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프로포폴’ 수술에 재사용…20대 여성 사망

입력 2015.10.22 (21:24) 수정 2015.10.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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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쓰다 남은 마취제를 며칠이 지난 뒤 다른 환자에게 다시 쓴 성형외과 의사와 간호사가 입건됐습니다.

이 '재사용 마취제'를 맞은 20대 여성 환자는 이틀 만에 숨졌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입니다.

냉장고 속 주사기에 흰색 약품이 들어있습니다.

마취제인 프로포폴입니다.

수술에 쓰고 남은 프로포폴을 병째로 버렸다가, 며칠 뒤 다시 꺼내 남은 약물을 한 곳으로 모아놓은 겁니다.

이 병원 의료진은 지난 2월 얼굴 지방이식 수술을 받는 29살 김 모 씨 등 20대 여성 환자 2명에게 이런 '재활용 프로포폴'을 투여했습니다.

그런데, 수술 이틀 만에 김 씨가 패혈증으로 숨졌습니다.

<녹취> 사망 환자 유족(음성변조) : "병원에서 조치를 잘못 해 가지고, 한이 안 풀리죠. 너무 억울하다고요."

4년 전 마약류로 지정된 프로포폴은 세균 번식이 쉬워서 한 번 개봉하면 재활용할 수 없고, 남은 양은 전부 폐기하게 돼 있습니다.

지난 2009년에도 부산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재사용했다가 환자 2명이 숨져 의사가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백희정(이대목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세균 번식이 쉽다는 거거든요. 오염된 프로포폴이 정맥으로 투여됐을 경우 패혈증으로 이어져서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병원은 사고 직후 폐업했습니다.

<인터뷰> 강윤석(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수사팀장) : "프로포폴을 사용해 소진한 이후에 환자는 있고 프로포폴이 부족하다 보니까, 나머지 잔량을 모아서 재사용했던 겁니다."

경찰은 의사 37살 정 모 씨 등 2명을 형사 입건하고 관할 보건소에 행정 처분을 의뢰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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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기 프로포폴’ 수술에 재사용…20대 여성 사망
    • 입력 2015-10-22 21:24:59
    • 수정2015-10-22 22: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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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쓰다 남은 마취제를 며칠이 지난 뒤 다른 환자에게 다시 쓴 성형외과 의사와 간호사가 입건됐습니다.

이 '재사용 마취제'를 맞은 20대 여성 환자는 이틀 만에 숨졌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입니다.

냉장고 속 주사기에 흰색 약품이 들어있습니다.

마취제인 프로포폴입니다.

수술에 쓰고 남은 프로포폴을 병째로 버렸다가, 며칠 뒤 다시 꺼내 남은 약물을 한 곳으로 모아놓은 겁니다.

이 병원 의료진은 지난 2월 얼굴 지방이식 수술을 받는 29살 김 모 씨 등 20대 여성 환자 2명에게 이런 '재활용 프로포폴'을 투여했습니다.

그런데, 수술 이틀 만에 김 씨가 패혈증으로 숨졌습니다.

<녹취> 사망 환자 유족(음성변조) : "병원에서 조치를 잘못 해 가지고, 한이 안 풀리죠. 너무 억울하다고요."

4년 전 마약류로 지정된 프로포폴은 세균 번식이 쉬워서 한 번 개봉하면 재활용할 수 없고, 남은 양은 전부 폐기하게 돼 있습니다.

지난 2009년에도 부산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재사용했다가 환자 2명이 숨져 의사가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백희정(이대목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세균 번식이 쉽다는 거거든요. 오염된 프로포폴이 정맥으로 투여됐을 경우 패혈증으로 이어져서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병원은 사고 직후 폐업했습니다.

<인터뷰> 강윤석(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수사팀장) : "프로포폴을 사용해 소진한 이후에 환자는 있고 프로포폴이 부족하다 보니까, 나머지 잔량을 모아서 재사용했던 겁니다."

경찰은 의사 37살 정 모 씨 등 2명을 형사 입건하고 관할 보건소에 행정 처분을 의뢰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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