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지문’으로 출퇴근 조작…군의관 8명 적발

[앵커]

영화에서나 보던 수법으로 출퇴근 시간을 조작한 군의관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실리콘으로 지문을 본뜬 뒤 지문 인식기에 입력하는 수법으로 출퇴근한 것 처럼 조작한 겁니다.

군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실리콘에 손가락을 대자 지문이 선명하게 찍힙니다.

이를 본뜬 뒤, 스마트폰 지문 인식 버튼에 대자 잠금이 풀립니다.

국군 양주병원 소속 군의관 30살 A 대위 등 6명은 이런 수법으로 출퇴근 시간을 조작했습니다.

실리콘으로 지문을 복제한 뒤 당번을 정해 서로의 '실리콘 지문'을 지문인식기에 찍는 방식으로 출퇴근한 것처럼 꾸민 겁니다.

이들의 행각은 해당 군의관이 병원에 없는데도 출근으로 기록된 점을 수상히 여긴 병원 측의 제보로 최근 드러났습니다.

국군의무사령부는 다른 군 병원에서 근무하는 군의관 2명도 추가로 적발했습니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군의관 6명을 보직 해임했고, 나머지 2명도 곧 보직 해임 여부를 심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군의관들은 군 조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육군 중앙수사대는 이들이 출퇴근 시간을 조작해 근무 수당을 부당하게 챙겼는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군 병원을 전수 조사할 방침입니다.

[김형남/군 인권센터 팀장 : "외과나 또는 수술을 해야하는 다른 특수파트 같은 경우는 군의관들이 어떤 직무를 지금 보고 있는지 관리가 실제로 잘 되지 않는 그런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과거에도 일부 군의관들이 민간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적발되는 등 군의관들의 기강 해이 사례는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