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고 있는 국회

입력 1993.10.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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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새 정부 출범 이후 개혁과 사정이 계속되면서 국회 또 정치권이 지나치게 무기력하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첫 정기국회가 열리고 국정감사가 이루어지면서 국회가 변화된 모습으로 아연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과거 통법부나 거수기로 불리던 불명예에서 벗어나 대 행정부와의 관계가 재정립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습니다. 달라지고 있는 국회 이세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세강 기자 :

정부에 대한 국회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그 변화는 거수기라고 까지 비아냥 받아오던 집권 여당에서 더욱 두드러져 보입니다. 우선 여당 의원들의 국정감사 자세부터가 달라졌습니다. 야당 의원들 까지도 이젠 여,야를 구별하기가 어렵다고 할 정도로 여당 의원들의 대정부 질의는 따끔 했고 심지어 권부의 상징인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감사에서도 그런 현상은 나타났습니다.


이 철 (민주당 의원) :

과거의 여당은 감사기간 동안 거의 발언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근데 이번의 감사기간 동안은 여,야간에 대단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서 감사 자료를 검토했고.


손학규 (민자당 의원) :

여,야간에 두둔보다 의회와 행정부간의 견제가 좀 더 돋보이는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세강 기자 :

당에서도 정부에 대한 입바른 소리가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김윤덕 (당무위원) :

가스공사라든지 이련 전기통신이라든지 흑자를 내고 있는 이런 데까지 한꺼번에 공공요금을 무더기로 올려서 그러지 않아도 가뜩 물가 인플레에 시달리고 있고.


이세강 기자 :

이처럼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그리고 국회의 변화가 눈에 띄면서 정부의 대 국회자세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만섭 (국회의장) :

시간적 여유를 갖고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이러한 법률안들을 제출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 드리는 바입니다.


이세강 기자 :

국회의장이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할 정도로 제대로 심의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여당에게 통과 처리만을 강요해 왔던 정부 측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다섯 배 가량 많은 110여건의 처리대상 법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여당의 제자리 찾기에서부터 시작된 이 같은 의회와 정부와의 관계 재정립은 달라진 정치 환경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정통성을 지닌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더 이상 정부에 대한 보호문 역할을 할 필요가 없게 됐고 오히려 적절한 수위로 추궁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집권당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돈 안 쓰고 깨끗한 선거와 정치풍토를 주창하면서 조직과 자금 지원으로 유지해왔던 소속 의원들에 대한 장악력이 약화되고 그동안에 개혁과 사정태풍 속에서 스스로의 위치에 대해 회의를 가져왔던 의원들 스스로도 이제 그러한 부담을 덜면서 국정감사 등의 의정활동을 통해서 설자리를 찾아 나섰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최재욱 (민자당 제 1사무총장) :

오로지 국민의 뜻을 얼마나 반영했느냐 그리고 국회에서 의정활동이 얼마나 활발했느냐, 그런 식으로 국회의원들의 신망도가 채점되리라고 봅니다.


이세강 기자 :

그러나 이같이 재정립되는 의회와 정부와의 관계가 정착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걸림돌이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국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또 견제와 균형이라는 정부와의 관계를 정립할 수 있을는지는 결국 돈 적게 쓰는 깨끗한 선거와 정치를 목표로 하는 문민시대 정치개혁의 성공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가의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세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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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지고 있는 국회
    • 입력 1993-10-24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새 정부 출범 이후 개혁과 사정이 계속되면서 국회 또 정치권이 지나치게 무기력하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첫 정기국회가 열리고 국정감사가 이루어지면서 국회가 변화된 모습으로 아연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과거 통법부나 거수기로 불리던 불명예에서 벗어나 대 행정부와의 관계가 재정립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습니다. 달라지고 있는 국회 이세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세강 기자 :

정부에 대한 국회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그 변화는 거수기라고 까지 비아냥 받아오던 집권 여당에서 더욱 두드러져 보입니다. 우선 여당 의원들의 국정감사 자세부터가 달라졌습니다. 야당 의원들 까지도 이젠 여,야를 구별하기가 어렵다고 할 정도로 여당 의원들의 대정부 질의는 따끔 했고 심지어 권부의 상징인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감사에서도 그런 현상은 나타났습니다.


이 철 (민주당 의원) :

과거의 여당은 감사기간 동안 거의 발언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근데 이번의 감사기간 동안은 여,야간에 대단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서 감사 자료를 검토했고.


손학규 (민자당 의원) :

여,야간에 두둔보다 의회와 행정부간의 견제가 좀 더 돋보이는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세강 기자 :

당에서도 정부에 대한 입바른 소리가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김윤덕 (당무위원) :

가스공사라든지 이련 전기통신이라든지 흑자를 내고 있는 이런 데까지 한꺼번에 공공요금을 무더기로 올려서 그러지 않아도 가뜩 물가 인플레에 시달리고 있고.


이세강 기자 :

이처럼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그리고 국회의 변화가 눈에 띄면서 정부의 대 국회자세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만섭 (국회의장) :

시간적 여유를 갖고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이러한 법률안들을 제출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 드리는 바입니다.


이세강 기자 :

국회의장이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할 정도로 제대로 심의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여당에게 통과 처리만을 강요해 왔던 정부 측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다섯 배 가량 많은 110여건의 처리대상 법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여당의 제자리 찾기에서부터 시작된 이 같은 의회와 정부와의 관계 재정립은 달라진 정치 환경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정통성을 지닌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더 이상 정부에 대한 보호문 역할을 할 필요가 없게 됐고 오히려 적절한 수위로 추궁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집권당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돈 안 쓰고 깨끗한 선거와 정치풍토를 주창하면서 조직과 자금 지원으로 유지해왔던 소속 의원들에 대한 장악력이 약화되고 그동안에 개혁과 사정태풍 속에서 스스로의 위치에 대해 회의를 가져왔던 의원들 스스로도 이제 그러한 부담을 덜면서 국정감사 등의 의정활동을 통해서 설자리를 찾아 나섰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최재욱 (민자당 제 1사무총장) :

오로지 국민의 뜻을 얼마나 반영했느냐 그리고 국회에서 의정활동이 얼마나 활발했느냐, 그런 식으로 국회의원들의 신망도가 채점되리라고 봅니다.


이세강 기자 :

그러나 이같이 재정립되는 의회와 정부와의 관계가 정착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걸림돌이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국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또 견제와 균형이라는 정부와의 관계를 정립할 수 있을는지는 결국 돈 적게 쓰는 깨끗한 선거와 정치를 목표로 하는 문민시대 정치개혁의 성공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가의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세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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