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위험 몰랐나?…‘소극 행정’ 피해 키워

입력 2021.03.05 (19:27) 수정 2021.03.0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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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여름 폭우로 물에 잠겨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 140여 명이 보트를 타고 겨우 구조됐었는데요.

당시 기상청이 전날 시간당 80mm 이상의 폭우를 예보했는데도 관할 자치단체가 사전에 배수로 점검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연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전 코스모스 아파트 침수 당시 많은 물이 넘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로 옆 산책로 복개천.

복개천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뒷산을 관통하는 인공 수로와 연결됩니다.

인공 수로를 통해 주변 지역 50만㎡에 내린 빗물이 배수로인 복개천을 따라 갑천으로 빠져나가게 돼 있습니다.

인공수로는 콘크리트로 만든 U자 형태의 구조물로 별도의 덮개가 없고, 폭도 2m 남짓으로 꽤 넓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농민들이 쳐놓은 울타리나 비닐, 천 같은 것들이 널려 있습니다.

폭우로 유실될 경우, 배수로를 막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지난해 침수 피해 당시 이 배수로에서 폐기물 만 2천 톤이 수거됐습니다.

[정진호/코스모스 아파트 주민대표 : “나뭇가지라든지, 토사가 밑으로 쓸려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을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겁니다. 행정이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보니까….”]

침수 전날, 기상청은 다음날 새벽 대전에 시간당 최고 80mm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지만, 관할 지자체인 대전 서구는 사전 점검을 소홀히 했습니다.

코스모스 아파트의 경우 이전에도 종종 부분 침수가 있었지만, 집중 호우가 쏟아졌던 당일 새벽, 순찰 지역에서조차 제외됐습니다.

[대전 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그날 시간당 94mm가 왔거든요? 그 정도가 오면 일반적인 산 흙이 유실 되는 건 당연하고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다른 데는 순찰하고 했는데….”]

침수가 예견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결국 안일한 행정이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쵤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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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수 위험 몰랐나?…‘소극 행정’ 피해 키워
    • 입력 2021-03-05 19:27:03
    • 수정2021-03-05 19: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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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여름 폭우로 물에 잠겨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 140여 명이 보트를 타고 겨우 구조됐었는데요.

당시 기상청이 전날 시간당 80mm 이상의 폭우를 예보했는데도 관할 자치단체가 사전에 배수로 점검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연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전 코스모스 아파트 침수 당시 많은 물이 넘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로 옆 산책로 복개천.

복개천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뒷산을 관통하는 인공 수로와 연결됩니다.

인공 수로를 통해 주변 지역 50만㎡에 내린 빗물이 배수로인 복개천을 따라 갑천으로 빠져나가게 돼 있습니다.

인공수로는 콘크리트로 만든 U자 형태의 구조물로 별도의 덮개가 없고, 폭도 2m 남짓으로 꽤 넓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농민들이 쳐놓은 울타리나 비닐, 천 같은 것들이 널려 있습니다.

폭우로 유실될 경우, 배수로를 막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지난해 침수 피해 당시 이 배수로에서 폐기물 만 2천 톤이 수거됐습니다.

[정진호/코스모스 아파트 주민대표 : “나뭇가지라든지, 토사가 밑으로 쓸려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을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겁니다. 행정이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보니까….”]

침수 전날, 기상청은 다음날 새벽 대전에 시간당 최고 80mm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지만, 관할 지자체인 대전 서구는 사전 점검을 소홀히 했습니다.

코스모스 아파트의 경우 이전에도 종종 부분 침수가 있었지만, 집중 호우가 쏟아졌던 당일 새벽, 순찰 지역에서조차 제외됐습니다.

[대전 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그날 시간당 94mm가 왔거든요? 그 정도가 오면 일반적인 산 흙이 유실 되는 건 당연하고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다른 데는 순찰하고 했는데….”]

침수가 예견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결국 안일한 행정이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쵤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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