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40년 술 주정이 부른 ‘참극’
입력 2011.12.13 (09:07)
수정 2011.12.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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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40년 동안 함께 산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70대 남편이 붙잡혔습니다.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는 시기에 이 부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류란 기자,부인의 술주정이 발단이 됐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심했던 겁니까?
<리포트>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요.
당사자의 얘기를 들어볼 순 없지만, 범행을 순순히 자백한 남편과 오랫동안 이들 부부를 지켜본 이웃들에 따르면 정도가 심했던 것 같습니다.
세간을 때려 부수는 건 기본이고, 집에 불을 내려고 한다거나, 흉기를 휘두르기까지!
그런데 더 큰문제는 이런 일이 40여 년간 반복적으로 계속돼 왔다는 데 있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할 수도, 마땅히 호소할 때도 없이 쌓이기만 한 남편의 분노는 결국, 이런 참극을 낳고 말았습니다.
지난 9일 오전. 72세 장 모 할아버지가 서울 독산동의 집을 나서는 모습입니다.
장 할아버지는 다음날 새벽 강원도 동해시 바닷가에서 만취해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장 00 (피의자) : "죽으려고 갔다니까..얼어 죽으려고.. 술 먹고서 바다로 빠지려고 했는데, 못 빠졌나 봐..."
장 할아버지가 바닷가에서 정신을 잃은 동안 그의 아파트에선 부인 58세 이 모씨의 시신이 발견됐는데요.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부인을 살해한 후 이불을 덮어 놓고 남편은 도주한 상태였죠. 도주하고 나서 큰딸 에게 전화해서 난 네 엄마랑 못 살겠다 난 죽어야 겠다. 전화를 하고.."
숨진 이 여인의 머리에는 수차례 둔기로 맞은 듯한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망치는 베란다에 있었는데 망치가 집안에 세 개가 있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큰 망치로 범행했다고 진술 했습니다."
범인은 바로 장 할아버지. 견디기 힘든 술 주정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는데요.
<인터뷰> 장 00(피의자) : "내 마누라가 알코올 중독이에요. 술을 이틀, 사흘 계속 먹어요. 그래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어쩔 수가 참다 참다 폭발 한 거야. 40여년 참고..."
사건 당일도 아침부터 만취한 부인이 시비를 걸며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 했습니다.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평소처럼 술 취해서 막 소리치고 옷 벗고 돌아다니고 그렇게 하다보니까 갑자기 감정이 폭발해 가지고.. 심지어는 가스렌지에도 불을 켜놓고 이불에다 불을 붙이려는 행동을 평소 했기 때문에 남편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웃들은 아내 이 씨가 평소엔 주차관리일을 하며 활달하게 지냈지만 술만 먹으면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술 먹고 오면 밤중이고 뭐 막 소리소리 질렀어요. 그 여자가 뭘 부수는지 문도 탕탕 닫고 막 퍽퍽 소리도 가끔 나고 그랬어요. "
<인터뷰> 이웃 주민 : "살림도 잘하고, 다 잘하는데 술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는 것 같아. 아무한테나 다 그래."
이 여인의 이런 성격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 했는데요.
<인터뷰> 이웃주민 : "아들이 착실하다고 하더라고요, 엄마가 그렇게 술 먹고 그래도 아들은 착실한가 보더라고,엄마가 그렇게 술 먹고 그래도 큰소리 한 번도 안내요... "
<인터뷰> 이웃주민 : "아들이 여기서 같이 살았었는데,하도 엄마가 그러니까 나가버렸어. 아들이 엄청 힘들어 했어요..아들이 안됐어.."
<인터뷰> 장 00(피의자) : "뭐 두들겨 패. 살림살이고 뭐고, 술병 다 깨고 동네가 창피해서 못살아, 동네가 창피해서.다 던져. 살림살이고 뭐고 다 던져.되는 대로 던져."
그러다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10년 전엔 (남편이) 칼로 배를 한번 찔린 적이 있었다고..."
주변에서는 성격이 유순한 장 할아버지가 어쩌다 이렇게 됐냐며 안타까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그 아저씨 사람 참 좋아 법 없이도 살아요.그런데 술 먹고 그렇게 남편을 구타하고 오죽 신랑을 볶았으면 신랑이 그랬겠어..."
지난달 제주도에서는, 37년간 술만 먹으면 반복된 남편의 폭력과 욕설을 견디다 못해 70대 할머니가 잠든 80대 남편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도 있었는데요.
남의 집 담장 너머의 일이라는 이유로 방치되는 가정 내 음주폭력은 장기간 반복되는 특성상 그 폐해가 훨씬 심각하다는데요.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개입과 조치가 필요 해보입니다.
40년 동안 함께 산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70대 남편이 붙잡혔습니다.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는 시기에 이 부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류란 기자,부인의 술주정이 발단이 됐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심했던 겁니까?
<리포트>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요.
당사자의 얘기를 들어볼 순 없지만, 범행을 순순히 자백한 남편과 오랫동안 이들 부부를 지켜본 이웃들에 따르면 정도가 심했던 것 같습니다.
세간을 때려 부수는 건 기본이고, 집에 불을 내려고 한다거나, 흉기를 휘두르기까지!
그런데 더 큰문제는 이런 일이 40여 년간 반복적으로 계속돼 왔다는 데 있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할 수도, 마땅히 호소할 때도 없이 쌓이기만 한 남편의 분노는 결국, 이런 참극을 낳고 말았습니다.
지난 9일 오전. 72세 장 모 할아버지가 서울 독산동의 집을 나서는 모습입니다.
장 할아버지는 다음날 새벽 강원도 동해시 바닷가에서 만취해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장 00 (피의자) : "죽으려고 갔다니까..얼어 죽으려고.. 술 먹고서 바다로 빠지려고 했는데, 못 빠졌나 봐..."
장 할아버지가 바닷가에서 정신을 잃은 동안 그의 아파트에선 부인 58세 이 모씨의 시신이 발견됐는데요.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부인을 살해한 후 이불을 덮어 놓고 남편은 도주한 상태였죠. 도주하고 나서 큰딸 에게 전화해서 난 네 엄마랑 못 살겠다 난 죽어야 겠다. 전화를 하고.."
숨진 이 여인의 머리에는 수차례 둔기로 맞은 듯한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망치는 베란다에 있었는데 망치가 집안에 세 개가 있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큰 망치로 범행했다고 진술 했습니다."
범인은 바로 장 할아버지. 견디기 힘든 술 주정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는데요.
<인터뷰> 장 00(피의자) : "내 마누라가 알코올 중독이에요. 술을 이틀, 사흘 계속 먹어요. 그래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어쩔 수가 참다 참다 폭발 한 거야. 40여년 참고..."
사건 당일도 아침부터 만취한 부인이 시비를 걸며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 했습니다.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평소처럼 술 취해서 막 소리치고 옷 벗고 돌아다니고 그렇게 하다보니까 갑자기 감정이 폭발해 가지고.. 심지어는 가스렌지에도 불을 켜놓고 이불에다 불을 붙이려는 행동을 평소 했기 때문에 남편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웃들은 아내 이 씨가 평소엔 주차관리일을 하며 활달하게 지냈지만 술만 먹으면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술 먹고 오면 밤중이고 뭐 막 소리소리 질렀어요. 그 여자가 뭘 부수는지 문도 탕탕 닫고 막 퍽퍽 소리도 가끔 나고 그랬어요. "
<인터뷰> 이웃 주민 : "살림도 잘하고, 다 잘하는데 술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는 것 같아. 아무한테나 다 그래."
이 여인의 이런 성격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 했는데요.
<인터뷰> 이웃주민 : "아들이 착실하다고 하더라고요, 엄마가 그렇게 술 먹고 그래도 아들은 착실한가 보더라고,엄마가 그렇게 술 먹고 그래도 큰소리 한 번도 안내요... "
<인터뷰> 이웃주민 : "아들이 여기서 같이 살았었는데,하도 엄마가 그러니까 나가버렸어. 아들이 엄청 힘들어 했어요..아들이 안됐어.."
<인터뷰> 장 00(피의자) : "뭐 두들겨 패. 살림살이고 뭐고, 술병 다 깨고 동네가 창피해서 못살아, 동네가 창피해서.다 던져. 살림살이고 뭐고 다 던져.되는 대로 던져."
그러다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10년 전엔 (남편이) 칼로 배를 한번 찔린 적이 있었다고..."
주변에서는 성격이 유순한 장 할아버지가 어쩌다 이렇게 됐냐며 안타까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그 아저씨 사람 참 좋아 법 없이도 살아요.그런데 술 먹고 그렇게 남편을 구타하고 오죽 신랑을 볶았으면 신랑이 그랬겠어..."
지난달 제주도에서는, 37년간 술만 먹으면 반복된 남편의 폭력과 욕설을 견디다 못해 70대 할머니가 잠든 80대 남편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도 있었는데요.
남의 집 담장 너머의 일이라는 이유로 방치되는 가정 내 음주폭력은 장기간 반복되는 특성상 그 폐해가 훨씬 심각하다는데요.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개입과 조치가 필요 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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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12-13 09:07:05
- 수정2011-12-13 16: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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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함께 산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70대 남편이 붙잡혔습니다.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는 시기에 이 부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류란 기자,부인의 술주정이 발단이 됐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심했던 겁니까?
<리포트>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요.
당사자의 얘기를 들어볼 순 없지만, 범행을 순순히 자백한 남편과 오랫동안 이들 부부를 지켜본 이웃들에 따르면 정도가 심했던 것 같습니다.
세간을 때려 부수는 건 기본이고, 집에 불을 내려고 한다거나, 흉기를 휘두르기까지!
그런데 더 큰문제는 이런 일이 40여 년간 반복적으로 계속돼 왔다는 데 있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할 수도, 마땅히 호소할 때도 없이 쌓이기만 한 남편의 분노는 결국, 이런 참극을 낳고 말았습니다.
지난 9일 오전. 72세 장 모 할아버지가 서울 독산동의 집을 나서는 모습입니다.
장 할아버지는 다음날 새벽 강원도 동해시 바닷가에서 만취해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장 00 (피의자) : "죽으려고 갔다니까..얼어 죽으려고.. 술 먹고서 바다로 빠지려고 했는데, 못 빠졌나 봐..."
장 할아버지가 바닷가에서 정신을 잃은 동안 그의 아파트에선 부인 58세 이 모씨의 시신이 발견됐는데요.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부인을 살해한 후 이불을 덮어 놓고 남편은 도주한 상태였죠. 도주하고 나서 큰딸 에게 전화해서 난 네 엄마랑 못 살겠다 난 죽어야 겠다. 전화를 하고.."
숨진 이 여인의 머리에는 수차례 둔기로 맞은 듯한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망치는 베란다에 있었는데 망치가 집안에 세 개가 있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큰 망치로 범행했다고 진술 했습니다."
범인은 바로 장 할아버지. 견디기 힘든 술 주정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는데요.
<인터뷰> 장 00(피의자) : "내 마누라가 알코올 중독이에요. 술을 이틀, 사흘 계속 먹어요. 그래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어쩔 수가 참다 참다 폭발 한 거야. 40여년 참고..."
사건 당일도 아침부터 만취한 부인이 시비를 걸며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 했습니다.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평소처럼 술 취해서 막 소리치고 옷 벗고 돌아다니고 그렇게 하다보니까 갑자기 감정이 폭발해 가지고.. 심지어는 가스렌지에도 불을 켜놓고 이불에다 불을 붙이려는 행동을 평소 했기 때문에 남편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웃들은 아내 이 씨가 평소엔 주차관리일을 하며 활달하게 지냈지만 술만 먹으면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술 먹고 오면 밤중이고 뭐 막 소리소리 질렀어요. 그 여자가 뭘 부수는지 문도 탕탕 닫고 막 퍽퍽 소리도 가끔 나고 그랬어요. "
<인터뷰> 이웃 주민 : "살림도 잘하고, 다 잘하는데 술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는 것 같아. 아무한테나 다 그래."
이 여인의 이런 성격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 했는데요.
<인터뷰> 이웃주민 : "아들이 착실하다고 하더라고요, 엄마가 그렇게 술 먹고 그래도 아들은 착실한가 보더라고,엄마가 그렇게 술 먹고 그래도 큰소리 한 번도 안내요... "
<인터뷰> 이웃주민 : "아들이 여기서 같이 살았었는데,하도 엄마가 그러니까 나가버렸어. 아들이 엄청 힘들어 했어요..아들이 안됐어.."
<인터뷰> 장 00(피의자) : "뭐 두들겨 패. 살림살이고 뭐고, 술병 다 깨고 동네가 창피해서 못살아, 동네가 창피해서.다 던져. 살림살이고 뭐고 다 던져.되는 대로 던져."
그러다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재영(경사/ 금천경찰서 강력2팀) : "10년 전엔 (남편이) 칼로 배를 한번 찔린 적이 있었다고..."
주변에서는 성격이 유순한 장 할아버지가 어쩌다 이렇게 됐냐며 안타까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그 아저씨 사람 참 좋아 법 없이도 살아요.그런데 술 먹고 그렇게 남편을 구타하고 오죽 신랑을 볶았으면 신랑이 그랬겠어..."
지난달 제주도에서는, 37년간 술만 먹으면 반복된 남편의 폭력과 욕설을 견디다 못해 70대 할머니가 잠든 80대 남편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도 있었는데요.
남의 집 담장 너머의 일이라는 이유로 방치되는 가정 내 음주폭력은 장기간 반복되는 특성상 그 폐해가 훨씬 심각하다는데요.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개입과 조치가 필요 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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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란 기자 nan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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