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홍콩 수반 ‘친중’ 인사…中 간섭 노골화

입력 2017.03.27 (20:34) 수정 2017.03.2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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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홍콩 새 행정수반이 새로 선출됐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체육관 선거'와 비슷한 간선제로, 중국정부가 노골적으로 지지한 캐리 람이 당선됐는데요.

홍콩에 대한 중국의 간섭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상하이를 연결합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이번 선거가 어떻게 치러졌고, 당선된 '캐리 람'은 어떤 인물인지 먼저 전해주시죠.

<답변>
일요일이었던 어제 오전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직선제가 아니라 간선젭니다.

말씀하신 대로 과거 우리나라 체육관 선거를 연상하시면 됩니다.

선거인단이 겨우 천190여 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2시간 만에 투표에서 개표까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캐리 람 후보가 과반 이상인 777표를 얻어, 경쟁자였던 존 창 후보를 제치고 차기 행정장관에 당선됐습니다.

캐리 람 당선인은 현 렁춘잉 행정부에서 총리격인 정무사장을 역임했고요,

지난 2014년 민주화를 요구하던 '우산혁명 시위'를 강경진압한 홍콩의 대표적 친중파 인삽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중국정부의 노골적인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캐리 람 당선인의 당선소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 당선인) : "일국양제를 수호하고 우리의 핵심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질문>
'민주화 요구를 거부한 친중파'... 홍콩 민주세력 입장에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겠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선거인단 자체가 친중파 위주로 꾸렸기 때문에 사실 해보나마나한 선거였습니다.

홍콩 민주세력은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나단 로(민주파 의원) : "이번 행정장관 선거는 선거가 아니라 낙점입니다. 이미 베이징 정부가 누구를 정했는지 결과를 말해왔잖아요."

<인터뷰> 오우녹힌(민간인권진선 의장) : "누가 당선되든 이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그저 '작은 모임' 선거일 뿐입니다."

캐리 람 당선인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불과 32%로 경쟁자였던 존 창 후보보다 무려 20%p나 낮았습니다.

결국, 홍콩민심이 아니라 중국정부가 원한 인물이 선출된 셈이죠.

이에 반발한 시위가 이미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질문>
중국당국이 이제 대놓고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모양새인데, 향후 홍콩 사회, 어떻게 변화할까요?

<답변>
이번 선거가 홍콩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중국 중앙정부가 결정하면 홍콩시민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대로 따라가야 한다는 겁니다.

앞으로 중국의 간섭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캐리 람이 당선된 뒤 단 하루만에 우산혁명 지도부에 대해 무더기로 기소가 통보됐습니다.

민주세력 인사에 대한 경찰출석 요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홍콩에 공안정국이 조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올해는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지 꼭 20주년이 되는 핸데요,

당시 중국이 약속한 '한 국가 두 체제, 즉 일국양제는 결국 허울 뿐이었다',

이런 회의론이 홍콩사회에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우산혁명 이후 홍콩 시민 대다수는 깊은 좌절과 정치적 허무주의에 빠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민주세력의 반발로 '홍콩 독립 세력'이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일부 민주세력은 오는 7월 신임 행정장관 취임식 때 우산혁명과 같은 대규모 반중국 시위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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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홍콩 수반 ‘친중’ 인사…中 간섭 노골화
    • 입력 2017-03-27 20:30:56
    • 수정2017-03-27 20:45:09
    글로벌24
<앵커 멘트>

홍콩 새 행정수반이 새로 선출됐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체육관 선거'와 비슷한 간선제로, 중국정부가 노골적으로 지지한 캐리 람이 당선됐는데요.

홍콩에 대한 중국의 간섭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상하이를 연결합니다, 김태욱 특파원!

<질문>
이번 선거가 어떻게 치러졌고, 당선된 '캐리 람'은 어떤 인물인지 먼저 전해주시죠.

<답변>
일요일이었던 어제 오전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직선제가 아니라 간선젭니다.

말씀하신 대로 과거 우리나라 체육관 선거를 연상하시면 됩니다.

선거인단이 겨우 천190여 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2시간 만에 투표에서 개표까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캐리 람 후보가 과반 이상인 777표를 얻어, 경쟁자였던 존 창 후보를 제치고 차기 행정장관에 당선됐습니다.

캐리 람 당선인은 현 렁춘잉 행정부에서 총리격인 정무사장을 역임했고요,

지난 2014년 민주화를 요구하던 '우산혁명 시위'를 강경진압한 홍콩의 대표적 친중파 인삽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중국정부의 노골적인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캐리 람 당선인의 당선소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 당선인) : "일국양제를 수호하고 우리의 핵심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질문>
'민주화 요구를 거부한 친중파'... 홍콩 민주세력 입장에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겠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선거인단 자체가 친중파 위주로 꾸렸기 때문에 사실 해보나마나한 선거였습니다.

홍콩 민주세력은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나단 로(민주파 의원) : "이번 행정장관 선거는 선거가 아니라 낙점입니다. 이미 베이징 정부가 누구를 정했는지 결과를 말해왔잖아요."

<인터뷰> 오우녹힌(민간인권진선 의장) : "누가 당선되든 이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그저 '작은 모임' 선거일 뿐입니다."

캐리 람 당선인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불과 32%로 경쟁자였던 존 창 후보보다 무려 20%p나 낮았습니다.

결국, 홍콩민심이 아니라 중국정부가 원한 인물이 선출된 셈이죠.

이에 반발한 시위가 이미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질문>
중국당국이 이제 대놓고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모양새인데, 향후 홍콩 사회, 어떻게 변화할까요?

<답변>
이번 선거가 홍콩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중국 중앙정부가 결정하면 홍콩시민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대로 따라가야 한다는 겁니다.

앞으로 중국의 간섭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캐리 람이 당선된 뒤 단 하루만에 우산혁명 지도부에 대해 무더기로 기소가 통보됐습니다.

민주세력 인사에 대한 경찰출석 요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홍콩에 공안정국이 조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올해는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지 꼭 20주년이 되는 핸데요,

당시 중국이 약속한 '한 국가 두 체제, 즉 일국양제는 결국 허울 뿐이었다',

이런 회의론이 홍콩사회에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우산혁명 이후 홍콩 시민 대다수는 깊은 좌절과 정치적 허무주의에 빠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민주세력의 반발로 '홍콩 독립 세력'이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일부 민주세력은 오는 7월 신임 행정장관 취임식 때 우산혁명과 같은 대규모 반중국 시위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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