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총리에게 반기 든 ‘원더우먼’

입력 2019.03.12 (20:37) 수정 2019.03.1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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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 키워드는 '총리에게 반기 든 원더우먼' 입니다.

영화 '원더우먼'의 주인공이죠.

이스라엘 출신 배우 갤 가돗이 SNS를 통해 고국의 총리 네타냐후를 비판했는데요.

이스라엘의 모델 겸 배우인 로템 셀라의 SNS 글이 발단이 됐습니다.

집권 리쿠드당의 미리 레제브 문화스포츠부 장관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인데요,

레제브 장관이 티비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음달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패배하면 다른 유력 후보가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아랍인들에게 의존해야 할 것이다"라고요.

이 인터뷰를 본 셀라는 자신의 SNS에 "화가 났다"면서 "이스라엘은 모든 국민을 위한 국가이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정부 사람들은 언제쯤 알 것인가. 아랍인들도 인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연예인의 정치적 의사 표시죠,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인데 이걸 또 네타냐후 총리가 봤고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먼저, 연설을 통해 어떻게 반응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유대인만의 민족주의 국가라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은 모든 국민, 그러니까 여러 민족의 국가라는 셀라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겁니다.

[앵커]

유대인이 이스라엘 국민의 다수이긴 하지만 '유대인만의 국가'라고까지 표현했어요?

선거를 의식한 건가요?

[기자]

네, 아마도 유대인의 표 결집을 유도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보여지는데요.

이스라엘 국민 하면 보통 유대인을 떠올리게 되는데 유대인 외에도 팔레스타인인, 아랍인, 또 소수이긴 하지만 러시아인, 독일, 프랑스인, 베르베르인까지 여러 민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2000년 전 나라를 잃어버린 유대인들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의 신생 국가로 독립한 뒤에 1948년 1차 중동전쟁으로 당시 영국령이던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을 점령해 세운 국간데요.

아시다시피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영토 말고 이스라엘 안에도 팔레스타인 후손들이 16만 명 정도 살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가 858만 명이니까 20% 정도 되는 건데요.

앞서 전해드린대로 셀라가 "아랍인도 인간"이라고 한 것은 이들을 포함한 이민족들도 다같은 국민이라는 취지로 쓴 표현 같습니다.

이스라엘도 좌우 대립이 심한데 지금 집권당인 리쿠드당은 우파 정당이고요. 유대인 중심, 유대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합니다.

[앵커]

설명을 들어보니, 네타냐후 총리가 한 말의 취지가 확실히 이해가 되네요.

[기자]

네, 반면 셀라의 입장은 팔레스타인이나 아랍권 출신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야권의 입장과 가깝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로템 셀라와 네타냐후 총리 간 논쟁에 원더우먼 겔 가돗이 개입한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키워드 말씀드리고 다시 겔 가돗 얘기로 넘어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네요.

로템 셀라는 네타냐후 총리 뿐 아니라 유대인 중심적 사고를 갖는 많은 네티즌들에게 인신공격을 받은 걸로 전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겔 가돗이 정말 원더우먼 처럼 나타나서 셀라의 편을 들어줬습니다.

자신의 SNS에 히브리어로 "자기 자신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우파-좌파, 유대인-아랍, 세속적-종교적 문제가 아니라 평화와 평등, 상대방에 대한 인내에 관한 대화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한 메시지인데요, 정치나 종교를 떠나 이민족까지 포용하자는 건데 아랍인도 국민이라는 셀라의 주장과 일맥상통합니다.

[앵커]

그런데 갤 가돗은 유대민족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지 않았었나요?

[기자]

네, 2017년 원더우먼이 개봉한 직후에 갤 가돗, 시오니스트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시오니스트는 유대민족주의자를 뜻하는 말인데요.

2년 간 군복무를 했던 경력과 2014년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민간인 대피 지역을 폭격했을때 SNS에 이스라엘 방위군을 응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과거 인터뷰를 보면 애국심도 상당하다는 느낌을 주는데요.

[갤 가돗/'원더우먼' 주연 : "이스라엘은 대단하고 창의적인 나라입니다. 저는 이스라엘 인입니다. 그것이 저의 정체성입니다. 이스라엘 국민이라 행복합니다."]

가자지구 폭격 당시 그걸 스포츠 관람하듯 구경하던 이스라엘 국민들의 모습이 국제적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스라엘 군의 폭격을 응원한 갤가돗의 행적은 네티즌들로부터 세계 평화를 지키는 원더우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았고요,

레바논에서는 원더우먼을 보지 말자는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앵커]

유대민족주의자로 내몰렸던 갤 가돗의 유대민족주의 비판,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유대민족주의자로 내몰렸던 거지 실제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는 알 수가 없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자체가 '시오니즘'이라는 유대민족주의 운동으로 세워진 나라입니다.

또, 워낙 오랫동안 주변국들과 분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주변국에 대한 경계심이나 반감을 갖기 쉬운 환경이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전 세계적으로 반 유대주의가 득세하고 있는데다, 이스라엘을 위시한 친미 국가들과 이란 등 반미 국가들 간의 각축장으로 중동 정세도 아주 복잡합니다.

이렇게 치열한 정세 속에서 유대민족주의로 표심을 자극하며 5선을 노리는 총리에게 평화와 평등, 대화를 강조한 할리우드 여배우의 메시지가 이스라엘 정가는 물론 정글 같은 국제 정치 현실에도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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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총리에게 반기 든 ‘원더우먼’
    • 입력 2019-03-12 20:42:03
    • 수정2019-03-12 20:46:23
    글로벌24
[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 키워드는 '총리에게 반기 든 원더우먼' 입니다.

영화 '원더우먼'의 주인공이죠.

이스라엘 출신 배우 갤 가돗이 SNS를 통해 고국의 총리 네타냐후를 비판했는데요.

이스라엘의 모델 겸 배우인 로템 셀라의 SNS 글이 발단이 됐습니다.

집권 리쿠드당의 미리 레제브 문화스포츠부 장관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인데요,

레제브 장관이 티비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음달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패배하면 다른 유력 후보가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아랍인들에게 의존해야 할 것이다"라고요.

이 인터뷰를 본 셀라는 자신의 SNS에 "화가 났다"면서 "이스라엘은 모든 국민을 위한 국가이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정부 사람들은 언제쯤 알 것인가. 아랍인들도 인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연예인의 정치적 의사 표시죠,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인데 이걸 또 네타냐후 총리가 봤고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먼저, 연설을 통해 어떻게 반응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유대인만의 민족주의 국가라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은 모든 국민, 그러니까 여러 민족의 국가라는 셀라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겁니다.

[앵커]

유대인이 이스라엘 국민의 다수이긴 하지만 '유대인만의 국가'라고까지 표현했어요?

선거를 의식한 건가요?

[기자]

네, 아마도 유대인의 표 결집을 유도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보여지는데요.

이스라엘 국민 하면 보통 유대인을 떠올리게 되는데 유대인 외에도 팔레스타인인, 아랍인, 또 소수이긴 하지만 러시아인, 독일, 프랑스인, 베르베르인까지 여러 민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2000년 전 나라를 잃어버린 유대인들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의 신생 국가로 독립한 뒤에 1948년 1차 중동전쟁으로 당시 영국령이던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을 점령해 세운 국간데요.

아시다시피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영토 말고 이스라엘 안에도 팔레스타인 후손들이 16만 명 정도 살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가 858만 명이니까 20% 정도 되는 건데요.

앞서 전해드린대로 셀라가 "아랍인도 인간"이라고 한 것은 이들을 포함한 이민족들도 다같은 국민이라는 취지로 쓴 표현 같습니다.

이스라엘도 좌우 대립이 심한데 지금 집권당인 리쿠드당은 우파 정당이고요. 유대인 중심, 유대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합니다.

[앵커]

설명을 들어보니, 네타냐후 총리가 한 말의 취지가 확실히 이해가 되네요.

[기자]

네, 반면 셀라의 입장은 팔레스타인이나 아랍권 출신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야권의 입장과 가깝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로템 셀라와 네타냐후 총리 간 논쟁에 원더우먼 겔 가돗이 개입한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키워드 말씀드리고 다시 겔 가돗 얘기로 넘어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네요.

로템 셀라는 네타냐후 총리 뿐 아니라 유대인 중심적 사고를 갖는 많은 네티즌들에게 인신공격을 받은 걸로 전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겔 가돗이 정말 원더우먼 처럼 나타나서 셀라의 편을 들어줬습니다.

자신의 SNS에 히브리어로 "자기 자신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우파-좌파, 유대인-아랍, 세속적-종교적 문제가 아니라 평화와 평등, 상대방에 대한 인내에 관한 대화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한 메시지인데요, 정치나 종교를 떠나 이민족까지 포용하자는 건데 아랍인도 국민이라는 셀라의 주장과 일맥상통합니다.

[앵커]

그런데 갤 가돗은 유대민족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지 않았었나요?

[기자]

네, 2017년 원더우먼이 개봉한 직후에 갤 가돗, 시오니스트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시오니스트는 유대민족주의자를 뜻하는 말인데요.

2년 간 군복무를 했던 경력과 2014년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민간인 대피 지역을 폭격했을때 SNS에 이스라엘 방위군을 응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과거 인터뷰를 보면 애국심도 상당하다는 느낌을 주는데요.

[갤 가돗/'원더우먼' 주연 : "이스라엘은 대단하고 창의적인 나라입니다. 저는 이스라엘 인입니다. 그것이 저의 정체성입니다. 이스라엘 국민이라 행복합니다."]

가자지구 폭격 당시 그걸 스포츠 관람하듯 구경하던 이스라엘 국민들의 모습이 국제적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스라엘 군의 폭격을 응원한 갤가돗의 행적은 네티즌들로부터 세계 평화를 지키는 원더우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았고요,

레바논에서는 원더우먼을 보지 말자는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앵커]

유대민족주의자로 내몰렸던 갤 가돗의 유대민족주의 비판,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유대민족주의자로 내몰렸던 거지 실제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는 알 수가 없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자체가 '시오니즘'이라는 유대민족주의 운동으로 세워진 나라입니다.

또, 워낙 오랫동안 주변국들과 분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주변국에 대한 경계심이나 반감을 갖기 쉬운 환경이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전 세계적으로 반 유대주의가 득세하고 있는데다, 이스라엘을 위시한 친미 국가들과 이란 등 반미 국가들 간의 각축장으로 중동 정세도 아주 복잡합니다.

이렇게 치열한 정세 속에서 유대민족주의로 표심을 자극하며 5선을 노리는 총리에게 평화와 평등, 대화를 강조한 할리우드 여배우의 메시지가 이스라엘 정가는 물론 정글 같은 국제 정치 현실에도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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