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점포나 가정집에서 비상용으로 한두개 비치해두고 있는 분말소화기. 불이 났을 때 일반인들이 처음 불길을 잡기 위해 가장 먼저 사용하게 될 이 소화기의 상당수가 관리소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못쓰게 된 상태라고 합니다.
고영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고영태 기자 :
지난겨울 발생한 화재의 절반가량은 초기진화에 실패해 피해가 커진 것입니다. 그러나 초기진화에 중요한 분말소화기의 대부분이 관리부실로 비상시에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아파트에 비치된 이 소화기는 생산된 지 10년이 다 돼 가지만 점검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손잡이도 심하게 녹슬어 있고 안전핀도 없습니다. 실제로 실험을 해봐도 소화기는 전혀 작동되지 않습니다.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새 소화기입니다. 그러나 관리부실로 이렇게 고무호스로 부러져 있어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사용할 수가 없게 돼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인 :
특별히 관리하는 사람이 없구요, 주민들이 다 각자가 관리를 합니다.
고영태 기자 :
화재의 위험성이 높은 재래시장도 소화기는 있으나마나 한 곳이 많습니다. 지금은 생산이 중단된 이 소화기는 지난 1월 점검을 마친 것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25년 전에 만들어진 이 골동품 소화기는 가스만 세차게 나을 뿐 소화용 분말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임대순 (마포소방서 지도계장) :
약재가 습기에 의해서 이미 옹고가 돼 있다든가 아니면 내부에 가압용 가스가 이미 방출된 것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고영태 기자 :
철사로 기둥에 단단하게 매어놔 비상시에는 아예 사용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소화기를 가스불 바로 옆에 아무렇게나 방치해 놓아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점검만 제대로 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분말소화기. 그러나 사용자와 관리자의 무관심이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화기를 쓸모없는 장식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영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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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지물 소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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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5-08-07 21:00:00
웬만한 점포나 가정집에서 비상용으로 한두개 비치해두고 있는 분말소화기. 불이 났을 때 일반인들이 처음 불길을 잡기 위해 가장 먼저 사용하게 될 이 소화기의 상당수가 관리소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못쓰게 된 상태라고 합니다.
고영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고영태 기자 :
지난겨울 발생한 화재의 절반가량은 초기진화에 실패해 피해가 커진 것입니다. 그러나 초기진화에 중요한 분말소화기의 대부분이 관리부실로 비상시에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아파트에 비치된 이 소화기는 생산된 지 10년이 다 돼 가지만 점검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손잡이도 심하게 녹슬어 있고 안전핀도 없습니다. 실제로 실험을 해봐도 소화기는 전혀 작동되지 않습니다.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새 소화기입니다. 그러나 관리부실로 이렇게 고무호스로 부러져 있어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사용할 수가 없게 돼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인 :
특별히 관리하는 사람이 없구요, 주민들이 다 각자가 관리를 합니다.
고영태 기자 :
화재의 위험성이 높은 재래시장도 소화기는 있으나마나 한 곳이 많습니다. 지금은 생산이 중단된 이 소화기는 지난 1월 점검을 마친 것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25년 전에 만들어진 이 골동품 소화기는 가스만 세차게 나을 뿐 소화용 분말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임대순 (마포소방서 지도계장) :
약재가 습기에 의해서 이미 옹고가 돼 있다든가 아니면 내부에 가압용 가스가 이미 방출된 것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고영태 기자 :
철사로 기둥에 단단하게 매어놔 비상시에는 아예 사용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소화기를 가스불 바로 옆에 아무렇게나 방치해 놓아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점검만 제대로 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분말소화기. 그러나 사용자와 관리자의 무관심이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화기를 쓸모없는 장식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영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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