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손도 안 댄 여자친구 추행했다며…

입력 2011.10.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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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도 이쯤되면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 병적인 집착이 아닌가 싶네요.



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보호하겠다며 애꿎은 행인들을 마구 폭행하고 흉기까지 휘두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주먹질에 발길질을 당한 피해자들은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심정인데요.



정수영 기자, 어쩌다가 이런 일까지 저지르게 된건가요?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도 애정이지만 사실은 술버릇이 문제였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20대 남성은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었습니다.



여자친구와 만나 술을 마시면 돌변했습니다.



밤길에 지나던 행인을 느닷없이 둔기로 폭행해 쓰러뜨리고 마구 때렸습니다.



여자 친구를 성추행했다고 오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다른 행인에게는 여자친구 가방을 훔쳐갔다는 구실로 흉기까지 휘둘렀습니다.



결국 감방 신세를 지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월 27일 새벽, 경남 김해시 진영읍 한 도로, 40살 서모 씨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고 집으로 돌아가다 봉변을 당했습니다.



인적이 뜸한 골목에서 누군가 느닷없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쳤고 서 씨는 그대로 길바닥에 쓰러졌습니다.



<녹취> 서 00(피해자) : "그냥 술 먹고 새벽 4시에 집에 오는 길인데 뒤에서 머리가 띵 하더라고요. 많이 맞았는데요.병으로.. 병이 깨져서..."



서 씨는 영문도 모른 채 거리에 쓰러진 채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머지 근처 파출소로 피를 흘리며 도망쳤습니다.



<녹취> 서00(피해자) : "(병) 맞고 나서 피가 너무 나니까 ‘아 이러다 죽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아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 사람을 밀고 뛰었지요.파출소 간 이후는 기억이 없고, 일어나 보니 병원이더라고요."



서 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인을 찾아 헤맸지만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이라 범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인근 편의점 주인 : "(새벽에 문여는 가게가) 문 여는 집이 거의 없어요. 길 가는 사람들이야 어쩌다 한번 씩 봤을지는 모르겠지만..."



지난달 11일 이른 아침 김해시 진영읍 버스 터미널 입구에서 첫차를 기다리던 23세 김모 씨 역시 날벼락 같은 일을 당했습니다.



20대 남자 한 명이 술 냄새를 풍기며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자기 여자 친구 가방을 훔쳐간 것 아니냐며 시비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최오식(형사/김해 서부 경찰서 강력4팀) : "진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피의자가) 그 옆에 있던 다른 일행이 자기 일행의 물건을 가져간 것으로 오해를 해서, 실제로 가져가지도 않았는데..."



두 사람 사이 언성이 높아지자 20대 남성은 인근 편의점으로 뛰어들더니 맥주병을 꺼내와 김 씨에게 마구 휘둘렀습니다.



<인터뷰> 사건현장 주변 상인 : "술병이 깨져가지고 우리 유리에 묻어있고 그러더라고요. 병 조각 파편이 전체적으로 다 묻어있고 그러더라고요..."



김 씨는 날카롭게 깨진 맥주병에 크게 다쳐 전치 4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최오식(형사/김해 서부 경찰서 강력4팀) :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목 부분을 때리고, 목에서 피가 나는데도 발로 넘어지는 피해자를 발로 한 번 더 걷어차는 그런 행위까지 있었습니다."



경찰은 즉각 범인 추적에 나섰고 탐문 수사 끝에 용의자 23살 황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달 전 거리에서 40살 서모 씨를 마구 폭행한 장본인 역시 황 씨로 드러났습니다.



잇단 폭행 범행 동기를 듣고 경찰은 허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태용(팀장/김해 서부경찰서 강력4팀장) : "여자친구 때문에 이러한 사건이 전개가 된 것이죠."



현직 공익근무요원인 황 씨는 중학교 졸업 이후 유복하지 못한 가정 환경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인터뷰> 최오식(형사/김해 서부 경찰서 강력4팀) :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지금은 홀어머니하고 할머니하고 생활 하고 있기 때문에 가정적인 문제로 결손가정에서 자란 그런..."



일 년 전부터 여대생인 여자친구를 만났고 황 씨는 평소 내성적인 성격 탓에 얻는 스트레스를 여자친구와 술자리를 가지며 풀었습니다.



<인터뷰> 김태용(팀장/김해 서부경탈서 강력4팀장) : "서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좋아하니까 서로 계속 같이 다니고 같이 술을 마시고."



황 씨는 술에 취한 뒤 종종 여자 친구를 놓고 지나치게 민감해지곤 했고 사소한 일을 구실삼아 주변 사람들에게 격분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인터뷰> 김태용(팀장/김해 서부경찰서 강력4팀장) : "술을 마시면 주벽이 있는 것 같아요. (피해자가 여자친구를) 껴안으려 했다는 이유인데, 그건 증명 되지 않은 사안이고 자기 착각 일 수 있습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뒤면 여자 친구 곁을 스치기만 해도 추행범이라고 단정하고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녹취> 서00(피해자) : "자기 말로는 애인이라고 하는데, 난 그 여자 얼굴도 모르겠고, 술 마시고 집에 오는 길에 새벽 몇 시에 내가 지나가는 여자를 봤다고 뭐 할라고 내가. (피의자 여자친구 ) 가슴 만졌다고 하는데...내가 황당해서 나도 할 말이 없는거죠."



여자친구가 도둑질을 당한 것으로 착각한 데서 시작된 오해로 뚜렷한 근거 없이 지나는 행인을 도둑으로 몰아 흉기로 상처까지 입혔습니다.



<인터뷰> 최오식(형사/김해 서부 경찰서 강력4팀) : "가방을 가져가지도 않았는데 여자친구가 가방을 보관해둔 장소를 착각해서 ‘어, 내 가방이 없어졌다’ 이러니까 먼저 나간 피해자를 따라가서 가방 가지고 갔나, 안 가지고 갔나 묻지도 않고 그냥 (폭행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황 씨는 음주 폭행 사건에만 6건 째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술만 마시면 돌변하는 황 씨 모습을 지켜보며 여자친구 역시 자제할 것을 권했지만 황 씨는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최오식(형사/김해 서부 경찰서 강력4팀) : "여자친구도 피의자한테 술 좀 적게 먹고 행동 좀 조심하라고 이렇게 설득을 한 모양입니다.여자친구도 (피의자의) 이런 행동이 계속 되어 진다면 또 헤어질지도 모르고 그런 상황인데 여자친구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여자친구에게 추행했다는 오해 등을 구실로 주변 사람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황 씨를 구속 수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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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손도 안 댄 여자친구 추행했다며…
    • 입력 2011-10-06 09: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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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도 이쯤되면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 병적인 집착이 아닌가 싶네요.

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보호하겠다며 애꿎은 행인들을 마구 폭행하고 흉기까지 휘두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주먹질에 발길질을 당한 피해자들은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심정인데요.

정수영 기자, 어쩌다가 이런 일까지 저지르게 된건가요?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도 애정이지만 사실은 술버릇이 문제였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20대 남성은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었습니다.

여자친구와 만나 술을 마시면 돌변했습니다.

밤길에 지나던 행인을 느닷없이 둔기로 폭행해 쓰러뜨리고 마구 때렸습니다.

여자 친구를 성추행했다고 오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다른 행인에게는 여자친구 가방을 훔쳐갔다는 구실로 흉기까지 휘둘렀습니다.

결국 감방 신세를 지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월 27일 새벽, 경남 김해시 진영읍 한 도로, 40살 서모 씨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고 집으로 돌아가다 봉변을 당했습니다.

인적이 뜸한 골목에서 누군가 느닷없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쳤고 서 씨는 그대로 길바닥에 쓰러졌습니다.

<녹취> 서 00(피해자) : "그냥 술 먹고 새벽 4시에 집에 오는 길인데 뒤에서 머리가 띵 하더라고요. 많이 맞았는데요.병으로.. 병이 깨져서..."

서 씨는 영문도 모른 채 거리에 쓰러진 채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머지 근처 파출소로 피를 흘리며 도망쳤습니다.

<녹취> 서00(피해자) : "(병) 맞고 나서 피가 너무 나니까 ‘아 이러다 죽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아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 사람을 밀고 뛰었지요.파출소 간 이후는 기억이 없고, 일어나 보니 병원이더라고요."

서 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인을 찾아 헤맸지만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이라 범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인근 편의점 주인 : "(새벽에 문여는 가게가) 문 여는 집이 거의 없어요. 길 가는 사람들이야 어쩌다 한번 씩 봤을지는 모르겠지만..."

지난달 11일 이른 아침 김해시 진영읍 버스 터미널 입구에서 첫차를 기다리던 23세 김모 씨 역시 날벼락 같은 일을 당했습니다.

20대 남자 한 명이 술 냄새를 풍기며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자기 여자 친구 가방을 훔쳐간 것 아니냐며 시비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최오식(형사/김해 서부 경찰서 강력4팀) : "진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피의자가) 그 옆에 있던 다른 일행이 자기 일행의 물건을 가져간 것으로 오해를 해서, 실제로 가져가지도 않았는데..."

두 사람 사이 언성이 높아지자 20대 남성은 인근 편의점으로 뛰어들더니 맥주병을 꺼내와 김 씨에게 마구 휘둘렀습니다.

<인터뷰> 사건현장 주변 상인 : "술병이 깨져가지고 우리 유리에 묻어있고 그러더라고요. 병 조각 파편이 전체적으로 다 묻어있고 그러더라고요..."

김 씨는 날카롭게 깨진 맥주병에 크게 다쳐 전치 4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최오식(형사/김해 서부 경찰서 강력4팀) : "맥주병으로 피해자의 목 부분을 때리고, 목에서 피가 나는데도 발로 넘어지는 피해자를 발로 한 번 더 걷어차는 그런 행위까지 있었습니다."

경찰은 즉각 범인 추적에 나섰고 탐문 수사 끝에 용의자 23살 황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달 전 거리에서 40살 서모 씨를 마구 폭행한 장본인 역시 황 씨로 드러났습니다.

잇단 폭행 범행 동기를 듣고 경찰은 허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태용(팀장/김해 서부경찰서 강력4팀장) : "여자친구 때문에 이러한 사건이 전개가 된 것이죠."

현직 공익근무요원인 황 씨는 중학교 졸업 이후 유복하지 못한 가정 환경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인터뷰> 최오식(형사/김해 서부 경찰서 강력4팀) :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지금은 홀어머니하고 할머니하고 생활 하고 있기 때문에 가정적인 문제로 결손가정에서 자란 그런..."

일 년 전부터 여대생인 여자친구를 만났고 황 씨는 평소 내성적인 성격 탓에 얻는 스트레스를 여자친구와 술자리를 가지며 풀었습니다.

<인터뷰> 김태용(팀장/김해 서부경탈서 강력4팀장) : "서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좋아하니까 서로 계속 같이 다니고 같이 술을 마시고."

황 씨는 술에 취한 뒤 종종 여자 친구를 놓고 지나치게 민감해지곤 했고 사소한 일을 구실삼아 주변 사람들에게 격분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인터뷰> 김태용(팀장/김해 서부경찰서 강력4팀장) : "술을 마시면 주벽이 있는 것 같아요. (피해자가 여자친구를) 껴안으려 했다는 이유인데, 그건 증명 되지 않은 사안이고 자기 착각 일 수 있습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뒤면 여자 친구 곁을 스치기만 해도 추행범이라고 단정하고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녹취> 서00(피해자) : "자기 말로는 애인이라고 하는데, 난 그 여자 얼굴도 모르겠고, 술 마시고 집에 오는 길에 새벽 몇 시에 내가 지나가는 여자를 봤다고 뭐 할라고 내가. (피의자 여자친구 ) 가슴 만졌다고 하는데...내가 황당해서 나도 할 말이 없는거죠."

여자친구가 도둑질을 당한 것으로 착각한 데서 시작된 오해로 뚜렷한 근거 없이 지나는 행인을 도둑으로 몰아 흉기로 상처까지 입혔습니다.

<인터뷰> 최오식(형사/김해 서부 경찰서 강력4팀) : "가방을 가져가지도 않았는데 여자친구가 가방을 보관해둔 장소를 착각해서 ‘어, 내 가방이 없어졌다’ 이러니까 먼저 나간 피해자를 따라가서 가방 가지고 갔나, 안 가지고 갔나 묻지도 않고 그냥 (폭행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황 씨는 음주 폭행 사건에만 6건 째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술만 마시면 돌변하는 황 씨 모습을 지켜보며 여자친구 역시 자제할 것을 권했지만 황 씨는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최오식(형사/김해 서부 경찰서 강력4팀) : "여자친구도 피의자한테 술 좀 적게 먹고 행동 좀 조심하라고 이렇게 설득을 한 모양입니다.여자친구도 (피의자의) 이런 행동이 계속 되어 진다면 또 헤어질지도 모르고 그런 상황인데 여자친구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여자친구에게 추행했다는 오해 등을 구실로 주변 사람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황 씨를 구속 수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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