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고글에 마스크 쓴 성폭행범 잡고 보니…

입력 2012.08.14 (09:12) 수정 2012.08.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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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20대 괴한이 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금품까지 훔쳐 달아났습니다.



얼굴을 완전히 숨긴데다가 말 한 마디 하지 않아서 범인을 붙잡기까지 애를 먹었는데요.



김기흥 기자, 용의자를 잡고 나서야 말 한 마디 안 한 게 이해가 갔다고요?



피해자가 정말 놀랐겠어요.



<기자 멘트>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남성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녀와 사귀었던 남자 친구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왜 헤어진 여자친구 집에 들어가 그녀를 성폭행했을까요?



그리고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났다가 그녀의 집에는 왜 다시 갔을까요?



범행 동기부터 범행 수법까지 의문으로 가득했던 이번 사건의 전말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주택가.



지난달 20일 밤, 조용했던 이 동네가 한바탕 들썩거렸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이웃 주민 (음성변조) : “경찰들이 밤에 왔었어요. 과학수사? 그렇게 쓰여 있더라고요. 새벽에 나왔더니 여기서 웅성웅성하고 있더라고요.”



한 여대생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피해자는 이 동네에 사는 23살 정모 양이었습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 5팀) :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데 담에 있던 복면 쓴 범인이 끌고 들어가서 미리 준비한 청테이프로 결박을 하고 그리고 성폭행을 했다는 겁니다. ”



하지만 성폭행을 한 뒤 금품까지 훔쳐 달아난 괴한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자의 이웃 주민 (음성변조) : “밤 12시 정도 돼서 그 때 정신없이 경찰이 지나가더니 그 다음날 카메라가 여기

있는 거 때문에 왔었죠, 아침부터.”



주택가에 설치된 10여대의 CCTV를 분석한 끝에 용의자는 두 사람으로 좁혀졌는데요.



배낭을 메고 골목길을 오르는 남자.



그리고 몇 시간 뒤, 급히 골목을 내려가는 또 한 명의 남자!



그런데 다른 차림새의 두 사람이 알고 보니 동일 인물이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24살 박모 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녹취> 박00 (성폭행 피의자) : “잘 모르겠어요. 죄송합니다. ”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는 박 씨.



하지만 경찰은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박 씨가 피해자 정 씨의 옛 남자친구였다는 겁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처음에 신고할 당시에 남자친구가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 저희가 12시에 갔을 때.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오게 된 경위를 물어 봤죠. 그랬더니 7시 반에 여자 친구로 부터 문자를 받고 와달라고 해서 왔는데...”



사건 당일, 피해자인 정 씨의 문자를 받고 왔다며 보호자를 자처했던 박 씨!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자기하고 과거에 만난 사인데 헤어지고 나서 소원해졌는데 그 실습하는데 다른 동료하고 희희덕거리면서 웃고 하는 거에 자기는 상당히 자극을 받았다는 얘기죠.”



불과 몇 달 전까지 캠퍼스 커플이었던 두 사람.



짧은 연애 뒤 다시 선후배 사이로 돌아갔지만 정양을 향한 마음을 완전히 정리하지 못했던 박 씨.



그의 질투가 끔찍한 결과를 낳은 겁니다.



<녹취> “범행 계획은 언제 세우신 거예요?”



<녹취> 박00(피의자/음성변조) : “ (범행) 전날에 세웠습니다. ”



옛 여자 친구의 가족들이 집을 비우는 시간까지 알고 있었던 박 씨!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고글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잠복하고 있다가 귀가하던 정 씨를 집안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전혀 면식범이라고는 얘기를 안 했고 의심 가는 사람도 없었고 설마하니 자기 남자친구라는 거는전혀 상상도 못했던 것입니다.”



박 씨가 아무리 얼굴을 가렸다지만 사귀었던 남자친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게 의아했는데요.



정 씨가 깜빡 속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박 씨가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말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볼 수 있는 거라곤 컴퓨터 모니터뿐이었습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세 시간 반 동안 대화는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질문한 사항이 있으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서 질문을 하고...”



박 씨의 간 큰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행여나 자신이 의심받지는 않을까, 알리바이까지 꾸며냈습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피해자한테 범인이 남자친구가 있냐, 전에 사귀던 남자친구 이름이 누구냐, 그러면 그 친구한테 전화는 하지 말고 와달라고 한 번 문자를 보내봐라, 그래서 여자가 그 범인의 말에 따라서 전 남자친구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낸 거죠.”



그렇게 자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게 한 뒤 유유히 범행현장을 떠났다가,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정 씨 앞에 나타난 박 씨.



무슨 일이냐며, 걱정 가득한 표정까지 지어 보였습니다.



그렇게 완전범죄를 꿈꿨던 박 씨!



하지만 그 문자메시지는 덫이 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여자친구한테 19시 30분에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는데 이 남자친구가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것은 범행이 끝난 20시 32분에 확인이 됐습니다.”



앞뒤가 안 맞는 박 씨의 진술에 경찰의 추궁이 계속됐고, 결국 박 씨는 모든 범행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왜 그런 짓을 저질렀나?”



<녹취> 박00 (피의자/음성변조) : “의심받지 않으려고요.”



성폭행에 금품갈취도 모자라 심지어 박 씨는 범행과정을 촬영 까지 하는 인면수심의 행각까지 벌였는데요.



친구들도 박 씨가 검거되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친구 (음성변조) : “놀랐죠. 그럴 애가 아니었는데. 활발한 성격이라서 잘 어울리고 왠만한 애들이랑 다 친했어요. ”



한 달 전, 뜬금없이 왔던 전화가 정 씨와 헤어진 직후가 아니었을까 싶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는데요.



<녹취> 피의자의 친구 (음성변조) : “방학하고 나서 헤어져서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연락은 했었거든요 걔가. 힘든 일 있는지 술 마시자고 저한테 해서 그 때 저는 일이 있어서 못 만났어요.”



하지만 무엇으로도 박 씨가 저지른 죄를 덮을 수는 없습니다.



박 씨의 전 여자 친구 정 씨는 이번 사건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녹취> 피해자의 이웃 (음성변조) : “이 집, 다 이사 갔어요. 짐 다 내놨는데 며칠 있다가..온 지도 얼마 안 됐어요, 이 사람들. ”



새로 이사 온 집에서의 기억이 악몽으로 남았을 정 씨.



옛 연인과의 악연이 낳은 이번 사건의 충격으로 정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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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고글에 마스크 쓴 성폭행범 잡고 보니…
    • 입력 2012-08-14 09:12:45
    • 수정2012-08-17 13: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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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20대 괴한이 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금품까지 훔쳐 달아났습니다.

얼굴을 완전히 숨긴데다가 말 한 마디 하지 않아서 범인을 붙잡기까지 애를 먹었는데요.

김기흥 기자, 용의자를 잡고 나서야 말 한 마디 안 한 게 이해가 갔다고요?

피해자가 정말 놀랐겠어요.

<기자 멘트>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남성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녀와 사귀었던 남자 친구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왜 헤어진 여자친구 집에 들어가 그녀를 성폭행했을까요?

그리고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났다가 그녀의 집에는 왜 다시 갔을까요?

범행 동기부터 범행 수법까지 의문으로 가득했던 이번 사건의 전말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주택가.

지난달 20일 밤, 조용했던 이 동네가 한바탕 들썩거렸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이웃 주민 (음성변조) : “경찰들이 밤에 왔었어요. 과학수사? 그렇게 쓰여 있더라고요. 새벽에 나왔더니 여기서 웅성웅성하고 있더라고요.”

한 여대생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피해자는 이 동네에 사는 23살 정모 양이었습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 5팀) :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데 담에 있던 복면 쓴 범인이 끌고 들어가서 미리 준비한 청테이프로 결박을 하고 그리고 성폭행을 했다는 겁니다. ”

하지만 성폭행을 한 뒤 금품까지 훔쳐 달아난 괴한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자의 이웃 주민 (음성변조) : “밤 12시 정도 돼서 그 때 정신없이 경찰이 지나가더니 그 다음날 카메라가 여기
있는 거 때문에 왔었죠, 아침부터.”

주택가에 설치된 10여대의 CCTV를 분석한 끝에 용의자는 두 사람으로 좁혀졌는데요.

배낭을 메고 골목길을 오르는 남자.

그리고 몇 시간 뒤, 급히 골목을 내려가는 또 한 명의 남자!

그런데 다른 차림새의 두 사람이 알고 보니 동일 인물이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24살 박모 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녹취> 박00 (성폭행 피의자) : “잘 모르겠어요. 죄송합니다. ”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는 박 씨.

하지만 경찰은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박 씨가 피해자 정 씨의 옛 남자친구였다는 겁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처음에 신고할 당시에 남자친구가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 저희가 12시에 갔을 때.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오게 된 경위를 물어 봤죠. 그랬더니 7시 반에 여자 친구로 부터 문자를 받고 와달라고 해서 왔는데...”

사건 당일, 피해자인 정 씨의 문자를 받고 왔다며 보호자를 자처했던 박 씨!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자기하고 과거에 만난 사인데 헤어지고 나서 소원해졌는데 그 실습하는데 다른 동료하고 희희덕거리면서 웃고 하는 거에 자기는 상당히 자극을 받았다는 얘기죠.”

불과 몇 달 전까지 캠퍼스 커플이었던 두 사람.

짧은 연애 뒤 다시 선후배 사이로 돌아갔지만 정양을 향한 마음을 완전히 정리하지 못했던 박 씨.

그의 질투가 끔찍한 결과를 낳은 겁니다.

<녹취> “범행 계획은 언제 세우신 거예요?”

<녹취> 박00(피의자/음성변조) : “ (범행) 전날에 세웠습니다. ”

옛 여자 친구의 가족들이 집을 비우는 시간까지 알고 있었던 박 씨!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고글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잠복하고 있다가 귀가하던 정 씨를 집안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전혀 면식범이라고는 얘기를 안 했고 의심 가는 사람도 없었고 설마하니 자기 남자친구라는 거는전혀 상상도 못했던 것입니다.”

박 씨가 아무리 얼굴을 가렸다지만 사귀었던 남자친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게 의아했는데요.

정 씨가 깜빡 속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박 씨가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말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볼 수 있는 거라곤 컴퓨터 모니터뿐이었습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세 시간 반 동안 대화는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질문한 사항이 있으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서 질문을 하고...”

박 씨의 간 큰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행여나 자신이 의심받지는 않을까, 알리바이까지 꾸며냈습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피해자한테 범인이 남자친구가 있냐, 전에 사귀던 남자친구 이름이 누구냐, 그러면 그 친구한테 전화는 하지 말고 와달라고 한 번 문자를 보내봐라, 그래서 여자가 그 범인의 말에 따라서 전 남자친구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낸 거죠.”

그렇게 자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게 한 뒤 유유히 범행현장을 떠났다가,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정 씨 앞에 나타난 박 씨.

무슨 일이냐며, 걱정 가득한 표정까지 지어 보였습니다.

그렇게 완전범죄를 꿈꿨던 박 씨!

하지만 그 문자메시지는 덫이 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황만성(팀장/용산경찰서 강력5팀) : “여자친구한테 19시 30분에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는데 이 남자친구가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것은 범행이 끝난 20시 32분에 확인이 됐습니다.”

앞뒤가 안 맞는 박 씨의 진술에 경찰의 추궁이 계속됐고, 결국 박 씨는 모든 범행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왜 그런 짓을 저질렀나?”

<녹취> 박00 (피의자/음성변조) : “의심받지 않으려고요.”

성폭행에 금품갈취도 모자라 심지어 박 씨는 범행과정을 촬영 까지 하는 인면수심의 행각까지 벌였는데요.

친구들도 박 씨가 검거되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친구 (음성변조) : “놀랐죠. 그럴 애가 아니었는데. 활발한 성격이라서 잘 어울리고 왠만한 애들이랑 다 친했어요. ”

한 달 전, 뜬금없이 왔던 전화가 정 씨와 헤어진 직후가 아니었을까 싶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는데요.

<녹취> 피의자의 친구 (음성변조) : “방학하고 나서 헤어져서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연락은 했었거든요 걔가. 힘든 일 있는지 술 마시자고 저한테 해서 그 때 저는 일이 있어서 못 만났어요.”

하지만 무엇으로도 박 씨가 저지른 죄를 덮을 수는 없습니다.

박 씨의 전 여자 친구 정 씨는 이번 사건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녹취> 피해자의 이웃 (음성변조) : “이 집, 다 이사 갔어요. 짐 다 내놨는데 며칠 있다가..온 지도 얼마 안 됐어요, 이 사람들. ”

새로 이사 온 집에서의 기억이 악몽으로 남았을 정 씨.

옛 연인과의 악연이 낳은 이번 사건의 충격으로 정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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