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구입때 말뿐인 옵션 횡포

입력 1995.04.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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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승용차를 구입할 때 옵션 즉 선택사양품목이라는 게 있습니다. 말 그대로소비자가 원하는 품목은 소비자가 선택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제도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양품목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른바 패키지 옵션이라고 해서 다 아니면 다 안 됩니다.

박영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영환 기자 :

선택의 기쁨을 더해주는 다양한 편의사양, 세심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선전문구와는 정 반대입니다. 최근 소비자들의 안전욕구가 커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에어백은 아예 선택사양품목에 들어있지도 않습니다. 굳이 에어백을 차량에 달려고 한다면 다른 부품과 함께 묶여 있는 이른바 패키지 옵션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반떼 1.8에다 디얼 에어백을 장착하려고 한다면 원하지 않더라도 엔트록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불리는 ABS와 우레탄 스티어링필 등의 부품을 추가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중형차인 소나타도 대부분의 사양이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 :

저는 에어백만 달려고 했는데 패키지 옵션으로 ABS까지...


박영환 기자 :

모든 차종이 다 이런 식의 패키지 옵션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동차 회사 측은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개별 옵션을 적용할 경우 차량을 적게 공급할 수 없다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습니다.


자동차회사 :

아반떼만 해도 수십 종을 생산해요 색깔만 6가지고 옵션 등등


박영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93년 고시한 불공정거래행위 유형과 기준을 보면 이 같은 패키지 옵션도 끼워 팔기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도두형 (변호사) :

개개인의 소비자가 그런 어떤 막강한 공급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이 특별히 이러한 행위를 금지하고...


박영환 기자 :

말뿐인 선택사양. 자동차 시장개방을 앞두고 있는 우리 자동차 업계의 고객모시기 수준입니다.

KBS 뉴스, 박영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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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용차 구입때 말뿐인 옵션 횡포
    • 입력 1995-04-24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승용차를 구입할 때 옵션 즉 선택사양품목이라는 게 있습니다. 말 그대로소비자가 원하는 품목은 소비자가 선택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제도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양품목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른바 패키지 옵션이라고 해서 다 아니면 다 안 됩니다.

박영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영환 기자 :

선택의 기쁨을 더해주는 다양한 편의사양, 세심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선전문구와는 정 반대입니다. 최근 소비자들의 안전욕구가 커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에어백은 아예 선택사양품목에 들어있지도 않습니다. 굳이 에어백을 차량에 달려고 한다면 다른 부품과 함께 묶여 있는 이른바 패키지 옵션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반떼 1.8에다 디얼 에어백을 장착하려고 한다면 원하지 않더라도 엔트록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불리는 ABS와 우레탄 스티어링필 등의 부품을 추가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중형차인 소나타도 대부분의 사양이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 :

저는 에어백만 달려고 했는데 패키지 옵션으로 ABS까지...


박영환 기자 :

모든 차종이 다 이런 식의 패키지 옵션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동차 회사 측은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개별 옵션을 적용할 경우 차량을 적게 공급할 수 없다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습니다.


자동차회사 :

아반떼만 해도 수십 종을 생산해요 색깔만 6가지고 옵션 등등


박영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93년 고시한 불공정거래행위 유형과 기준을 보면 이 같은 패키지 옵션도 끼워 팔기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도두형 (변호사) :

개개인의 소비자가 그런 어떤 막강한 공급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이 특별히 이러한 행위를 금지하고...


박영환 기자 :

말뿐인 선택사양. 자동차 시장개방을 앞두고 있는 우리 자동차 업계의 고객모시기 수준입니다.

KBS 뉴스, 박영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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