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작은 씨앗의 평화…北에서 뿌리내려야
입력 2020.09.05 (08:18)
수정 2020.09.0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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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고질적인 식량난과 에너지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무를 베어 연료 등으로 활용해 왔는데요,
이 때문에 산림 훼손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최근엔 북한도 산림 복구를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더디다고 하는데요,
북한 산림 복구를 위해 남한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채유나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호수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초록빛 나무가 빽빽한 이곳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충청북도 충주시입니다.
["여러분 풍경 보이시나요. 너무 이쁘죠. 한국판 뉴질랜드에 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이 너무 이쁜데, (제가 오늘) 놀러 온 거 아닙니다. 오늘 여기서 특별한 작업이 있다고 해서 한 번 와봤는데요. 어떤 작업일까요? 함께 가보시죠."]
울창한 숲길을 따라 들어가자 나무 위에 올라서 무언가를 채취하는 이들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종자 따고 있는 거고요 낙엽송. 종자 올해 생산한 걸 따고 있습니다. (그럼 이 나무가 낙엽송이에요?) 네네. 힘든데 같이 좀 도와주시겠어요? (어떻게 도와드려요?) 안전화하고 장갑 끼시고 같이 하시죠."]
안전을 위해 복장을 갖춘 뒤저도 일손 돕기에 나섰습니다.
["(높은 곳에 오니 공기가 다르네요.) 경치 많이 구경하고 내려오십시오."]
낙엽송의 종자를 얻기 위해서는 열매인 ‘구과’를 먼저 따야 합니다.
이 시기에만 채취할 수 있어서 무더위를 견뎌야 하는데요.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
["(조그만 거 이 애기 같은 거 따면 안 돼요?) 그건 발육하다 만 거기 때문에 큰 거 위주로 따시면 될 거 같아요. (크고 색깔이 진한 거!)"]
낙엽송은 열매가 풍요롭게 열리는 결실 주기가 5년에서 7년 정도입니다.
그만큼 종자 생산이 어려워 풍년일 때 최대한 많이 따줘야 하는데요.
["아 가지 꺾으시면 안 돼요. 내년에 종자 나오는 곳이기 때문에 꽃이 필거거든요. 가급적이면 가지 손상 안 되게 따주셔야 해요."]
이번엔 더 실한 열매 채취를 위해 높은 곳에 올랐습니다.
["보이세요? 과장님 저 미션 클리어했습니다. (잘 따셨네요.) 좋은 거 발육 잘 된 것만 딴 거예요. 지금? (예 잘 따셨습니다.)"]
["이 작업을 1년에 몇 번 하시는 거예요?"]
[한진규/종묘생산팀/팀장 : "총 62개 수종이기 때문에 각각의 수종들이 전부 종자를 따는 시기가 틀리거든요. (지금부터) 11월까지 계속해서 수종을 바꿔가면서 종자 따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일 년에 5천 헥타 이상 조림이 되고 있어서 오늘 따주신 종자가 묘목을 잘 키워서 산에 심어지게 될 겁니다."]
구과를 채취하고 나면 껍질을 벗기는 ‘탈종’ 작업을 통해 종자를 모읍니다.
편백나무, 헛개나무, 가래 등 어렵게 채취한 종자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요.
채종원에서 생산되는 종자들이 다양하게 있는데요. 30여 종 이상을 저희가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만한 포대에 담았잖아요 그게 씨로 나오면 얼마 정도돼요?) 100kg 따면 그중에 1, 2킬로만 종자로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너무 적은데). 그래서 종자 하나하나가 귀한 겁니다."]
품질검사를 통해 우량종자를 선별하는데요.
모두 정교한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종자를 따면 그 안에 순수 종자 외에 껍데기나 깨진 종자 이런 그 안에 순수 종자 외에 껍데기나 깨진 종자 이런 이물질들이 섞여 있을 수 있어요. 일정 기준 이상의 순량률이 되는지 합격 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거예요."]
한 알씩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걸러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인데요.
["먼지나 이런 것들도 분류해 내야 해요. 지나치게 원래 종자 크기보다 절반 이하로 지나치게 작은 것들은 탈락입니다. (탈락!) 아뇨, 종자는 들어오면 돼요."]
채취한 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탈락하고 남은 종자들이 마침내 발아실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페트리디쉬 안에 백 개의 씨앗을 올려놨어요. 그래서 3주에서 4주간 수분 조절하면서 발아되는 걸 검사하는 거죠."]
발아 시험을 마친 종자 유묘로 DNA 추출 과정을 거쳐, 양묘장에 공급할 수 있는 우수 종자로 걸러지게 됩니다.
[김영미/임업 연구사 : "대량으로 종자를 생산하는 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 유전적으로 우수한 종자를 생산하는데 최종적인 목적이 있거든요 우수한 종자를 많이 생산하고 그걸 전국산지에 식재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 산이 예쁜 나무들로 가득 차겠죠."]
이곳은 지금 영하 15도입니다.
손이 벌벌 떨릴 정도로 너무 추운데요.
사실 이곳은요.
아주 귀한 종자들이 많이 보관돼 있는 곳입니다.
종류도요 편백나무, 잣나무, 소나무 다양한데요.
이곳 말고 대북지원을 위한 저장실도 따로 있다고 합니다.
함께 가보시죠.
["여기가 남북산림협력용 종자를 저장하고 있는 곳입니다. (북한으로 가는 종자들이 있는 곳.) 잣나무가 추운 곳에서 잘 견디는 수종이기 때문에 북한 지역에 환경에도 적합하고 식용으로도 가능하고 목재 자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한 나무입니다. 북한 지역에 환경에 잘 맞는 황폐화된 지역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수종을 위주로 종자를 비축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북한 생태 환경과 주민 생활을 고려해 종자를 생산하고 보관하고 있는데요.
최근 북한 매체도 이 같은 나무 종류를 소개한 적 있습니다.
[한승건/대동군산림경영소 책임 기사 : "산림복구사업의 성과는 양묘장들에서 나무모생산을 어떻게 따라 세우는가 하는데 달려있습니다. /나무모생산면적의 90% 이상에서 산열매나무모를 생산할 목표를 세우고 다음 해 나무 심기에 지장이 없도록 묘목준비를 빈틈없이 해나가고 있습니다."]
[원석철/김일성 종합대학 강좌장 박사 부교수 :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이런 수종들로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적과성이 높은 이런 수종들로서 산림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은 최근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데요.
우리의 식목일에 해당하는 3월 2일 ‘식수절’에 주민들을 동원해 십여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도 했고,
현대화 시설을 갖춘 양묘장 수십 개를 보수하거나 새로 건설했다고 알리며, 양묘장의 성과도 꾸준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박주홍 / 지배인 대동군산림경영소 : "양묘장을 새로 꾸리면서 관수체계를 세우고 고리형 생산체계를 확립하는데 기본 힘을 넣었습니다. 이번에 야외 산 목장, 온실을 새로 건설하고 나무모생산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게 했습니다."]
남북의 생태계는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북한의 산림이 황폐해지면 곧 우리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 때문에 남북산림협력단과 민간단체들이 나서 북한 꾸준히 종자를 지원해왔습니다.
99년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산림에 보탠 종자의 양은 25톤에 이릅니다.
종자 또한 남북 교류의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는 겁니다.
["작은 종자가 큰 나무로 바뀌듯이 남북관계에 있어서 작은 종자의 시작이겠지만 물꼬를 트는데 아주 중요한 소중한 자원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희가 육성한 자원들을 북한으로 보냈잖아요. 거기서 자라난 나무들을 통일이 됐을 때 우리의 자원과 그들의 자원을 이용해서 다른 새로운 자원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들의 간절한 바람처럼… 저장고에 보관된 다양한 종자들이 조만간 북녘땅에 뿌리내릴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북한은 고질적인 식량난과 에너지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무를 베어 연료 등으로 활용해 왔는데요,
이 때문에 산림 훼손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최근엔 북한도 산림 복구를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더디다고 하는데요,
북한 산림 복구를 위해 남한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채유나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호수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초록빛 나무가 빽빽한 이곳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충청북도 충주시입니다.
["여러분 풍경 보이시나요. 너무 이쁘죠. 한국판 뉴질랜드에 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이 너무 이쁜데, (제가 오늘) 놀러 온 거 아닙니다. 오늘 여기서 특별한 작업이 있다고 해서 한 번 와봤는데요. 어떤 작업일까요? 함께 가보시죠."]
울창한 숲길을 따라 들어가자 나무 위에 올라서 무언가를 채취하는 이들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종자 따고 있는 거고요 낙엽송. 종자 올해 생산한 걸 따고 있습니다. (그럼 이 나무가 낙엽송이에요?) 네네. 힘든데 같이 좀 도와주시겠어요? (어떻게 도와드려요?) 안전화하고 장갑 끼시고 같이 하시죠."]
안전을 위해 복장을 갖춘 뒤저도 일손 돕기에 나섰습니다.
["(높은 곳에 오니 공기가 다르네요.) 경치 많이 구경하고 내려오십시오."]
낙엽송의 종자를 얻기 위해서는 열매인 ‘구과’를 먼저 따야 합니다.
이 시기에만 채취할 수 있어서 무더위를 견뎌야 하는데요.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
["(조그만 거 이 애기 같은 거 따면 안 돼요?) 그건 발육하다 만 거기 때문에 큰 거 위주로 따시면 될 거 같아요. (크고 색깔이 진한 거!)"]
낙엽송은 열매가 풍요롭게 열리는 결실 주기가 5년에서 7년 정도입니다.
그만큼 종자 생산이 어려워 풍년일 때 최대한 많이 따줘야 하는데요.
["아 가지 꺾으시면 안 돼요. 내년에 종자 나오는 곳이기 때문에 꽃이 필거거든요. 가급적이면 가지 손상 안 되게 따주셔야 해요."]
이번엔 더 실한 열매 채취를 위해 높은 곳에 올랐습니다.
["보이세요? 과장님 저 미션 클리어했습니다. (잘 따셨네요.) 좋은 거 발육 잘 된 것만 딴 거예요. 지금? (예 잘 따셨습니다.)"]
["이 작업을 1년에 몇 번 하시는 거예요?"]
[한진규/종묘생산팀/팀장 : "총 62개 수종이기 때문에 각각의 수종들이 전부 종자를 따는 시기가 틀리거든요. (지금부터) 11월까지 계속해서 수종을 바꿔가면서 종자 따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일 년에 5천 헥타 이상 조림이 되고 있어서 오늘 따주신 종자가 묘목을 잘 키워서 산에 심어지게 될 겁니다."]
구과를 채취하고 나면 껍질을 벗기는 ‘탈종’ 작업을 통해 종자를 모읍니다.
편백나무, 헛개나무, 가래 등 어렵게 채취한 종자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요.
채종원에서 생산되는 종자들이 다양하게 있는데요. 30여 종 이상을 저희가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만한 포대에 담았잖아요 그게 씨로 나오면 얼마 정도돼요?) 100kg 따면 그중에 1, 2킬로만 종자로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너무 적은데). 그래서 종자 하나하나가 귀한 겁니다."]
품질검사를 통해 우량종자를 선별하는데요.
모두 정교한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종자를 따면 그 안에 순수 종자 외에 껍데기나 깨진 종자 이런 그 안에 순수 종자 외에 껍데기나 깨진 종자 이런 이물질들이 섞여 있을 수 있어요. 일정 기준 이상의 순량률이 되는지 합격 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거예요."]
한 알씩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걸러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인데요.
["먼지나 이런 것들도 분류해 내야 해요. 지나치게 원래 종자 크기보다 절반 이하로 지나치게 작은 것들은 탈락입니다. (탈락!) 아뇨, 종자는 들어오면 돼요."]
채취한 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탈락하고 남은 종자들이 마침내 발아실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페트리디쉬 안에 백 개의 씨앗을 올려놨어요. 그래서 3주에서 4주간 수분 조절하면서 발아되는 걸 검사하는 거죠."]
발아 시험을 마친 종자 유묘로 DNA 추출 과정을 거쳐, 양묘장에 공급할 수 있는 우수 종자로 걸러지게 됩니다.
[김영미/임업 연구사 : "대량으로 종자를 생산하는 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 유전적으로 우수한 종자를 생산하는데 최종적인 목적이 있거든요 우수한 종자를 많이 생산하고 그걸 전국산지에 식재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 산이 예쁜 나무들로 가득 차겠죠."]
이곳은 지금 영하 15도입니다.
손이 벌벌 떨릴 정도로 너무 추운데요.
사실 이곳은요.
아주 귀한 종자들이 많이 보관돼 있는 곳입니다.
종류도요 편백나무, 잣나무, 소나무 다양한데요.
이곳 말고 대북지원을 위한 저장실도 따로 있다고 합니다.
함께 가보시죠.
["여기가 남북산림협력용 종자를 저장하고 있는 곳입니다. (북한으로 가는 종자들이 있는 곳.) 잣나무가 추운 곳에서 잘 견디는 수종이기 때문에 북한 지역에 환경에도 적합하고 식용으로도 가능하고 목재 자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한 나무입니다. 북한 지역에 환경에 잘 맞는 황폐화된 지역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수종을 위주로 종자를 비축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북한 생태 환경과 주민 생활을 고려해 종자를 생산하고 보관하고 있는데요.
최근 북한 매체도 이 같은 나무 종류를 소개한 적 있습니다.
[한승건/대동군산림경영소 책임 기사 : "산림복구사업의 성과는 양묘장들에서 나무모생산을 어떻게 따라 세우는가 하는데 달려있습니다. /나무모생산면적의 90% 이상에서 산열매나무모를 생산할 목표를 세우고 다음 해 나무 심기에 지장이 없도록 묘목준비를 빈틈없이 해나가고 있습니다."]
[원석철/김일성 종합대학 강좌장 박사 부교수 :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이런 수종들로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적과성이 높은 이런 수종들로서 산림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은 최근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데요.
우리의 식목일에 해당하는 3월 2일 ‘식수절’에 주민들을 동원해 십여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도 했고,
현대화 시설을 갖춘 양묘장 수십 개를 보수하거나 새로 건설했다고 알리며, 양묘장의 성과도 꾸준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박주홍 / 지배인 대동군산림경영소 : "양묘장을 새로 꾸리면서 관수체계를 세우고 고리형 생산체계를 확립하는데 기본 힘을 넣었습니다. 이번에 야외 산 목장, 온실을 새로 건설하고 나무모생산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게 했습니다."]
남북의 생태계는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북한의 산림이 황폐해지면 곧 우리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 때문에 남북산림협력단과 민간단체들이 나서 북한 꾸준히 종자를 지원해왔습니다.
99년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산림에 보탠 종자의 양은 25톤에 이릅니다.
종자 또한 남북 교류의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는 겁니다.
["작은 종자가 큰 나무로 바뀌듯이 남북관계에 있어서 작은 종자의 시작이겠지만 물꼬를 트는데 아주 중요한 소중한 자원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희가 육성한 자원들을 북한으로 보냈잖아요. 거기서 자라난 나무들을 통일이 됐을 때 우리의 자원과 그들의 자원을 이용해서 다른 새로운 자원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들의 간절한 바람처럼… 저장고에 보관된 다양한 종자들이 조만간 북녘땅에 뿌리내릴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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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9-05 08:27:16
- 수정2020-09-05 08:33:29
[앵커]
북한은 고질적인 식량난과 에너지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무를 베어 연료 등으로 활용해 왔는데요,
이 때문에 산림 훼손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최근엔 북한도 산림 복구를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더디다고 하는데요,
북한 산림 복구를 위해 남한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채유나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호수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초록빛 나무가 빽빽한 이곳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충청북도 충주시입니다.
["여러분 풍경 보이시나요. 너무 이쁘죠. 한국판 뉴질랜드에 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이 너무 이쁜데, (제가 오늘) 놀러 온 거 아닙니다. 오늘 여기서 특별한 작업이 있다고 해서 한 번 와봤는데요. 어떤 작업일까요? 함께 가보시죠."]
울창한 숲길을 따라 들어가자 나무 위에 올라서 무언가를 채취하는 이들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종자 따고 있는 거고요 낙엽송. 종자 올해 생산한 걸 따고 있습니다. (그럼 이 나무가 낙엽송이에요?) 네네. 힘든데 같이 좀 도와주시겠어요? (어떻게 도와드려요?) 안전화하고 장갑 끼시고 같이 하시죠."]
안전을 위해 복장을 갖춘 뒤저도 일손 돕기에 나섰습니다.
["(높은 곳에 오니 공기가 다르네요.) 경치 많이 구경하고 내려오십시오."]
낙엽송의 종자를 얻기 위해서는 열매인 ‘구과’를 먼저 따야 합니다.
이 시기에만 채취할 수 있어서 무더위를 견뎌야 하는데요.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
["(조그만 거 이 애기 같은 거 따면 안 돼요?) 그건 발육하다 만 거기 때문에 큰 거 위주로 따시면 될 거 같아요. (크고 색깔이 진한 거!)"]
낙엽송은 열매가 풍요롭게 열리는 결실 주기가 5년에서 7년 정도입니다.
그만큼 종자 생산이 어려워 풍년일 때 최대한 많이 따줘야 하는데요.
["아 가지 꺾으시면 안 돼요. 내년에 종자 나오는 곳이기 때문에 꽃이 필거거든요. 가급적이면 가지 손상 안 되게 따주셔야 해요."]
이번엔 더 실한 열매 채취를 위해 높은 곳에 올랐습니다.
["보이세요? 과장님 저 미션 클리어했습니다. (잘 따셨네요.) 좋은 거 발육 잘 된 것만 딴 거예요. 지금? (예 잘 따셨습니다.)"]
["이 작업을 1년에 몇 번 하시는 거예요?"]
[한진규/종묘생산팀/팀장 : "총 62개 수종이기 때문에 각각의 수종들이 전부 종자를 따는 시기가 틀리거든요. (지금부터) 11월까지 계속해서 수종을 바꿔가면서 종자 따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일 년에 5천 헥타 이상 조림이 되고 있어서 오늘 따주신 종자가 묘목을 잘 키워서 산에 심어지게 될 겁니다."]
구과를 채취하고 나면 껍질을 벗기는 ‘탈종’ 작업을 통해 종자를 모읍니다.
편백나무, 헛개나무, 가래 등 어렵게 채취한 종자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요.
채종원에서 생산되는 종자들이 다양하게 있는데요. 30여 종 이상을 저희가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만한 포대에 담았잖아요 그게 씨로 나오면 얼마 정도돼요?) 100kg 따면 그중에 1, 2킬로만 종자로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너무 적은데). 그래서 종자 하나하나가 귀한 겁니다."]
품질검사를 통해 우량종자를 선별하는데요.
모두 정교한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종자를 따면 그 안에 순수 종자 외에 껍데기나 깨진 종자 이런 그 안에 순수 종자 외에 껍데기나 깨진 종자 이런 이물질들이 섞여 있을 수 있어요. 일정 기준 이상의 순량률이 되는지 합격 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거예요."]
한 알씩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걸러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인데요.
["먼지나 이런 것들도 분류해 내야 해요. 지나치게 원래 종자 크기보다 절반 이하로 지나치게 작은 것들은 탈락입니다. (탈락!) 아뇨, 종자는 들어오면 돼요."]
채취한 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탈락하고 남은 종자들이 마침내 발아실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페트리디쉬 안에 백 개의 씨앗을 올려놨어요. 그래서 3주에서 4주간 수분 조절하면서 발아되는 걸 검사하는 거죠."]
발아 시험을 마친 종자 유묘로 DNA 추출 과정을 거쳐, 양묘장에 공급할 수 있는 우수 종자로 걸러지게 됩니다.
[김영미/임업 연구사 : "대량으로 종자를 생산하는 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 유전적으로 우수한 종자를 생산하는데 최종적인 목적이 있거든요 우수한 종자를 많이 생산하고 그걸 전국산지에 식재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 산이 예쁜 나무들로 가득 차겠죠."]
이곳은 지금 영하 15도입니다.
손이 벌벌 떨릴 정도로 너무 추운데요.
사실 이곳은요.
아주 귀한 종자들이 많이 보관돼 있는 곳입니다.
종류도요 편백나무, 잣나무, 소나무 다양한데요.
이곳 말고 대북지원을 위한 저장실도 따로 있다고 합니다.
함께 가보시죠.
["여기가 남북산림협력용 종자를 저장하고 있는 곳입니다. (북한으로 가는 종자들이 있는 곳.) 잣나무가 추운 곳에서 잘 견디는 수종이기 때문에 북한 지역에 환경에도 적합하고 식용으로도 가능하고 목재 자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한 나무입니다. 북한 지역에 환경에 잘 맞는 황폐화된 지역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수종을 위주로 종자를 비축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북한 생태 환경과 주민 생활을 고려해 종자를 생산하고 보관하고 있는데요.
최근 북한 매체도 이 같은 나무 종류를 소개한 적 있습니다.
[한승건/대동군산림경영소 책임 기사 : "산림복구사업의 성과는 양묘장들에서 나무모생산을 어떻게 따라 세우는가 하는데 달려있습니다. /나무모생산면적의 90% 이상에서 산열매나무모를 생산할 목표를 세우고 다음 해 나무 심기에 지장이 없도록 묘목준비를 빈틈없이 해나가고 있습니다."]
[원석철/김일성 종합대학 강좌장 박사 부교수 :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이런 수종들로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적과성이 높은 이런 수종들로서 산림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은 최근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데요.
우리의 식목일에 해당하는 3월 2일 ‘식수절’에 주민들을 동원해 십여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도 했고,
현대화 시설을 갖춘 양묘장 수십 개를 보수하거나 새로 건설했다고 알리며, 양묘장의 성과도 꾸준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박주홍 / 지배인 대동군산림경영소 : "양묘장을 새로 꾸리면서 관수체계를 세우고 고리형 생산체계를 확립하는데 기본 힘을 넣었습니다. 이번에 야외 산 목장, 온실을 새로 건설하고 나무모생산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게 했습니다."]
남북의 생태계는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북한의 산림이 황폐해지면 곧 우리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 때문에 남북산림협력단과 민간단체들이 나서 북한 꾸준히 종자를 지원해왔습니다.
99년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산림에 보탠 종자의 양은 25톤에 이릅니다.
종자 또한 남북 교류의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는 겁니다.
["작은 종자가 큰 나무로 바뀌듯이 남북관계에 있어서 작은 종자의 시작이겠지만 물꼬를 트는데 아주 중요한 소중한 자원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희가 육성한 자원들을 북한으로 보냈잖아요. 거기서 자라난 나무들을 통일이 됐을 때 우리의 자원과 그들의 자원을 이용해서 다른 새로운 자원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들의 간절한 바람처럼… 저장고에 보관된 다양한 종자들이 조만간 북녘땅에 뿌리내릴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북한은 고질적인 식량난과 에너지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무를 베어 연료 등으로 활용해 왔는데요,
이 때문에 산림 훼손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최근엔 북한도 산림 복구를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더디다고 하는데요,
북한 산림 복구를 위해 남한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채유나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호수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초록빛 나무가 빽빽한 이곳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충청북도 충주시입니다.
["여러분 풍경 보이시나요. 너무 이쁘죠. 한국판 뉴질랜드에 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이 너무 이쁜데, (제가 오늘) 놀러 온 거 아닙니다. 오늘 여기서 특별한 작업이 있다고 해서 한 번 와봤는데요. 어떤 작업일까요? 함께 가보시죠."]
울창한 숲길을 따라 들어가자 나무 위에 올라서 무언가를 채취하는 이들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종자 따고 있는 거고요 낙엽송. 종자 올해 생산한 걸 따고 있습니다. (그럼 이 나무가 낙엽송이에요?) 네네. 힘든데 같이 좀 도와주시겠어요? (어떻게 도와드려요?) 안전화하고 장갑 끼시고 같이 하시죠."]
안전을 위해 복장을 갖춘 뒤저도 일손 돕기에 나섰습니다.
["(높은 곳에 오니 공기가 다르네요.) 경치 많이 구경하고 내려오십시오."]
낙엽송의 종자를 얻기 위해서는 열매인 ‘구과’를 먼저 따야 합니다.
이 시기에만 채취할 수 있어서 무더위를 견뎌야 하는데요.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
["(조그만 거 이 애기 같은 거 따면 안 돼요?) 그건 발육하다 만 거기 때문에 큰 거 위주로 따시면 될 거 같아요. (크고 색깔이 진한 거!)"]
낙엽송은 열매가 풍요롭게 열리는 결실 주기가 5년에서 7년 정도입니다.
그만큼 종자 생산이 어려워 풍년일 때 최대한 많이 따줘야 하는데요.
["아 가지 꺾으시면 안 돼요. 내년에 종자 나오는 곳이기 때문에 꽃이 필거거든요. 가급적이면 가지 손상 안 되게 따주셔야 해요."]
이번엔 더 실한 열매 채취를 위해 높은 곳에 올랐습니다.
["보이세요? 과장님 저 미션 클리어했습니다. (잘 따셨네요.) 좋은 거 발육 잘 된 것만 딴 거예요. 지금? (예 잘 따셨습니다.)"]
["이 작업을 1년에 몇 번 하시는 거예요?"]
[한진규/종묘생산팀/팀장 : "총 62개 수종이기 때문에 각각의 수종들이 전부 종자를 따는 시기가 틀리거든요. (지금부터) 11월까지 계속해서 수종을 바꿔가면서 종자 따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일 년에 5천 헥타 이상 조림이 되고 있어서 오늘 따주신 종자가 묘목을 잘 키워서 산에 심어지게 될 겁니다."]
구과를 채취하고 나면 껍질을 벗기는 ‘탈종’ 작업을 통해 종자를 모읍니다.
편백나무, 헛개나무, 가래 등 어렵게 채취한 종자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요.
채종원에서 생산되는 종자들이 다양하게 있는데요. 30여 종 이상을 저희가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만한 포대에 담았잖아요 그게 씨로 나오면 얼마 정도돼요?) 100kg 따면 그중에 1, 2킬로만 종자로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너무 적은데). 그래서 종자 하나하나가 귀한 겁니다."]
품질검사를 통해 우량종자를 선별하는데요.
모두 정교한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종자를 따면 그 안에 순수 종자 외에 껍데기나 깨진 종자 이런 그 안에 순수 종자 외에 껍데기나 깨진 종자 이런 이물질들이 섞여 있을 수 있어요. 일정 기준 이상의 순량률이 되는지 합격 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거예요."]
한 알씩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걸러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인데요.
["먼지나 이런 것들도 분류해 내야 해요. 지나치게 원래 종자 크기보다 절반 이하로 지나치게 작은 것들은 탈락입니다. (탈락!) 아뇨, 종자는 들어오면 돼요."]
채취한 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탈락하고 남은 종자들이 마침내 발아실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페트리디쉬 안에 백 개의 씨앗을 올려놨어요. 그래서 3주에서 4주간 수분 조절하면서 발아되는 걸 검사하는 거죠."]
발아 시험을 마친 종자 유묘로 DNA 추출 과정을 거쳐, 양묘장에 공급할 수 있는 우수 종자로 걸러지게 됩니다.
[김영미/임업 연구사 : "대량으로 종자를 생산하는 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 유전적으로 우수한 종자를 생산하는데 최종적인 목적이 있거든요 우수한 종자를 많이 생산하고 그걸 전국산지에 식재를 하게 되면 우리나라 산이 예쁜 나무들로 가득 차겠죠."]
이곳은 지금 영하 15도입니다.
손이 벌벌 떨릴 정도로 너무 추운데요.
사실 이곳은요.
아주 귀한 종자들이 많이 보관돼 있는 곳입니다.
종류도요 편백나무, 잣나무, 소나무 다양한데요.
이곳 말고 대북지원을 위한 저장실도 따로 있다고 합니다.
함께 가보시죠.
["여기가 남북산림협력용 종자를 저장하고 있는 곳입니다. (북한으로 가는 종자들이 있는 곳.) 잣나무가 추운 곳에서 잘 견디는 수종이기 때문에 북한 지역에 환경에도 적합하고 식용으로도 가능하고 목재 자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한 나무입니다. 북한 지역에 환경에 잘 맞는 황폐화된 지역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수종을 위주로 종자를 비축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북한 생태 환경과 주민 생활을 고려해 종자를 생산하고 보관하고 있는데요.
최근 북한 매체도 이 같은 나무 종류를 소개한 적 있습니다.
[한승건/대동군산림경영소 책임 기사 : "산림복구사업의 성과는 양묘장들에서 나무모생산을 어떻게 따라 세우는가 하는데 달려있습니다. /나무모생산면적의 90% 이상에서 산열매나무모를 생산할 목표를 세우고 다음 해 나무 심기에 지장이 없도록 묘목준비를 빈틈없이 해나가고 있습니다."]
[원석철/김일성 종합대학 강좌장 박사 부교수 :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이런 수종들로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적과성이 높은 이런 수종들로서 산림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은 최근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데요.
우리의 식목일에 해당하는 3월 2일 ‘식수절’에 주민들을 동원해 십여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도 했고,
현대화 시설을 갖춘 양묘장 수십 개를 보수하거나 새로 건설했다고 알리며, 양묘장의 성과도 꾸준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박주홍 / 지배인 대동군산림경영소 : "양묘장을 새로 꾸리면서 관수체계를 세우고 고리형 생산체계를 확립하는데 기본 힘을 넣었습니다. 이번에 야외 산 목장, 온실을 새로 건설하고 나무모생산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게 했습니다."]
남북의 생태계는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북한의 산림이 황폐해지면 곧 우리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 때문에 남북산림협력단과 민간단체들이 나서 북한 꾸준히 종자를 지원해왔습니다.
99년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산림에 보탠 종자의 양은 25톤에 이릅니다.
종자 또한 남북 교류의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는 겁니다.
["작은 종자가 큰 나무로 바뀌듯이 남북관계에 있어서 작은 종자의 시작이겠지만 물꼬를 트는데 아주 중요한 소중한 자원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희가 육성한 자원들을 북한으로 보냈잖아요. 거기서 자라난 나무들을 통일이 됐을 때 우리의 자원과 그들의 자원을 이용해서 다른 새로운 자원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들의 간절한 바람처럼… 저장고에 보관된 다양한 종자들이 조만간 북녘땅에 뿌리내릴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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