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마다 그리움 ‘절절’…이산가족 ‘눈물의 편지’

입력 2015.08.28 (21:02) 수정 2015.08.2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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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산가족 상봉이 다시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만, 상봉 대상자는 매번 몇백 명에 불과합니다.

생사가 확인된 일부 이산가족들은 남북을 이어주는 우회통로를 이용해, 북쪽의 가족과 편지를 교환하고 있는데요.

편지에 담긴 절절한 사연들을, 홍성희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발신지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봉투에 북한 우표가 붙어있습니다.

김경재 할아버지는 어릴 때 헤어진 여동생이 보고플 때 마다 편지들을 꺼내 봅니다.

오빠가 고향에 오면 추억 깊은 옛집을 보여주려고 그대로 뒀지만 이제는 수리해야 할 것 같다는 소식부터, 두 살 때 병을 앓은 아들이 21살이 되도록 코출혈을 자주하니 약을 보내달라는 부탁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재(84살) : "오빠 덕분에 이러이러한 걸 했습니다. 그럴때는 내가 참 (물건을) 잘 보내줬구나..."

김송순 할머니는 5년 전 동생과 첫 편지 교환이 이뤄졌습니다.

얼마 전 꿈에서 언니를 보았다,

수수한 옷차림에 얼굴은 잘 나타나지 않고, 그저 언니라고 하면서 꼭 껴안아 주기에 품에 안겨 울다 깼다,

혈육의 정이 뜨겁게 스민 빨간 스웨터와 벽돌색 코트를 보며, 만날 수 없는 안타까움에 날이 새도록 괴로웠다,

한 자 한 자,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녹취> 김송순(87) : "언니가 보낸 옷이라고 좋아하고 이거 철이 아닌데, 더울 텐데 언니를 보여주고 싶어서 입고 (사진) 찍은 거 같애."

언제쯤 편지 속 동생을 만날 수 있을까... 눈물로 쓴 편지는 기다림을 안고서 남과 북을 계속 오가고 있습니다.

<녹취> 김송순 : "만날 수 없는 안타까움에...눈물이 나려고 하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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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글자마다 그리움 ‘절절’…이산가족 ‘눈물의 편지’
    • 입력 2015-08-28 21:03:45
    • 수정2015-08-28 21: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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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산가족 상봉이 다시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만, 상봉 대상자는 매번 몇백 명에 불과합니다.

생사가 확인된 일부 이산가족들은 남북을 이어주는 우회통로를 이용해, 북쪽의 가족과 편지를 교환하고 있는데요.

편지에 담긴 절절한 사연들을, 홍성희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발신지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봉투에 북한 우표가 붙어있습니다.

김경재 할아버지는 어릴 때 헤어진 여동생이 보고플 때 마다 편지들을 꺼내 봅니다.

오빠가 고향에 오면 추억 깊은 옛집을 보여주려고 그대로 뒀지만 이제는 수리해야 할 것 같다는 소식부터, 두 살 때 병을 앓은 아들이 21살이 되도록 코출혈을 자주하니 약을 보내달라는 부탁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재(84살) : "오빠 덕분에 이러이러한 걸 했습니다. 그럴때는 내가 참 (물건을) 잘 보내줬구나..."

김송순 할머니는 5년 전 동생과 첫 편지 교환이 이뤄졌습니다.

얼마 전 꿈에서 언니를 보았다,

수수한 옷차림에 얼굴은 잘 나타나지 않고, 그저 언니라고 하면서 꼭 껴안아 주기에 품에 안겨 울다 깼다,

혈육의 정이 뜨겁게 스민 빨간 스웨터와 벽돌색 코트를 보며, 만날 수 없는 안타까움에 날이 새도록 괴로웠다,

한 자 한 자,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녹취> 김송순(87) : "언니가 보낸 옷이라고 좋아하고 이거 철이 아닌데, 더울 텐데 언니를 보여주고 싶어서 입고 (사진) 찍은 거 같애."

언제쯤 편지 속 동생을 만날 수 있을까... 눈물로 쓴 편지는 기다림을 안고서 남과 북을 계속 오가고 있습니다.

<녹취> 김송순 : "만날 수 없는 안타까움에...눈물이 나려고 하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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