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멈춘 후쿠시마…공허한 부흥 올림픽
입력 2021.03.11 (21:36)
수정 2021.03.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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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1일)로부터 10년 전 일본 동북부를 초토화시킨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만 8천 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고, 원전 폭발 사고까지 겹치면서 지금까지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10년이 지난 후쿠시마,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박원기 특파원이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강진.
수십 분 뒤 거대한 지진해일이 몰려옵니다.
재앙은 최악의 원전 폭발사고로도 이어졌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7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입니다.
마을 한 편에 철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귀환 곤란 구역'이 보입니다.
방사능 오염 지역이라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곳입니다.
기차가 지나가는 역.
바로 앞 30미터만 벗어나도 출입이 금지된 귀환 곤란 구역이 나옵니다.
방치된 주택과 부식된 차량.
시간은 10년 전 그때에 멎어 있는 듯합니다.
대지진이 있기 전 만 6천 명이 살았던 마을엔 이제 주민이 천6백 명 남짓 남았습니다.
[주민 : "마을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집을 해체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래서 슬픈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살 집을 잃은 재해민에게 공급된 이른바 '부흥 주택' 단지로 가봤습니다.
입주자들은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고령자들입니다.
[부흥주택 거주 주민 : "(젊은이나 아이는 없습니까?) 젊은 사람은 없어요. 나머지는 다 노인들 밖에. 10년 정도 지나면 다들 사라지겠죠."]
원전 폭발 당시 사고대책본부가 있었던 자리엔 체육시설인 'J 빌리지'가 조성됐습니다.
2주 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지이자,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후쿠시마 부흥의 상징 같은 곳입니다.
그러나 현실과 괴리가 큽니다.
J 빌리지를 조금 벗어나자 넓은 땅을 검은 흙포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흙인데, 딱히 처리할 곳이 없어 계속 쌓아만 두고 있습니다.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금도 우환, 그 자체입니다.
폐로 작업에 최소 30년은 더 걸리는 데다 한 달 전과 같은 강진이라도 발생하면 어쩌나, 방사능 누출 가능성에 늘 가슴 졸여야 합니다.
특히 원전 오염수 방류 방침으로 어민들은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어민 : "후쿠시마와 떨어져 있긴 하지만 우리가 잡은 생선도 괜찮은지 정말 걱정됩니다."]
피폭에 대한 불안 등으로 주민들은 정부의 '부흥'정책을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마을 주민 : "부흥이란 말은 굳이 안 써도 될 거 같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은 부흥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달 초 지진 피해 지역 주민 여론조사에서 올림픽 개최가 지역 부흥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61%가 넘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서삼현
오늘(11일)로부터 10년 전 일본 동북부를 초토화시킨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만 8천 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고, 원전 폭발 사고까지 겹치면서 지금까지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10년이 지난 후쿠시마,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박원기 특파원이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강진.
수십 분 뒤 거대한 지진해일이 몰려옵니다.
재앙은 최악의 원전 폭발사고로도 이어졌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7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입니다.
마을 한 편에 철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귀환 곤란 구역'이 보입니다.
방사능 오염 지역이라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곳입니다.
기차가 지나가는 역.
바로 앞 30미터만 벗어나도 출입이 금지된 귀환 곤란 구역이 나옵니다.
방치된 주택과 부식된 차량.
시간은 10년 전 그때에 멎어 있는 듯합니다.
대지진이 있기 전 만 6천 명이 살았던 마을엔 이제 주민이 천6백 명 남짓 남았습니다.
[주민 : "마을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집을 해체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래서 슬픈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살 집을 잃은 재해민에게 공급된 이른바 '부흥 주택' 단지로 가봤습니다.
입주자들은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고령자들입니다.
[부흥주택 거주 주민 : "(젊은이나 아이는 없습니까?) 젊은 사람은 없어요. 나머지는 다 노인들 밖에. 10년 정도 지나면 다들 사라지겠죠."]
원전 폭발 당시 사고대책본부가 있었던 자리엔 체육시설인 'J 빌리지'가 조성됐습니다.
2주 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지이자,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후쿠시마 부흥의 상징 같은 곳입니다.
그러나 현실과 괴리가 큽니다.
J 빌리지를 조금 벗어나자 넓은 땅을 검은 흙포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흙인데, 딱히 처리할 곳이 없어 계속 쌓아만 두고 있습니다.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금도 우환, 그 자체입니다.
폐로 작업에 최소 30년은 더 걸리는 데다 한 달 전과 같은 강진이라도 발생하면 어쩌나, 방사능 누출 가능성에 늘 가슴 졸여야 합니다.
특히 원전 오염수 방류 방침으로 어민들은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어민 : "후쿠시마와 떨어져 있긴 하지만 우리가 잡은 생선도 괜찮은지 정말 걱정됩니다."]
피폭에 대한 불안 등으로 주민들은 정부의 '부흥'정책을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마을 주민 : "부흥이란 말은 굳이 안 써도 될 거 같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은 부흥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달 초 지진 피해 지역 주민 여론조사에서 올림픽 개최가 지역 부흥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61%가 넘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서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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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일)로부터 10년 전 일본 동북부를 초토화시킨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만 8천 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고, 원전 폭발 사고까지 겹치면서 지금까지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10년이 지난 후쿠시마,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박원기 특파원이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강진.
수십 분 뒤 거대한 지진해일이 몰려옵니다.
재앙은 최악의 원전 폭발사고로도 이어졌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7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입니다.
마을 한 편에 철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귀환 곤란 구역'이 보입니다.
방사능 오염 지역이라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곳입니다.
기차가 지나가는 역.
바로 앞 30미터만 벗어나도 출입이 금지된 귀환 곤란 구역이 나옵니다.
방치된 주택과 부식된 차량.
시간은 10년 전 그때에 멎어 있는 듯합니다.
대지진이 있기 전 만 6천 명이 살았던 마을엔 이제 주민이 천6백 명 남짓 남았습니다.
[주민 : "마을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집을 해체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래서 슬픈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살 집을 잃은 재해민에게 공급된 이른바 '부흥 주택' 단지로 가봤습니다.
입주자들은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고령자들입니다.
[부흥주택 거주 주민 : "(젊은이나 아이는 없습니까?) 젊은 사람은 없어요. 나머지는 다 노인들 밖에. 10년 정도 지나면 다들 사라지겠죠."]
원전 폭발 당시 사고대책본부가 있었던 자리엔 체육시설인 'J 빌리지'가 조성됐습니다.
2주 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지이자,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후쿠시마 부흥의 상징 같은 곳입니다.
그러나 현실과 괴리가 큽니다.
J 빌리지를 조금 벗어나자 넓은 땅을 검은 흙포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흙인데, 딱히 처리할 곳이 없어 계속 쌓아만 두고 있습니다.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금도 우환, 그 자체입니다.
폐로 작업에 최소 30년은 더 걸리는 데다 한 달 전과 같은 강진이라도 발생하면 어쩌나, 방사능 누출 가능성에 늘 가슴 졸여야 합니다.
특히 원전 오염수 방류 방침으로 어민들은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어민 : "후쿠시마와 떨어져 있긴 하지만 우리가 잡은 생선도 괜찮은지 정말 걱정됩니다."]
피폭에 대한 불안 등으로 주민들은 정부의 '부흥'정책을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마을 주민 : "부흥이란 말은 굳이 안 써도 될 거 같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은 부흥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달 초 지진 피해 지역 주민 여론조사에서 올림픽 개최가 지역 부흥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61%가 넘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서삼현
오늘(11일)로부터 10년 전 일본 동북부를 초토화시킨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만 8천 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고, 원전 폭발 사고까지 겹치면서 지금까지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10년이 지난 후쿠시마,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박원기 특파원이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강진.
수십 분 뒤 거대한 지진해일이 몰려옵니다.
재앙은 최악의 원전 폭발사고로도 이어졌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7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입니다.
마을 한 편에 철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귀환 곤란 구역'이 보입니다.
방사능 오염 지역이라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곳입니다.
기차가 지나가는 역.
바로 앞 30미터만 벗어나도 출입이 금지된 귀환 곤란 구역이 나옵니다.
방치된 주택과 부식된 차량.
시간은 10년 전 그때에 멎어 있는 듯합니다.
대지진이 있기 전 만 6천 명이 살았던 마을엔 이제 주민이 천6백 명 남짓 남았습니다.
[주민 : "마을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집을 해체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래서 슬픈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살 집을 잃은 재해민에게 공급된 이른바 '부흥 주택' 단지로 가봤습니다.
입주자들은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고령자들입니다.
[부흥주택 거주 주민 : "(젊은이나 아이는 없습니까?) 젊은 사람은 없어요. 나머지는 다 노인들 밖에. 10년 정도 지나면 다들 사라지겠죠."]
원전 폭발 당시 사고대책본부가 있었던 자리엔 체육시설인 'J 빌리지'가 조성됐습니다.
2주 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지이자,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후쿠시마 부흥의 상징 같은 곳입니다.
그러나 현실과 괴리가 큽니다.
J 빌리지를 조금 벗어나자 넓은 땅을 검은 흙포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흙인데, 딱히 처리할 곳이 없어 계속 쌓아만 두고 있습니다.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금도 우환, 그 자체입니다.
폐로 작업에 최소 30년은 더 걸리는 데다 한 달 전과 같은 강진이라도 발생하면 어쩌나, 방사능 누출 가능성에 늘 가슴 졸여야 합니다.
특히 원전 오염수 방류 방침으로 어민들은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어민 : "후쿠시마와 떨어져 있긴 하지만 우리가 잡은 생선도 괜찮은지 정말 걱정됩니다."]
피폭에 대한 불안 등으로 주민들은 정부의 '부흥'정책을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마을 주민 : "부흥이란 말은 굳이 안 써도 될 거 같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은 부흥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달 초 지진 피해 지역 주민 여론조사에서 올림픽 개최가 지역 부흥에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61%가 넘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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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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