정황을 볼 때 일정 부분 성희롱이 인정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의 여중생 성추행 가해자는 상담을 맡았던 배움터 지킴이었고, 지난달에 청소를 하던 여고생을 성추행한 사람은 학교 기능직 직원이었습니다. 이 성추행 사건을 숨기는 데 급급했던 학교장에 대해선 징계라고도 할 수 없는 단순 '경고'에 그쳤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온정주의와 일단 숨기면 된다는 교육당국의 안일한 인식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입니다. <인터뷰> 김효선(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 "실제 성폭력은 60~70%가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거든요. 신뢰 관계에 의한 성폭력을 당했을 때는 피해자에 미치는 파괴력이나 인생에 대해 고민되는 지점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 관리자와 교육당국의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유승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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