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운동하면 성적 ‘쑥쑥’…체육수업, 현실은?

입력 2012.06.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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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험 점수를 1점이라도 더 올려야 한다며 체육시간을 줄이고 다른 교과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적당한 운동이 오히려 성적을 올려준다는, 과학자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운동과 성적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구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전 8시. 수업 시작 전이지만 학교 운동장이 벌써 시끌 벅적합니다.

매일 1교시 전 40분은 운동시간.

상쾌하게 땀을 흘리고 나면, 하루의 시작부터 다릅니다.

<인터뷰> 정원재(서울 서일중 1학년) : "운동을 하는게 더 좋은것 같아요 (어떤 점이요?) 1교시가 더 집중이 잘돼요."

이 학교가 아침운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처음엔 수업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결과는 교사도,학부모도 만족입니다.

<인터뷰> 신혜숙(서울 서일중 교사) : "엎드려 있는 애들을 본적이 없어요. 지치고 쓰러질 것 같은데 아침 에너지라는게 그렇게 필요한 것 같아요."

운동이 성적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수업전 1시간 동안 운동을 하도록 했습니다.

한학기가 지나자 참여 학생들의 읽기와 문장 이해력은 17%가 높아져, 체육 활동을 하지 않았던 학생들보다 향상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운동이 신경 전달 물질을 많이 만들고, 뇌세포를 연결시켜, 뇌를 활성화시킨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존레이티(하버드대 임상정신과 교수) : "몸을 빨리 움직이면, 앉아있을때보다,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적합한 상태가 돼서 학생들이 더 잘배울 수 있게 됩니다."

레이티 교수는 또, 스포츠는 충동을 조절해 학교 폭력을 줄이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운동은 학교 생활 전반의 효율을 높여주는 투자라는 설명입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앵커 멘트>

공부에 도움이 된다니 운동을 좀 더 시켜야 되겠구나, 생각하는 부모님들 많으실 테지만 그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선 학교의 체육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인데요.

그 실태를 이영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중학교.

두세반이 한꺼번에 먼지가 날리는 좁은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운동장의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측정해봤습니다.

세로 양끝까지는 30미터가 안되고 가로 길이는 67미터에 불과해 백미터 달리기를 할 수 없습니다.

운동장 확장이 불가능해 10년 넘게 체육관 신축을 교육청에 요청했지만 건립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인터뷰> 민유정,김민재(신남중) : "체력 단력 시설이 부족해요. (체육관) 그런 거 좀 있으면 좋겠어요."

이 초등학교 학생들은 사설 수영장에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학교처럼 이 학교도 수영장이 없지만 시 교육청이 올해부터 매년 12차례 수영 실습을 의무화하면서 부득이 외부 시설을 이용하게 된 겁니다.

<인터뷰> 최재현(서울 강일초등학교 교사) : "장거리 이동을 하다 보니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요. 학교나 가까운 곳에 수영장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국 초중고 만 천여 곳 가운데 전용 체육관이나 강당 겸용 체육관이 없는 곳이 40%에 이릅니다.

또한 적정 규모의 인조잔디 운동장이 있는 학교도 전체의 11%에 그칩니다.

<인터뷰> 최의창(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 "생활체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생활체육 관련 시설을 활용해야 합니다."

예전보다 청소년의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은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는 제도의 문제뿐 아니라 열악한 시설의 탓도 큰 것으로 지적됩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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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운동하면 성적 ‘쑥쑥’…체육수업, 현실은?
    • 입력 2012-06-27 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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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험 점수를 1점이라도 더 올려야 한다며 체육시간을 줄이고 다른 교과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적당한 운동이 오히려 성적을 올려준다는, 과학자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운동과 성적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구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전 8시. 수업 시작 전이지만 학교 운동장이 벌써 시끌 벅적합니다. 매일 1교시 전 40분은 운동시간. 상쾌하게 땀을 흘리고 나면, 하루의 시작부터 다릅니다. <인터뷰> 정원재(서울 서일중 1학년) : "운동을 하는게 더 좋은것 같아요 (어떤 점이요?) 1교시가 더 집중이 잘돼요." 이 학교가 아침운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처음엔 수업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결과는 교사도,학부모도 만족입니다. <인터뷰> 신혜숙(서울 서일중 교사) : "엎드려 있는 애들을 본적이 없어요. 지치고 쓰러질 것 같은데 아침 에너지라는게 그렇게 필요한 것 같아요." 운동이 성적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수업전 1시간 동안 운동을 하도록 했습니다. 한학기가 지나자 참여 학생들의 읽기와 문장 이해력은 17%가 높아져, 체육 활동을 하지 않았던 학생들보다 향상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운동이 신경 전달 물질을 많이 만들고, 뇌세포를 연결시켜, 뇌를 활성화시킨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존레이티(하버드대 임상정신과 교수) : "몸을 빨리 움직이면, 앉아있을때보다,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적합한 상태가 돼서 학생들이 더 잘배울 수 있게 됩니다." 레이티 교수는 또, 스포츠는 충동을 조절해 학교 폭력을 줄이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운동은 학교 생활 전반의 효율을 높여주는 투자라는 설명입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앵커 멘트> 공부에 도움이 된다니 운동을 좀 더 시켜야 되겠구나, 생각하는 부모님들 많으실 테지만 그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선 학교의 체육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인데요. 그 실태를 이영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중학교. 두세반이 한꺼번에 먼지가 날리는 좁은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운동장의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측정해봤습니다. 세로 양끝까지는 30미터가 안되고 가로 길이는 67미터에 불과해 백미터 달리기를 할 수 없습니다. 운동장 확장이 불가능해 10년 넘게 체육관 신축을 교육청에 요청했지만 건립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인터뷰> 민유정,김민재(신남중) : "체력 단력 시설이 부족해요. (체육관) 그런 거 좀 있으면 좋겠어요." 이 초등학교 학생들은 사설 수영장에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학교처럼 이 학교도 수영장이 없지만 시 교육청이 올해부터 매년 12차례 수영 실습을 의무화하면서 부득이 외부 시설을 이용하게 된 겁니다. <인터뷰> 최재현(서울 강일초등학교 교사) : "장거리 이동을 하다 보니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요. 학교나 가까운 곳에 수영장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국 초중고 만 천여 곳 가운데 전용 체육관이나 강당 겸용 체육관이 없는 곳이 40%에 이릅니다. 또한 적정 규모의 인조잔디 운동장이 있는 학교도 전체의 11%에 그칩니다. <인터뷰> 최의창(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 "생활체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생활체육 관련 시설을 활용해야 합니다." 예전보다 청소년의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은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는 제도의 문제뿐 아니라 열악한 시설의 탓도 큰 것으로 지적됩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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