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못 뛰어요?” 지도자 담합에 상처받은 아이스하키 꿈나무

입력 2019.07.03 (21:52) 수정 2019.07.0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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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도자들의 담합에 어린 선수들이 갑자기 대회 출전불가를 통보 받았습니다.

엘리트 선수도 아니고 그냥 취미로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부산의 초등학생들한테 벌어진 일입니다.

알고 보니 지도자들끼리 이적 선수의 출전을 막자고 담합했던 겁니다.

박주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나선 두 선수가 링크 장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영문도 모르고 출전불가 통보를 받았다가 대회 전날에서야 출전이 확정됐습니다.

[피해 선수 어머니/음성변조 : "(6월 초에) 대진표까지 나와서 준비 중인데 13일쯤 현 소속팀 감독이 전화 와서 감독들 단체 채팅방에서 우리 아이들 이적이 문제가 됐다고 우리 아이들이 출전하면 (다른 감독들이) 본인들 팀 출전 안 하겠다고 했다고."]

한 지도자가 과거 두 선수가 팀을 옮겼던 사실을 문제 삼았습니다.

5년 전쯤 해당 지역팀 지도자들끼리 선수 이적은 물론 해당 선수의 대회 출전을 2년 제한하기로 합의했던 겁니다.

약속 불이행 시 참가를 포기하겠다며 이른바 보이콧을 선언한 겁니다.

선수 저변이 얇아 팀 구성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 결정이라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었습니다.

이적동의서까지 제출해 절차상 문제가 없는데도 뛸 수 없게 된 겁니다.

[피해 선수/12살/음성변조 : "제가 왜 못 나가는지, 첫 번째는 화가 좀 났고요. 두 번째는 의문 들었어요."]

부산시 협회는 형식적인 중재로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부산시 아이스하키협회 임원/음성변조 : "이거는 그 두 팀의 문제인 거고요. 어쨌든 우리 협회는 정확하게 중간 입장에서…."]

결국, 잠깐이나마 빙판을 밟을 순 있었지만, 그저 아이스하키가 좋았던 아이들의 마음엔 씻기 힘든 상처가 남았습니다.

KBS 뉴스 박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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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못 뛰어요?” 지도자 담합에 상처받은 아이스하키 꿈나무
    • 입력 2019-07-03 22:08:18
    • 수정2019-07-03 22: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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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도자들의 담합에 어린 선수들이 갑자기 대회 출전불가를 통보 받았습니다.

엘리트 선수도 아니고 그냥 취미로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부산의 초등학생들한테 벌어진 일입니다.

알고 보니 지도자들끼리 이적 선수의 출전을 막자고 담합했던 겁니다.

박주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나선 두 선수가 링크 장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영문도 모르고 출전불가 통보를 받았다가 대회 전날에서야 출전이 확정됐습니다.

[피해 선수 어머니/음성변조 : "(6월 초에) 대진표까지 나와서 준비 중인데 13일쯤 현 소속팀 감독이 전화 와서 감독들 단체 채팅방에서 우리 아이들 이적이 문제가 됐다고 우리 아이들이 출전하면 (다른 감독들이) 본인들 팀 출전 안 하겠다고 했다고."]

한 지도자가 과거 두 선수가 팀을 옮겼던 사실을 문제 삼았습니다.

5년 전쯤 해당 지역팀 지도자들끼리 선수 이적은 물론 해당 선수의 대회 출전을 2년 제한하기로 합의했던 겁니다.

약속 불이행 시 참가를 포기하겠다며 이른바 보이콧을 선언한 겁니다.

선수 저변이 얇아 팀 구성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 결정이라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었습니다.

이적동의서까지 제출해 절차상 문제가 없는데도 뛸 수 없게 된 겁니다.

[피해 선수/12살/음성변조 : "제가 왜 못 나가는지, 첫 번째는 화가 좀 났고요. 두 번째는 의문 들었어요."]

부산시 협회는 형식적인 중재로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부산시 아이스하키협회 임원/음성변조 : "이거는 그 두 팀의 문제인 거고요. 어쨌든 우리 협회는 정확하게 중간 입장에서…."]

결국, 잠깐이나마 빙판을 밟을 순 있었지만, 그저 아이스하키가 좋았던 아이들의 마음엔 씻기 힘든 상처가 남았습니다.

KBS 뉴스 박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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