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580만 자영업자 ‘생존의 조건’은?

입력 2012.07.1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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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처럼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이 원래 경기에 민감한데다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까지 창업시장에 가세하면서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먼저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의 실태를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벽부터 인력 회사로 모여든 일용직 노동자들...



58년생 이광국 씨는 실내 장식일을 하던 전직 자영업잡니다.



넉 달 전 어음 4억 원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내고 공사판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이광국 씨 사장님 소리 듣다가 막상 이런 일 하니 창피스럽고 다 포기하니까...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 부부는 이른바 ’투잡족’, 장사가 안 돼 남편은 오전에 유치원 차량기사로, 부인은 틈틈이 부품 조립일을 합니다.



<녹취> "(오늘 얼마 파신 거에요?) 마리수로 하면 한 일곱 마리? 그냥 7만 원이라고 봐야죠"



치킨집 일부를 죽집으로 바꿔 아들에게 맡겼지만 안 되는 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최계순(치킨집 운영) : "주문 들어오면 막 기뻐하는 그 모습도 저는 불쌍해 보이더라고...주문 들어오는 걸 저렇게 좋아하니 싶어서..."



지난달 현재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백85만 명.



이 가운데 절반 이상(57.6%)이 월 평균소득 백만 원 이하이고, 적자 영업(20.6%)도 상당숩니다.



한 동네 빵집의 하루...



손님은 말 그대로 손에 꼽을 정도,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을 빼고 나면 한 달 백20만 원 적자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렇다보니 중고 시장 거리에는 폐업으로 나온 집기들이 쌓여갑니다.



<녹취> 중고 시장 주인 : "이건 피자집에서 쓰는 피자 기계. 이런 건 커피전문점에서 쓰는 커피 기계.."



최근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까지 창업 시장에 몰려들면서 위기의 자영업계가 한계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정말 비상구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나라 자영업의 포화 상태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 현장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제가 나와 있는 곳은 서울 영등포역 근처에 있는 일명 ’먹자골목’입니다.



걸어다니며 자영업의 대표격인 음식점들.. 이 4백 미터 거리에만 80여 개가 몰려 있습니다.



무료 시식회까지 열며 손님끌기 경쟁이 치열합니다.



식당 안 먹는 장사가 그나마 낫다는 막연한 기대 때문일까요?



전국의 음식점은 44만 개, 인구 114명당 1개꼴로 지나치게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식당의 40%는 5년 안에 묻을 닫는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떡집에서 나오는 장면 음식점 만이 아닙니다.



다른 자영업도 포화상태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 비율이 30%가 넘는데요.



OECD 주요 선진국보다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높습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앞으로 5년간 매년 20만 명 이상이 창업 시장에 가세할 전망입니다.



지금보다 자영업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는 얘기인데요. 과연 자영업자들의 생존전략은 없는 걸까요?



이재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소규모 닭강정 판매점.



입구부터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고객 취향에 맞는 소스 개발에 몇 년간 공을 들인데다 포장판매 방식을 채택한 게 주효했습니다.



<녹취> "포장은 한 30분 기다리시면 되고요, 드실 분은 아래쪽에 줄 서세요..."



쉽게 창업이 가능한 가맹점조차 준비없이 뛰어들었다간 낭패보기 십상.



올 들어 시장에서 퇴출된 브랜드만 548개나 됩니다.



때문에 충분한 시장 분석과 해당 분야 사전공부가 필수 조건입니다.



<인터뷰>유숙희(한국네일디자인협회 고문) : "(실패 원인은)너무 (창업)생각을 쉽게 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요, 그 다음은 시장분석을 전혀 못하고 했을때..."



창업을 고집하기보다는 눈높이를 낮춘 재취업도 대안입니다.



3차례 자영업에 실패한 김득수씨, 사장의 꿈을 접고 물류회사 근로자의 길을 택했지만 현실에 만족합니다.



<인터뷰>김득수(56세 물류회사 직원) : "(자영업 할 때)겉으로는 좋아 보였어도 실질 소득에서 별로 이득되는 게 없고 지금 열심히 일해서 일한만큼 월급 타가고"



정부도 한계 자영업자들의 업종전환이나 전직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뷰>김선빈(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 "베이비부머 세대는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 분야로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은퇴인구 증가로 더욱 거세진 창업 열풍.



철저한 준비로 차별화된 포인트를 잡는 것이 성공의 비결입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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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580만 자영업자 ‘생존의 조건’은?
    • 입력 2012-07-13 22:04:01
    뉴스 9
<앵커 멘트>

이처럼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이 원래 경기에 민감한데다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까지 창업시장에 가세하면서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먼저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의 실태를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벽부터 인력 회사로 모여든 일용직 노동자들...

58년생 이광국 씨는 실내 장식일을 하던 전직 자영업잡니다.

넉 달 전 어음 4억 원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내고 공사판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이광국 씨 사장님 소리 듣다가 막상 이런 일 하니 창피스럽고 다 포기하니까...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 부부는 이른바 ’투잡족’, 장사가 안 돼 남편은 오전에 유치원 차량기사로, 부인은 틈틈이 부품 조립일을 합니다.

<녹취> "(오늘 얼마 파신 거에요?) 마리수로 하면 한 일곱 마리? 그냥 7만 원이라고 봐야죠"

치킨집 일부를 죽집으로 바꿔 아들에게 맡겼지만 안 되는 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최계순(치킨집 운영) : "주문 들어오면 막 기뻐하는 그 모습도 저는 불쌍해 보이더라고...주문 들어오는 걸 저렇게 좋아하니 싶어서..."

지난달 현재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백85만 명.

이 가운데 절반 이상(57.6%)이 월 평균소득 백만 원 이하이고, 적자 영업(20.6%)도 상당숩니다.

한 동네 빵집의 하루...

손님은 말 그대로 손에 꼽을 정도,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을 빼고 나면 한 달 백20만 원 적자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렇다보니 중고 시장 거리에는 폐업으로 나온 집기들이 쌓여갑니다.

<녹취> 중고 시장 주인 : "이건 피자집에서 쓰는 피자 기계. 이런 건 커피전문점에서 쓰는 커피 기계.."

최근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까지 창업 시장에 몰려들면서 위기의 자영업계가 한계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정말 비상구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나라 자영업의 포화 상태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 현장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제가 나와 있는 곳은 서울 영등포역 근처에 있는 일명 ’먹자골목’입니다.

걸어다니며 자영업의 대표격인 음식점들.. 이 4백 미터 거리에만 80여 개가 몰려 있습니다.

무료 시식회까지 열며 손님끌기 경쟁이 치열합니다.

식당 안 먹는 장사가 그나마 낫다는 막연한 기대 때문일까요?

전국의 음식점은 44만 개, 인구 114명당 1개꼴로 지나치게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식당의 40%는 5년 안에 묻을 닫는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떡집에서 나오는 장면 음식점 만이 아닙니다.

다른 자영업도 포화상태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 비율이 30%가 넘는데요.

OECD 주요 선진국보다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높습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앞으로 5년간 매년 20만 명 이상이 창업 시장에 가세할 전망입니다.

지금보다 자영업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는 얘기인데요. 과연 자영업자들의 생존전략은 없는 걸까요?

이재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소규모 닭강정 판매점.

입구부터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고객 취향에 맞는 소스 개발에 몇 년간 공을 들인데다 포장판매 방식을 채택한 게 주효했습니다.

<녹취> "포장은 한 30분 기다리시면 되고요, 드실 분은 아래쪽에 줄 서세요..."

쉽게 창업이 가능한 가맹점조차 준비없이 뛰어들었다간 낭패보기 십상.

올 들어 시장에서 퇴출된 브랜드만 548개나 됩니다.

때문에 충분한 시장 분석과 해당 분야 사전공부가 필수 조건입니다.

<인터뷰>유숙희(한국네일디자인협회 고문) : "(실패 원인은)너무 (창업)생각을 쉽게 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요, 그 다음은 시장분석을 전혀 못하고 했을때..."

창업을 고집하기보다는 눈높이를 낮춘 재취업도 대안입니다.

3차례 자영업에 실패한 김득수씨, 사장의 꿈을 접고 물류회사 근로자의 길을 택했지만 현실에 만족합니다.

<인터뷰>김득수(56세 물류회사 직원) : "(자영업 할 때)겉으로는 좋아 보였어도 실질 소득에서 별로 이득되는 게 없고 지금 열심히 일해서 일한만큼 월급 타가고"

정부도 한계 자영업자들의 업종전환이나 전직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뷰>김선빈(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 "베이비부머 세대는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 분야로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은퇴인구 증가로 더욱 거세진 창업 열풍.

철저한 준비로 차별화된 포인트를 잡는 것이 성공의 비결입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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