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대 이란 최대압박 전략은 성공할까?

입력 2019.04.27 (21:42) 수정 2019.04.2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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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을 본격화했습니다.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제재로 이란 경제를 고사시켜 미국과의 새로운 핵 협상에 나서게 만들겠다는 이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미국은 더 이상 어떤 예외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 것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란 원유 수출과 관련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면제해줬던 8개국에 대한 예외도 5월 2일자로 폐지합니다.

트럼프 정부는 이에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습니다.

미국이 외국의 정부 공식 기관을 통째로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긴 처음입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란 정권은 새로운 자금으로 핵미사일을 만들고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중동과 전세계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합의한 핵협상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이란 제재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철회하고, 수출이 급감하는 등 이란 경제는 심대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하메네이/이란 최고 지도자 : "적대적 정책에 반드시 대응할 것입니다. 이란은 우리를 음해하고 적대하는 나라들을 조용히 앉아서 구경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트럼프 정부가 원하는 새로운 합의란 어떤 걸까요?

이란에 12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습니다.

먼저 완전한 핵 폐기를 위한 4가지 조항이 제시됐습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 활동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뒤에 훨씬 더 많은 다른 요구들이 따라붙었습니다.

이란의 주변국과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 요구들입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지원 중단, 시리아에서의 이란군 철수,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무장 해제, 아프간 테러리스트와 예멘 후티반군 지원 중단, 이란 혁명수비대의 전세계 테러리스트 지원 중단입니다.

또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 사우디 등에 대한 위협 중단도 요구했습니다.

주변국에 대해 어떤 관여도 하지 말라는 거죠.

미국의 목표는 뭘까요?

이란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걸까요?

아니면,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으로 역내 강자 역할을 원하는 이란의 손발을 완전히 묶어버리려는 걸까요?

과거 페르시아 대제국의 후예로 동쪽으로 아시아, 북쪽으로 러시아 아랍과 유럽의 가는 관문에 이란은 위치해있습니다.

이란은 제국주의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시달리다, 2차대전 후 처음으로 독자 민주정권을 수립했습니다.

그런데, 그 정권이 소련과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한 미국은 이란 내 쿠데타를 지원했고 그 결과 친미 독재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이란인들이 반미 감정을 갖게 된 계깁니다.

1979년 친미정권을 무너뜨린 이슬람 혁명은 반독재이자 반미 혁명이었습니다.

이란 혁명세력은 미국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 무려 444일 동안 미국인들을 미 대사관에 인질로 억류했습니다.

미국인들의 이란 혐오가 극에 달했고 두 나라는 40여년간 적대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부시/전 미국 대통령/2002년 연두 연설 중 : "이란 같은 나라와 테러 동맹이 악의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자리프/이란 외무장관 :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대화로 이끌려고 하지만, B팀은 최소한 정권 교체를 바랍니다. 이란의 해체가 그들의 목표입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군사 개입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습니다.

그러나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정권 교체를 촉진할 수는 있습니다.

미국의 역대 최강 제재로, 경제적 고통이 극에 달하면, 이란인들이 스스로 정권 교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미감정이 강한 이란인들은 미국의 압박에는 더 똘똘 뭉쳐 저항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중동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터키 등은 이란을 후원합니다.

미국의 제재에도, 중국, 인도 등 일부 국가는 이란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겅솽/중국 외무성 대변인 : "중국의 이란기업, 이란과의 협력은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합리적이고 합법적일 것입니다. 그 협력은 마땅히 존중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제사회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중동 정세 전체가 불안해지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미국의 뜻과 달리, 이란이 협상이 아닌 핵무장을 다시 선택한다면, 이슬라엘과 주변 아랍국들도 무력 증강에 나설 수 있습니다.

[마이클 싱/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국장/미 외교협회 토론회 : "만약에 (이란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 다음 정책은 뭘까요? 압박은 그저 압박일 뿐입니다.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언제든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재개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럼 점에서 불확실성이 있는 겁니다."]

제재와 압박만으로 이란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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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이슈] 대 이란 최대압박 전략은 성공할까?
    • 입력 2019-04-27 22:10:56
    • 수정2019-04-27 22:54:16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미국이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을 본격화했습니다.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제재로 이란 경제를 고사시켜 미국과의 새로운 핵 협상에 나서게 만들겠다는 이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미국은 더 이상 어떤 예외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 것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란 원유 수출과 관련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면제해줬던 8개국에 대한 예외도 5월 2일자로 폐지합니다.

트럼프 정부는 이에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습니다.

미국이 외국의 정부 공식 기관을 통째로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긴 처음입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이란 정권은 새로운 자금으로 핵미사일을 만들고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중동과 전세계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합의한 핵협상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이란 제재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철회하고, 수출이 급감하는 등 이란 경제는 심대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하메네이/이란 최고 지도자 : "적대적 정책에 반드시 대응할 것입니다. 이란은 우리를 음해하고 적대하는 나라들을 조용히 앉아서 구경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트럼프 정부가 원하는 새로운 합의란 어떤 걸까요?

이란에 12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습니다.

먼저 완전한 핵 폐기를 위한 4가지 조항이 제시됐습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 활동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뒤에 훨씬 더 많은 다른 요구들이 따라붙었습니다.

이란의 주변국과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 요구들입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지원 중단, 시리아에서의 이란군 철수,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무장 해제, 아프간 테러리스트와 예멘 후티반군 지원 중단, 이란 혁명수비대의 전세계 테러리스트 지원 중단입니다.

또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 사우디 등에 대한 위협 중단도 요구했습니다.

주변국에 대해 어떤 관여도 하지 말라는 거죠.

미국의 목표는 뭘까요?

이란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걸까요?

아니면,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으로 역내 강자 역할을 원하는 이란의 손발을 완전히 묶어버리려는 걸까요?

과거 페르시아 대제국의 후예로 동쪽으로 아시아, 북쪽으로 러시아 아랍과 유럽의 가는 관문에 이란은 위치해있습니다.

이란은 제국주의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시달리다, 2차대전 후 처음으로 독자 민주정권을 수립했습니다.

그런데, 그 정권이 소련과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한 미국은 이란 내 쿠데타를 지원했고 그 결과 친미 독재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이란인들이 반미 감정을 갖게 된 계깁니다.

1979년 친미정권을 무너뜨린 이슬람 혁명은 반독재이자 반미 혁명이었습니다.

이란 혁명세력은 미국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 무려 444일 동안 미국인들을 미 대사관에 인질로 억류했습니다.

미국인들의 이란 혐오가 극에 달했고 두 나라는 40여년간 적대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부시/전 미국 대통령/2002년 연두 연설 중 : "이란 같은 나라와 테러 동맹이 악의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자리프/이란 외무장관 :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대화로 이끌려고 하지만, B팀은 최소한 정권 교체를 바랍니다. 이란의 해체가 그들의 목표입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군사 개입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습니다.

그러나 직접 개입하지 않더라도 정권 교체를 촉진할 수는 있습니다.

미국의 역대 최강 제재로, 경제적 고통이 극에 달하면, 이란인들이 스스로 정권 교체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미감정이 강한 이란인들은 미국의 압박에는 더 똘똘 뭉쳐 저항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중동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터키 등은 이란을 후원합니다.

미국의 제재에도, 중국, 인도 등 일부 국가는 이란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겅솽/중국 외무성 대변인 : "중국의 이란기업, 이란과의 협력은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합리적이고 합법적일 것입니다. 그 협력은 마땅히 존중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제사회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중동 정세 전체가 불안해지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미국의 뜻과 달리, 이란이 협상이 아닌 핵무장을 다시 선택한다면, 이슬라엘과 주변 아랍국들도 무력 증강에 나설 수 있습니다.

[마이클 싱/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국장/미 외교협회 토론회 : "만약에 (이란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 다음 정책은 뭘까요? 압박은 그저 압박일 뿐입니다.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언제든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재개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럼 점에서 불확실성이 있는 겁니다."]

제재와 압박만으로 이란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핫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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