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홍콩 시위 격화…미·중까지 충돌

입력 2014.10.02 (21:49) 수정 2014.10.0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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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홍콩 민주화 시위가 닷새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OCCUPY CENTRAL'.

시위대의 구호처럼, 홍콩 금융 중심가 센트럴 지구는 시위대가 완전히 점거했습니다.

오늘이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었는데요.

시위대가 렁춘잉 행정장관이 중국의 견해만 대변한다며 오늘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정부 청사를 점거하겠다고 최후통첩했기 때문입니다.

렁 장관은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진압 경찰들을 격려했습니다.

일촉즉발의 긴장이 흐르는 홍콩 현지를 박정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 점거 시위 닷새째.

30도 안팎의 무더위에도 10만여 명이 참가한 시위 열기는 꺽일 줄을 모릅니다.

<인터뷰> 매기(홍콩 시민) : "저희는 1인 1표를 기본으로 하는 진짜 선거를 원합니다."

거리 곳곳에선 학생부터 중장년까지 참여한 가운데 홍콩 민주화에 관한 시국 토론회가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카이청(홍콩 시민) : "(정부가 변하지 않으면)저는 매일 여기 올 것이고 앉아서 시위를 계속할 겁니다."

일부 강경파 시위대는 오늘 밤 자정까지 행정 장관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내일 정부 기관들을 점거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보냈습니다.

홍콩의 시민과 학생들이 둘러싸고 있는 바로 이 건물이 홍콩의 정부종합 청사입니다.

시위대가 내일 정부기관을 점령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각 기관들마다 비상이 걸렸습니다.

행정 장관 집무실 앞에선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와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 위기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국회격인 홍콩 입법회 수장은 행정 장관이 물러나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시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시위대가 제시한 최후통첩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타협의 여지 없는 대결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이번 사태, 왜 이렇게까지 커졌을까요?

일단 발단은, 중국이 발표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선거 안 때문이었습니다.

1200명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에서 과반수 지지를 얻은 2~3명만 입후보하도록 하겠다, 이게 중국의 방침인데요.

여기에, 홍콩 사람들이 반발한 겁니다.

추천위원 대부분이 중국에 우호적인 사람들로 채워질 게 뻔한데, 그러면 중국에 반대하는 인사는 출마조차 못할 거라는 거죠.

1997년 홍콩 반환 때 중국은 홍콩의 자치권을 50년동안 보장하기로 했는데요...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불안감이, 이번 사태의 뇌관이 됐습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귀속되면서 국기의 모양이 이렇게, 붉은색, 별5개, 중국화 됐듯이, 자유롭던 사회 분위기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홍콩 정부가 2003년엔 중국에 대한 반역 등을 금지하는 이른바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 했고요.

2012년엔 공산당의 일당 독재를 찬양하는 '국민교육' 과목을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하려 했습니다.

이 두 차례 시도는 대규모 반대 시위로 결국 무산됐습니다.

홍콩 시위대는 지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결정한 행정장관 선거 안을 뒤엎는 세 번째 승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이주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중간 외교장관 회담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민주화 시위 지지의사를 공식화했습니다.

<녹취> 케리(미 국무장관) : "고도의 자치와 법치를 갖춘 개방된 사회가 홍콩의 안정과 번영에 필수적입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내정간섭이라며 맞받아쳤습니다.

<녹취> 왕이(외교부장) : "홍콩 사태는 중국 내부의 문제라는 점을 중국 정부는 명확히 밝혔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국은 홍콩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며 평화적 해결을 주문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홍콩의 자유 보장을 촉구하는 동조 시위가 이어졌고, 영국과 유엔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녹취> 캐머런(총리) : "중국 정부는 홍콩에 대해 표현과 시위에 대한 특별한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코너에 몰린 중국은 현 홍콩 정부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 머릿기사를 통해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을 신뢰한다며 불법 시위에 대한 원칙적인 처리를 강조했습니다.

홍콩 사태가 자칫 미중 관계를 악화시키지는 않을지, 워싱턴 외교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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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홍콩 시위 격화…미·중까지 충돌
    • 입력 2014-10-02 21:55:34
    • 수정2014-10-02 23:26:04
    뉴스 9
<기자 멘트>

홍콩 민주화 시위가 닷새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OCCUPY CENTRAL'.

시위대의 구호처럼, 홍콩 금융 중심가 센트럴 지구는 시위대가 완전히 점거했습니다.

오늘이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었는데요.

시위대가 렁춘잉 행정장관이 중국의 견해만 대변한다며 오늘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정부 청사를 점거하겠다고 최후통첩했기 때문입니다.

렁 장관은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진압 경찰들을 격려했습니다.

일촉즉발의 긴장이 흐르는 홍콩 현지를 박정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 점거 시위 닷새째.

30도 안팎의 무더위에도 10만여 명이 참가한 시위 열기는 꺽일 줄을 모릅니다.

<인터뷰> 매기(홍콩 시민) : "저희는 1인 1표를 기본으로 하는 진짜 선거를 원합니다."

거리 곳곳에선 학생부터 중장년까지 참여한 가운데 홍콩 민주화에 관한 시국 토론회가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카이청(홍콩 시민) : "(정부가 변하지 않으면)저는 매일 여기 올 것이고 앉아서 시위를 계속할 겁니다."

일부 강경파 시위대는 오늘 밤 자정까지 행정 장관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내일 정부 기관들을 점거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보냈습니다.

홍콩의 시민과 학생들이 둘러싸고 있는 바로 이 건물이 홍콩의 정부종합 청사입니다.

시위대가 내일 정부기관을 점령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각 기관들마다 비상이 걸렸습니다.

행정 장관 집무실 앞에선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와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충돌 위기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국회격인 홍콩 입법회 수장은 행정 장관이 물러나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시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시위대가 제시한 최후통첩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타협의 여지 없는 대결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이번 사태, 왜 이렇게까지 커졌을까요?

일단 발단은, 중국이 발표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선거 안 때문이었습니다.

1200명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에서 과반수 지지를 얻은 2~3명만 입후보하도록 하겠다, 이게 중국의 방침인데요.

여기에, 홍콩 사람들이 반발한 겁니다.

추천위원 대부분이 중국에 우호적인 사람들로 채워질 게 뻔한데, 그러면 중국에 반대하는 인사는 출마조차 못할 거라는 거죠.

1997년 홍콩 반환 때 중국은 홍콩의 자치권을 50년동안 보장하기로 했는데요...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불안감이, 이번 사태의 뇌관이 됐습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귀속되면서 국기의 모양이 이렇게, 붉은색, 별5개, 중국화 됐듯이, 자유롭던 사회 분위기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홍콩 정부가 2003년엔 중국에 대한 반역 등을 금지하는 이른바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 했고요.

2012년엔 공산당의 일당 독재를 찬양하는 '국민교육' 과목을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하려 했습니다.

이 두 차례 시도는 대규모 반대 시위로 결국 무산됐습니다.

홍콩 시위대는 지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결정한 행정장관 선거 안을 뒤엎는 세 번째 승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이주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중간 외교장관 회담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민주화 시위 지지의사를 공식화했습니다.

<녹취> 케리(미 국무장관) : "고도의 자치와 법치를 갖춘 개방된 사회가 홍콩의 안정과 번영에 필수적입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내정간섭이라며 맞받아쳤습니다.

<녹취> 왕이(외교부장) : "홍콩 사태는 중국 내부의 문제라는 점을 중국 정부는 명확히 밝혔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국은 홍콩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며 평화적 해결을 주문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홍콩의 자유 보장을 촉구하는 동조 시위가 이어졌고, 영국과 유엔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녹취> 캐머런(총리) : "중국 정부는 홍콩에 대해 표현과 시위에 대한 특별한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코너에 몰린 중국은 현 홍콩 정부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 머릿기사를 통해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을 신뢰한다며 불법 시위에 대한 원칙적인 처리를 강조했습니다.

홍콩 사태가 자칫 미중 관계를 악화시키지는 않을지, 워싱턴 외교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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