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미혼 남성 20년새 10배 급증…이유는?

입력 2012.07.25 (22: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결혼하지 않는 남성의 비율이 여성에 비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거주자를 조사한 결과 지난 1990년에는 남녀 미혼율이 비슷했지만, 20년 만에 남성의 미혼율이 여성의 2배까지 치솟았습니다.

왜 미혼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구경하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직장 생활 9년 차, 30대 초반이면 결혼할 줄 알았는데 이미 30대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고성렬(36살/미혼남성) : "뭔가 완벽하게 갖추고 하려다 보니까 결혼 준비가 안 된 것 같기도 하고, 그때 맞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해서 미뤄진 것 같습니다."

이처럼 30대 중반을 넘겨 결혼하지 않은 남성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서울 거주자를 조사한 결과 35살 이상 49살 이하의 미혼 남성은 24만 명으로 20년 만에 10배가 늘었고 같은 연령대의 미혼 여성 14만 명보다도 훨씬 많았습니다.

특히 미혼 남성의 학력은 고졸 이하가 절반을 차지한 반면에 미혼 여성은 대졸 이상이 61%로 더 많았습니다.

고학력 여성이 늘면서 서로 눈높이에 맞는 상대를 만나기 어려워진 데다가,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증가도 미혼율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조성남(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 "남성들이 가정경제의 책임을 지는 가장으로서 역할을 할 만큼 탄탄한 일자리가 마련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결혼에 대한 남성들의 생각이 바뀐 것도 미혼이 늘어난 이유입니다.

'결혼하는 것이 좋다'는 게 46%로 아직은 대세지만, '결혼은 선택사항'이라는 의견이 29%로 '반드시 해야 한다'는 20%를 앞질렀습니다.

<인터뷰> 이경상(30대/미혼 남성) : "혼자 살기에도 나쁜 여건이 아니잖아요. 주변상황이 혼자서도 쉽게 음식을 해먹을 수도 있고 여가생활도 갖춰져 있다 보니까..."

미혼율의 증가는 출산 저하와 노인 1인 가구의 급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향후 복지정책에도 부담을 주게 됩니다.

이들은 가족들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4인 가구 중심의 복지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미혼 남성 20년새 10배 급증…이유는?
    • 입력 2012-07-25 22:01:45
    뉴스 9
<앵커 멘트> 결혼하지 않는 남성의 비율이 여성에 비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거주자를 조사한 결과 지난 1990년에는 남녀 미혼율이 비슷했지만, 20년 만에 남성의 미혼율이 여성의 2배까지 치솟았습니다. 왜 미혼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구경하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직장 생활 9년 차, 30대 초반이면 결혼할 줄 알았는데 이미 30대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고성렬(36살/미혼남성) : "뭔가 완벽하게 갖추고 하려다 보니까 결혼 준비가 안 된 것 같기도 하고, 그때 맞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해서 미뤄진 것 같습니다." 이처럼 30대 중반을 넘겨 결혼하지 않은 남성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서울 거주자를 조사한 결과 35살 이상 49살 이하의 미혼 남성은 24만 명으로 20년 만에 10배가 늘었고 같은 연령대의 미혼 여성 14만 명보다도 훨씬 많았습니다. 특히 미혼 남성의 학력은 고졸 이하가 절반을 차지한 반면에 미혼 여성은 대졸 이상이 61%로 더 많았습니다. 고학력 여성이 늘면서 서로 눈높이에 맞는 상대를 만나기 어려워진 데다가,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증가도 미혼율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조성남(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 "남성들이 가정경제의 책임을 지는 가장으로서 역할을 할 만큼 탄탄한 일자리가 마련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결혼에 대한 남성들의 생각이 바뀐 것도 미혼이 늘어난 이유입니다. '결혼하는 것이 좋다'는 게 46%로 아직은 대세지만, '결혼은 선택사항'이라는 의견이 29%로 '반드시 해야 한다'는 20%를 앞질렀습니다. <인터뷰> 이경상(30대/미혼 남성) : "혼자 살기에도 나쁜 여건이 아니잖아요. 주변상황이 혼자서도 쉽게 음식을 해먹을 수도 있고 여가생활도 갖춰져 있다 보니까..." 미혼율의 증가는 출산 저하와 노인 1인 가구의 급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향후 복지정책에도 부담을 주게 됩니다. 이들은 가족들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4인 가구 중심의 복지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